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하나 품고 있었거든요.
함께 힘을 합쳐서 답을 찾아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거예요.
올해는 거북이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거북이 아내가 아프대요.
개미는 무척 흐뭇했습니다.
개미는 살면서 늘 좀 더 높은 지위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바로 그 기회가 주어진 셈이지요.
개미가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었거든요.
개미는 회의를 위해 특별히 안경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콧등에 안경을 걸치면 아무래도 자기가 하는 말에 다들 좀 더 귀를 기울일 테니까요.
"코끼리 씨. 자, 그럼 어서 질문하십시오!"
다들 채 자리를 잡고 앉기도 전에 개미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저, 그러니까..." 코끼리가 더듬거렸습니다.
"어서 질문을 하시라니까요. 회의를 빨리 진행해야 하니 어서 말해 보세요."
개미가 재촉했습니다.
"난 오늘 무지 바쁘다고요."
개미가 몹시 급한 듯 자기 손목시계를 들여다봤습니다.
"저, 실은..."
코끼리가 또 어물거렸습니다. 그러고는 숨을 깊이 들이켰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건 그러니까, 어떻게 아는지... 어떤 기분이 드는지...
그러니까, 제 말은 이런 거예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알죠?"
'누군가를 사랑...'
개미가 풀기 어려운 문제를 적어 두는 수첩에다 받아썼습니다.
그러고 나서 벌써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리고 있는 생쥐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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