1. 영아 독서를 위한 북스타트
북스타트는 웬디 쿨링 여사에 의해 1992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2002년 12월 순수 민간 기구인 북스타트한국위원회(후에 ‘북스타트코리아’가 됨)가 설립되어 2003년 4월 시범사업을 서울 중랑구에서 시작하며 첫발을 떼었다. 초창기 한국의 북스타트는 인천 연수구 보건소, 서울 중구 보건소 등 영국의 북스타트 운영 방법처럼 보건소를 중심으로 펼쳐졌으나 각 지역의 기적의도서관이 참여함으로써 점차 도서관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북스타트코리아에서 제시하는 북스타트의 의미는 크게 여섯 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데, 사회적 육아지원 운동, 아기와 부모의 친교를 위한 소통 수단, 아기들이 책과 친해지게 하는 통로, 아기 양육의 좋은 방법, 지역사회 문화 복지 향상, 평생교육의 출발점이 그것이다. 이러한 북스타트의 의미는 당시의 북스타트 전개양상인 보건소에서 책 꾸러미를 나눠주는 단순한 활동만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었다. 당시 우리 사회 전반의 독서의 성향과 도서관 이용 상황은 영국이나 일본의 그것과 많은 차이가 있었고 특히 글씨도 모르는 영아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에 북스타트가 도입되면서 우리의 독서 성향과 도서관 이용 상황에 맞는 북스타트의 운영을 모색하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모색한 북스타트 운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모 교육이 중심이 된 북스타트 후속프로그램이고 아기의 눈높이에 맞는 책놀이였다. 지금은 조금 상황이 나아졌지만 2005년 당시만 해도 영아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생소한 문화였고, 영아 교육 분야도 연구가 미미한 상태였기 때문에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부모와 아기에게 가장 효과적인 것을 모색해야 했고 보편적인 문화로 정착시켜야 했다. 도서관이기 때문에 좋은 영아용 도서를 구비하여 놓는 것과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은 일단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영아의 책 읽어주기가 조기교육이나 영재교육의 일환인 것으로 여기며 접근하는 부모의 영아 독서에 대한 안목 부족은 북스타트를 운영하는 도서관이 꼭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이었다. 그러한 면에서 도서관이 모색한 부모교육 후속 프로그램과 책놀이는 초기 북스타트 도입기에 영아 독서의 바람직한 방향을 잡는 데는 나름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2. 도서관 북스타트 운영 양상*
* “2012년 북스타트 자료집<제6집>”과 “북스타트 효과성 연구(2013)”를 기초 자료로 하여 살펴보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 북스타트 운영의 가장 큰 특징은 북스타트 운영의 중심에 자원활동가의 적극적인 활동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아기를 양육하는 부모가 능동적으로 운영하는 북스타트 공동육아동아리 활동이다. 이러한 운영 방법은 북스타트가 단순히 도서관 운영자의 일방적인 서비스를 뛰어 넘어 지역사회와 양육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도서관 서비스를 풍성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나아가 도서관 서비스의 방향성과 북스타트의 진정한 의미를 깊이 느끼게 하는 전기轉機가 되었다. 또한 북스타트 효과를 아기뿐만 아니라 아기를 둘러싼 지역사회와 부모의 의식 변화를 꾀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계기도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북스타트를 도서관 정책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서비스를 창출하려는 의지가 있는 도서관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모습이라 안타깝다. 북스타트를 운영하는 도서관이 전반적으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운영하면 바람직하겠지만 대체로 도서관 운영 전반에 영유아 서비스의 하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북스타트 운영의 큰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에 운영되는 북스타트를 어린이도서관과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 웬디 쿨링은 북스타트를 통해 향상되는 아기 성장의 중요한 측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① 관계 ② 의사소통과 언어 ③ 정서발달 ④ 집중력 ⑤ 읽기와 학교 준비 ⑥ 자신감 ⑦ 진정한 독자 되기 ⑧ 어른들의 변화
가. 어린이도서관 운영 양상
어린이도서관의 북스타트 운영은 기적의도서관과 일반 어린이도서관이 약간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가-1. 기적의도서관 북스타트 운영 양상
기적의도서관은 명확한 설립 정신*에 입각해 지어지고 운영되는 도서관으로서 서비스 대상이 영아부터 안배되어 있고 다양한 독서?문화 활동이 보장되어 있으며 지역사회 구성원의 참여가 권장되는 특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 영아 서비스에 책 읽어주기, 부모교육이 보편화되어 있었고 자원활동가를 운영하여 영유아 및 초등에 해당하는 이용자에게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하였으며 이용자 교육인 도서관학교를 통해 도서관과 독서 그리고 어린이 삶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또한 영아를 안배한 책이 있는 영아의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 영아의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도서관을 마음껏 이용하는 문화도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스타트의 운영 방향은 자연스럽게 영아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개발과 그 중심에 자원활동가들의 역할이 위치하는 것으로 정해질 수 있었고 점차 영아의 행복한 책 읽기에는 부모의 안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인식할 수 있게 되어 북스타트에 부모교육이 필수적인 것으로 그 틀을 정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적의도서관의 환경과 북스타트에 대한 이해는 부모 교육 중심의 후속프로그램의 중요성과 아기와 책을 읽으며 그 흥미를 북돋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확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www.bookreader.or.kr/working1.html
그러나 북스타트의 의미가 중심이 된 엄격한 잣대로 기적의도서관 북스타트 운영 전반을 보면 아기의 눈높이에 맞는 그리고 아기가 중심이 된 활동인가에는 아직도 아기보다는 부모의 만족에 초점이 맞춰진 운영의 모습이 보이며 영아 독서에 대한 부모의 안목을 높이는 교육 또한 강사의 질과 내용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북스타트의 장점은 시행하는 모든 도서관이 운영 전반에 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강좌 하나, 프로그램 하나를 개설하더라도 북스타트에 참여하는 아기들이 행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올바른 교육에 대해 부모가 안목을 키울 수 있는지 심사숙고해야 하며 다른 도서관과도 같이 고민하고 서로 도와주는 풍토 또한 북스타트에서 꼭 이루어내야 하는 과제이다. 이러한 모습이 진정한 북스타트의 바람직한 모습일진대 기적의도서관 북스타트에서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것이 타 도서관과의 경쟁의식이다. 북스타트는 경쟁보다는 협력이 우선이고 공유와 공생이 그 중심 생각이다. 북스타트를 운영하는 사람이 이러한 생각을 갖는다면 아기의 부모도 결코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아기들 또한 경쟁의 악다구니 속에서 불행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가-2. 어린이도서관 북스타트 운영 양상
일반적으로 공공어린이도서관이라 불리는 자치단체 소속의 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서비스를 좀 더 풍부하게 하여 지역의 어린이가 더 좋은 환경에서 독서를 생활화하도록 안배한 취지가 있어 어린이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인다. 또한 영아에 대한 안배도 어느 정도는 되어 있어 가족독서실 개념의 영아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점은 기적의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영아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긍정적인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영아와 부모들이 나름 만족스럽게 도서관을 이용하도록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운영 전반에 도서관 운영자의 어린이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는 그리 투철한 편은 아니며 특히 도서관 운영에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을 활짝 열지 못해 지역공동체 구축에는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자원활동가 운영에 소극적이며 특히 자원활동가가 중심이 된 북스타트 운영에 있어서는 많이 버거워한다. 북스타트 운영이 영아뿐만 아니라 부모들과 지역이 같이 성장해야 하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아직도 공공 어린이도서관이 채워야 할 부분이 많고 이를 위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지역 참여 유도가 요구된다. 또한 북스타트가 북스타트를 이해하는 자원활동가와 영아 부모들이 서로 소통하며 영아의 창조적인 성장환경을 함께 만들 수 있어야 더 풍성한 운영을 기대할 수 있는데 대부분 영아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그런지 북스타트의 이해가 인증되지 않은 강사를 활용하여 상업적인 성향의 영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영아의 성과 위주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영아의 눈높이에 맞춰진 내용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조기교육의 모습으로 운영되며 부모의 만족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북스타트 운영의 이러한 모습은 책을 통한 아기와 부모의 행복한 소통이라는 북스타트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만 아니라 북스타트를 조기교육과 영재교육의 한 방법으로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한 운영이라 할 수 있다. 북스타트는 부모가 주도적으로 아기와 행복한 소통을 하며 아기를 건강하고 슬기롭고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노력해야 그 의미가 산다. 즉 부모가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건강한 육아와 바람직한 교육에 눈을 떠야하는 당위성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부모의 발전보다는 강사의 진행에 부모가 아기를 맡기며 피동적으로 따라하는 문화센터 영아 프로그램 형식으로 북스타트 운영 전반을 채운다는 것은 북스타트가 지향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하며 하루 빨리 부모와 아기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운영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부모 교육을 통해 부모 스스로 아기 양육의 올바른 방향을 깨닫게 해야 하고 부모도 책을 읽으며 의식이 성장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해야 북스타트 운영의 의미가 살아나 도서관과 지역이 변하는 짜릿한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나. 공공도서관 어린이실 북스타트 운영 양상
요즘 공공도서관도 영유아 서비스가 많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라 대부분 도서관에 영유아실을 따로 설치하고 영아의 공간도 온돌을 깔아 따로 마련하여 비교적 영아의 독서 환경은 잘 조성되어 있는 편이다. 또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영아를 데리고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도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공공도서관은 영아부터 노인까지 골고루 서비스 안배를 하여 다양한 계층의 이용자들이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환경이다. 그러나 주 이용자층이 어린이와 성인이다 보니 영아를 안배한 서비스는 공간과 도서일 뿐 그 이외의 서비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북스타트가 도입된 공공도서관의 경우는 영아 서비스가 북스타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영아의 부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공공도서관의 북스타트 운영의 모습을 보면 어린이도서관에 비해 다소 소극적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역할 분담이 철저한 공공도서관의 특성으로 인해 주로 영유아실 담당자가 어린이서비스 전반을 담당하며 북스타트 운영을 맡고 있어 북스타트의 이해에 적극적인 편이 아니고 영아 독서 전반에 대해서도 안목이 많이 부족한 편이며, 또 북스타트 관련 프로그램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온돌마루 공간이 없다보니 아기를 안배한 공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매우 번거롭게 생각하는 성향이 강하다. 또한 북스타트가 자원활동가를 참여시켜야 하는 당위성이 많이 강조되는 운영이라 담당자에게는 생소하고 부담스러운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공공도서관에서 북스타트가 올바로 정착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활동가와 부모가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영아 프로그램이나 공동육아 동아리 운영은 매우 버거운 활동이라 쉽게 포기하고 대신에 좀 더 쉬운 방법으로 강사를 활용해 유아와 어린이 프로그램처럼 북스타트 책놀이 프로그램을 영아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는 선택을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공도서관 운영자의 이러한 접근은 참여하는 아기와 부모들이 책을 통한 즐거운 소통을 경험할 수 없고 지역사회가 아기의 양육을 지지한다는 느낌도 받을 수 없다. 다만 참여한 부모는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영아 프로그램에 참여해 단편적인 육아 방법을 배웠다는 것과 영아도 교육을 받아야 학습에 유리하다는 그릇된 사고만 키웠을 뿐이다. 북스타트는 도서관 운영자가 올바른 운영을 해야만 아기들이 행복할 수 있고 그 부모도 변할 수 있다. 부모는 아기의 교육에 항상 지대한 관심을 갖기 때문에 올바른 육아와 교육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아기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책을 읽는 습관을 갖도록 유도해야 하고,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자녀가 행복해 하는 교육을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내 자녀뿐만 아니라 이웃의 자녀도 중요하다는 인식과 이웃과 함께 했을 때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고 이런 환영에서 자녀들이 올바로 클 수 있다는 생각도 갖게 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도서관 운영 참여에도 능동적이 되어 도서관 서비스를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 북스타트 운영은 이런 의미에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도서관 운영자의 북스타트 전반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 북스타트를 올바로 이해해야만 아기를 위한 진정한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고 지역사회 참여 또한 기대할 수 있다.
3. 도서관 북스타트 운영 방향
도서관에서 운영되는 북스타트는 도입 10년이 된 현재에도 아직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것이 ‘북스타트 운영의 의미’에 대한 이해이다.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북스타트 운영은 왜곡되기 쉽고 이러한 왜곡이 영아의 부모에게 영향을 주어 영아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므로 매우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어설픈 프로그램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책꾸러미만 주는 것이 낫다. 북스타트 도입 10년인 현재 그동안 도서관에서 운영해온 운영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들 제시해 본다.
① 우리 도서관에서 북스타트를 왜 운영하는가?
북스타트는 태어나는 모든 아기가 평등하게 부모들과 책을 읽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된다. 그래서 책이 든 꾸러미를 나누어 주는 것이며 한 아기라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찾아가는 북스타트도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서관에서는 지역에 태어나는 아기에게 빠짐없이 책 꾸러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이것이 북스타트를 운영하는 가장 기본인 방침이 되어야 한다.
② 누구를 위한 운영인가?
주지하는 것처럼 북스타트는 영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북스타트의 운영 중심에는 영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영아는 스스로 참여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가 꼭 필요하고 부모의 참여와 인식 정도에 따라 아기가 누리는 것들에 차이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북스타트 운영에는 부모 교육이 따르는 것이다. 북스타트에서 시행하는 부모 교육은 우선 북스타트 운영이 왜 필요한지를 알게 하는 것이고 아기의 성장 발달의 특징과 그 특징에 맞는 아기와의 소통 방법을 알게 하는 것이다. 또 아기와 함께 읽는 책이 어떤 특징이 있고 아기와 책을 읽으며 즐거운 소통과 교감을 나누려면 어떤 바람직한 방법이 있는지 알게 하고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이런 교육을 통해 부모는 아기에 대해 바르게 알게 되고 아기 성장에 책을 통한 즐거운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게 되어 아기를 중심에 둔 건강하고 즐거운 육아방법을 실천하게 된다. 지금 도서관마다 진행되는 책놀이 프로그램도 즐거운 육아 방법 중 한 가지 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의 수준에 맞는 엄마와 아기의 자연스러운 집안 놀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엄마의 욕심에 맞춘 학습식의 놀이를 가장한 도서관에서의 수업은 반드시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③ 북스타트를 통해 지역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는가?
아기가 태어나 살아가는 환경은 결코 혼자가 아니며 관계로 맺어진 사회이다. 이러한 환경은 작게는 부모 친척 크게는 지역 주민 모두가 아기를 둘러싼 사회 환경이 된다. 북스타트는 이런 지역사회가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고 부모의 아기 양육을 지지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스타트는 부모와 지역 주민을 교육하고 교육을 받은 그들이 바람직한 아기 양육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회적 모성’을 회복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아기가 보다 건강하고 슬기로우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북스타트는 당연히 지역 주민이 자원활동가가 되어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아기의 성장을 돕는 지역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북스타트 자원활동가의 운영은 이런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스타트를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아무리 번거롭더라도 꼭 실천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북스타트의 의미를 보다 확실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④ 부모가 함께 성장하고 있는가?
북스타트는 아기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고 부모 또한 의식이 성장하기를 바란다. 북스타트가 부모교육을 하고 자원활동가가 중심이된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 공동체에 속에 살아가는 부모가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고 함께 노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러한 바람이 있지만 실제로 도서관에서 운영되는 북스타트를 보면 이 취지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안타깝다. 북스타트에 참여하는 부모들은 아기 책 읽어주기에는 열성을 보이지만 정작 자기 발전을 위한 자신의 책 읽기에는 매우 소홀하다. 이러한 상황은 북스타트에 참여하는 자원활동가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지역 주민 모두 책을 읽어야 의식이 깨일 수 있고 의식이 깨어있어야 건강한 지역공동체가 형성이 되고 그 속에서 창조적인 아기의 성장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며 아기를 둘러싼 위협적인 환경 즉, 경쟁의식을 부추기는 교육 풍토, 물질만능주의, 폭력무감증, 외모지상주의 등에서 아기를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서관에는 북스타트를 통해 부모가 아기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교육과 독서동아리 운영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 그래야 도서관에서 추구하는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인 역량을 갖춘 민주시민을 양성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북스타트 운영은 단순히 책 꾸러미를 나누어주며 시작하지만 그것이 도서관에서 이루어졌을 때 보다 큰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운동’이 된다. 이것이 북스타트의 의미이며 방향성이다. 번거롭기도 하고 운영하는 성과에만 급급해 이런 큰 의미를 잃고 왜곡되게 운영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북스타트에 참여하는 아기와 부모에게 가기 때문에 ‘운동’의 의미가 무색하게 된다. 10년을 맞이한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점검해 보며 앞으로 10년은 이러한 북스타트의 의미가 더욱 살아나 이 땅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이 행복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튼튼히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