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문연주
강아지 꼬리가
땅에서 자란다.
누가 강아지 꼬리에
씨앗을 숨겨 놨을까.
바람 느끼기
김강민
바람이 귀에서 다리로 통하고
막 쑤시는 것 같다.
왼쪽 손에 바람이 통하고
어깨에서도 통하고
다리에도 통하고
서 있는 나는 허수아비 같다.
봄
조운호
봄이 다가온다.
나비도 신이 났는지
파릇파릇 날아다닌다.
개미도,
거미도,
나와서 햇볕을 쬔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나무도
흔들흔들 거린다.
살며시 아주 살며시
다가오고 있는 봄
보리밟기
조재홍
보리 밟으면 보리가 죽을까 봐 무섭다.
다른 풀이 보리인 줄 알고 밟는다.
보리를 밟아서 죽으면 혼날까?
또 조그마한 것이
맛있는 보리밥이 되는 것도 신기하다.
보리밟기가 아무리 무서워도 재미있다.
보리를 밟을 땐
사바락 사바락 소리가 난다.
보리 밟을 때에는
내가 보리를 키우는 것 같다.
나
손호재
나는 원숭이처럼 잘 돌아다닌다.
그런데 선생님이 자꾸
시를 쓰자고 졸라서
할 수 없이 교실에서 시를 썼다.
축구도 하고 싶고
야구도 하고 싶은데
선생님 때문에
할 수 없이 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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