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책 읽는 나라로”
독서의 해(2012년) 독서의 달(9월)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을 책 읽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독서 관련 시민사회단체의 10대 제안
지금 대한민국은 점점 더 책을 멀리하고, 책을 읽지 않으며, 책 읽기를 우습게 아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책을 멀리하는 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위기의 사회’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건강한 시민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 내기 어려우며,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어렵습니다. 책을 읽는 시민, 성찰하는 시민, 비판하는 시민이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지식 접근의 권리와 기회를 누리는 사회, 돈이 없더라도 원한다면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 정보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함으로써 시민 각자가 스스로 삶의 가치를 창출하고 보람을 느끼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국가와 사회의 책임입니다.
국가와 사회는 책 읽기를 통한 성숙한 시민문화를 발전시켜, 생각하는 사회, 깨어있는 사회, 성찰하는 사회, 시민의 판단력이 살아 쉼 쉬는 사회, 평등하고 정의로운 민주 시민사회를 키우는 데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책 읽기의 문화에서 길러지는 윤리적 감각과 상상력과 정서의 힘은 사람이 사람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의 사회, 공존과 관용이 있는 사회를 이루는 원천이 됩니다. 책 읽기 문화는 문화국가, 복지국가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마침 2012년, 올해는 정부가 정한 ‘독서의 해’입니다. 책 읽는 사회 풍토를 조성함으로써 국민의 독서력을 향상시키고 책 읽기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형태의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이 체감할 만큼 책 읽는 문화가 진흥되고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비록 ‘독서의 해’를 매년 거듭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국가와 지역사회와 사람의 미래를 키우는 독서문화 진흥 사업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책 읽는 문화를 튼튼히 뿌리 내리는 일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언론, 기업 등 사회 각계각층이 함께 동참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2012년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에 나서는 주요 정당 및 후보자들도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책 읽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확고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책과 독서와 도서관 문화의 진흥을 절감하고 있는 우리들 시민사회 제 단체는 “대한민국을 책 읽는 나라(a Nation of Reader)로”, “책으로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하며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대통령 후보자는 “책 읽는 나라” 공약을 제시해야 합니다.
2012년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선거에 나서는 주요 정당 및 후보자들은 “대한민국을 책 읽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확고한 공약을 내놓아야 합니다. 책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민(저자, 독자, 교사, 학부모, 도서관인, 출판․서점인, 시민운동가, 독서활동가)의 눈으로 지지 후보를 가릴 것입니다.
2. 정부는 독서정책의 기반부터 다져야 합니다.
정부는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독서권(책 읽을 권리)을 적극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고, 예산을 투자해야 합니다. 정부 중앙부처에 독서정책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사회 각 분야별로 독서 생활화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해야 합니다.
3. 지자체의 독서진흥 시책을 독려해야 합니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책읽는 도시’ 정책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기저에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의 민주적, 자치적 역량의 성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정부는 광역 시·도와 기초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독서문화 및 도서관 진흥정책을 펼치도록 유도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4. 공공도서관이 지역공동체의 중심이 되도록 육성해야 합니다.
정부는 문화국가,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확고한 국가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도서관은 지식기반사회, 정보사회, 창조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문화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지식․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면서 높은 공익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안전망이며, 지역공동체와 자치의 중심센터이고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정보-문화-교육의 중심이며 ‘시민의 대학’이자 ‘창조와 생산의 기지’입니다. 지역의 공공도서관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도서관의 공공서비스를 감당할 인력을 법적 기준에 맞게 배치해야 합니다.
5. 미래 세대가 책과 학교도서관에서 희망을 품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는 입시 제도를 과감하게 개혁하여 왜곡된 형태로 과열되고 있는 교육열을 독서열로 전환해야 합니다. 게임과 인터넷, 텔레비전, 휴대폰 등의 영향으로 자라나는 세대의 독서량과 독서시간이 줄어들고 있는데, 독서교육이 공교육 속에서 제대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학교도서관이 본래의 교육적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학교도서관진흥법>을 하루 빨리 개정하여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 및 정규직 학교사서가 배치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학교도서관의 장서 기준을 확정하여 학교도서관 활성화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6. 좋은 책이 공급되도록 출판정책을 혁신해야 합니다.
정부는 출판문화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해야 합니다. 출판문화산업의 각종 지표는 정체와 빈사 상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판문화산업 진흥기금 조성, 완전한 도서정가제 확립, 동네서점의 육성, 국제경쟁력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 등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여야 합니다. 또한 도서관의 자료 구입비를 획기적으로 증액하여 양서를 나라 곳곳에 보급해야 합니다.
7. 대중매체에서 좋은 책 정보를 접하고 싶습니다.
정부는 언론과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을 책 읽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적극 전개해야 합니다. 신문과 잡지, 공중파 방송, 케이블티브이 등 각종 매체를 활용하여 좋은 책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독서 생활화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방송법>을 개정하여 책과 독서에 관련된 문화 프로그램을 방송시간의 1% 의무 편성해야 합니다. 책 소개 전문 케이블티브이 추진도 지원해야 합니다.
8. 책으로 정보 격차를 해소해야 합니다.
정부는 어린이,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책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과 독서장애인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또한 지역 간 격차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지식정보복지 체계 구축에 정부 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9. ‘평생 독서’를 장려해야 합니다.
정부는 책 읽는 가정, 책 읽는 직장, 책 읽는 마을, 책 읽는 병영, 책 읽는 병원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시민이 모이는 어디에나 책이 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라, 평생학습시대에 맞는 ‘평생 독서’ 환경을 지원해야 합니다. 생애 주기별로 독서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전개해야 합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북스타트 운동을 더욱 폭넓게 전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린이도서관,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의 독서활동, 어르신들의 독서활동 등을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병영에서는 일과시간 중 독서시간을 확보함으로써 군복무 기간 동안 자기 계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병영 독서를 지원해야 하며, 각종 병의원에서도 환자와 그 보호자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독서활동을 지원해야 합니다. 지역과 직장에서 다양한 관심에 따라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독서 모임을 만들고 지원해야 합니다.
10. ‘시민 인문학’을 지원해야 합니다.
독서문화 진흥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와 봉사 수준, 시민 상호 간의 신뢰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시민적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키는 각종 시민 인문학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국가 및 각 지방자치단체의 독서 관련 축제를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시민 인문학의 잔치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낮은 곳으로 임하는 시민 인문학’의 각종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2012. 9.
겨레아동문학연구회, 교육희망네트워크, 대한출판문화협회, 더나은세상을꿈꾸는어린이책작가모임, 도서관친구들, 문화연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어린이도서연구회, 서울시마을작은도서관협의회, 서울시작은도서관협의회, 어린이책시민연대, 작은실천에서시작하는어린이책진보모임, 전국교과모임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국어교사모임, 전국역사교사모임,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참교육학부모회,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교사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한국작가회의, 한국출판인회의,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행복한아침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