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바다입니다. 아주 조용합니다. 이게 산인데요, 빙하가 산을 깎은 거에요. 그래서 아주 날카롭고요, 꽃꽂이할 때 밑에 있는 침봉 같은 날카로움을 갖고 있는 산입니다. 그런 날카로운 산을 어디서 본 적 있는데 하고 생각했다가 ‘무밍’이라는 책 있죠. ‘무민’ 책 속 그림에서 본 거 같습니다. ‘토베 얀손’이라는 작가인데요, 핀란드 사람이잖아요. 이런 날카로운 산들을 흔히 보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아주 인상적인 산의 모습이었어요. 갈매기가 날아가고 있습니다.
엄마 북극곰이 말했습니다. ‘그 섬에 건너가야 되는데 수영할 수 있겠지?’
‘나는 괜찮아!’
‘나는...’
‘그래, 가자!’
곰수영.
앞다리로 열심히 앞으로 가고요, 뒷다리는 방향을 조절할 뿐입니다.
북극곰은 수영을 잘 해서 40킬로미터는 수영할 수 있습니다.
‘자! 와!’
‘네!’
‘...’
‘자! 가자! 하나, 둘!’
‘셋!’
엄마가 박수를 칩니다.
‘너도 와~’
오빠는 열심히 수영하고 있습니다.
‘어... 어떡해... 어떡해...’
‘자! 힘내! 용기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자!’
박수가 들려옵니다.
‘아이고! 올라가자!’
‘좀 더 가면 끝이야, 힘내!’
‘부그부그...’ 가라앉는 소리입니다.
‘무사히 도착했네. 훌륭해.’
엄마는 부르르 몸을 흔들면서 물을 텁니다.
북극곰 형제는 건조한 이끼 위에서 자면서 몸을 닦았습니다.
‘아~ 기분 좋다~’
끝.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림책 씨앗이라는 게 어디에도 있는 겁니다. 저는 동물원 사육사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씨앗들이 많았는데요. 지금은 아프리카나 시베리아, 북극에 가면서 그 씨앗이 어디에 있을까 보는데, 그렇게 기대하면서 가는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씨앗들은 그쪽에서 걸어옵니다.
이번에 한국에도 이렇게 왔는데요, 한국에 그림책의 씨앗이 없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찾았어요! 김치에 대한 그림책을 그려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치를 그린 그림책이 있나요? (오이소박이!) 그럼, 그만할게요. 안 그릴게요! 그럼 막걸리 그림책은요? 막걸리 그림책이 있어요? (예!) 이틀 있으니까요. 그 사이에 뭔가 씨앗이 있을 거에요. 기대를 하면 못 찾으니까요, 기대 없이 기다리겠습니다. 씨앗들은 그쪽에서 걸어오는 겁니다.
시간도 다 된 거 같습니다. 여기서 끝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