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발부비새, 푸른 발로 부비부비
바스락, 푸른 발
한쪽씩 들어 보이며 구애를 하지
으쌰으쌰, 받아줘받아줘사랑하자사랑하자
바스락, 푸른 싹
봄마다 새잎 밀어 올리는 이 힘은 대체 어디로부터
으쌰으쌰, 사랑하자사랑하자네게갈게네게갈게
다정하고 장엄한 이런 아침
네가 웃자 바스락,
네 뺨을 감싼 공기의 한줄기 끝에서
새싹이 돋듯
이랑이 막 깨어난 듯
인생 별거 없다
안다
그래도 좋다
그래서 좋다
이런 순간이
바스락, 으쌰으쌰, 사랑하자사랑하자인생별거없다그래도좋다그래서좋다너를안으니좋다
단순한 낙천성의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거리는 힘
꼬리를 살랑거리다 가버린 빛에 대해 말하는 것이
꼬리를 끌고 막 도착한 빛에 대해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이런 바스락,
우리에겐 다만 빛 드나드는 마음의 창문을 열어두는 연습이
으쌰으쌰, 으쌰으쌰
바스락, 바스락
혁명력의 시간, 로도스의 나날
1
여기서 뛴다. 여기가 나의 로도스다.
여기서 춤춘다. 여기가 나의 장미꽃밭이다.
내가 춤추면 꽃이 피지.
여기서 내가 꽃 피지.
여기서 너도 춤을 춘다.
네가 춤추면 꽃이 피지. 네가 꽃 피지.
나와 너는 함께 춤춘다.
네가 춤추면 꽃이 피지. 네가 꽃 피지.
나와 너는 함께 춤춘다.
가끔 손잡는다.
가끔 포옹한다.
가끔이지만 늘 열렬하게.
춤추면서 나는 너의 춤을 바라본다.
춤추면서 너는 나의 춤을 바라본다.
서로의 춤.
서로의 꽃 핌.
모든 순간의 아름다움을 응원하면서.
여기는 안개의 달.
어제는 브로콜리의 날.
오늘은 산양의 날.
내일은 쑥과 마늘의 날.
여기서 춤춘다. 여기가 나의 장미꽃밭이다.
여기서 뛴다. 여기가 나의 로도스다.
2
너희는 거기를 로도스라 한다. 나는 거기에 갈 생각이 없다.
너희는 여기를 로도스라 한다. 나의 로도스는 저기에 있다.
내 심장이 원하는 곳, 내 두 발로 딛고 엎드려 입 맞추고 싶은 나의 땅 나의 섬은
거기도 여기도 아니다. 저기, 비껴간 저기에.
당신과 마주친 곳에.
안개가 피어오르고 브로콜리가 부푸는 곳에.
산양이 체취를 퍼뜨리고 쑥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곳에.
사랑하는 당신을 먹이고 입히려고 즐거이 노동하는 곳에.
노동이 나 자신을 기쁘게 하는 곳에.
삶이 나를 춤추게 하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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