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놀이
도전 빵점!
많은 아이들이 100점을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빵점! 생각만 해도 고개가 숙여지고 얼굴이 붉어진다. 그러나 ‘빵점’이라도 괜찮아! 이제 10점, 20점 올라가는 일만 남아있으니까. 희망을 주는 ‘도전 빵점!’ 놀이로 시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보면 어떨까?
◆ 놀이 목표
높은 점수가 좋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다.
발표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감을 기른다.
◆ 놀이 준비물
『틀려도 괜찮아』, 질문지, 화이트보드, 보드 마카, 보드 지우개
◆ 책 소개
틀려도 괜찮아 (마키타 신지 글 |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 유문조 옮김 | 토토북) |
교실에서는 항상 질문과 대답이 널뛰기한다. 자신감 있게 대답을 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선생님의 질문에 가슴이 쿵쾅거리고 목소리가 모깃소리로 바뀌어버리기도 한다. ‘괜찮아요! 틀려도.’ 빵점을 향한 도전, 다 함께 즐겨보자.
◆ 놀이 길라잡이
| 놀이 방법 |
① 놀이는 개별로 한다.
②『틀려도 괜찮아』를 읽어준다.
③ 발표를 잘하지 못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 아는데 발표를 하지 못했던 경험 말하기
★ 발표하려고 할 때 두근거렸던 경험 말하기
④ 교사가 ‘틀려도’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괜찮아’라고 외친다.
⑤ 교사는 미리 질문지를 준비한다.
★ 학년 수준에서 비교적 간단한 질문 준비하기
★ 질문은 10개 이상으로 준비하기
⑥ 교사가 질문하면 아이들이 답을 쓴다.
★ 일부러 틀린 답을 적기
-거북선을 만든 사람은 누구입니까? 세종대왕
-1+1은 얼마일까요? 10
다 함께 책 읽기 |
경험 발표하기 |
도전 빵점 활동 |
소감 기록 |
| 도움말 |
· ‘도전 빵점!’ 놀이는 발표에 대한 색다른 체험을 느끼게 해준다. 평소에 발표를 꺼리거나 발표 시 수줍어하는 친구, 그리고 수업에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긴장감 완화에 도움을 주어 학습 동기 유발에 효과적이다.
◆ 놀이 더하기
| 다답형 ‘도전 빵점!’ |
★ 준비물 : 공책
① 놀이는 4명 모둠으로 한다.
② 교사와 아이들이 ‘틀려도 괜찮아’를 외친다.
③ 교사는 여러 가지 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을 한다.
-곤충의 종류 쓰기
-운동의 종류 쓰기
④ 모둠의 모든 아이들이 틀리면 점수를 얻는다.
⑤ 10회를 한 후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모둠이 이긴다.
이런 책도 있어요
빵점 맞은 날 (스가와라 카에데 글·그림 | 김지연 옮김 | 그린북) |
두근두근 ‘이 일을 어떻게 하나?’, ‘엄마에게 뭐라고 말하지?’, ‘난 왜 이럴까?’ 빵점을 맞은 아이의 생각이다. 빵점을 맞아본 적이 있는가? 모든 점수의 시작은 빵점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아이도 이제 시작이다.
책놀이 이야기... 빵점 맞은 날
“선생님 재미있어요.”
“좀 더해요.”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놀았다. 더 놀자고 조른다.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아이들보다 내가 더 신 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과 수업 외 활동을 할 시간이 늘 부족했는데 모처럼 시간이 나서 ‘도전 빵점’ 책놀이를 하며 놀았다. 평소 정답을 맞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정답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고 싶어서 만든 책놀이다. 틀리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게 공부라는 걸 알려줄 수도 있다.
‘도전 빵점!’을 하기 위해 『틀려도 괜찮아』라는 그림책을 빌렸다. 빙긋이 웃고 있는 선생님 품에 가득 안겨있는 한 아름의 아이들 모습이 정다운 표지의 그림책이다. ‘틀려도 괜찮아 교실에선, 너도 나도 자신 있게 손을 들고 틀린 생각을 말해, 틀린 답을 말해.’라는 다정한 문체의 글귀가 아이들 마음속에 담기길 바라며 책을 펼쳤다.
“얘들아 오늘은 선생님이 그림책을 읽어줄게. 제목은?”
“틀려도 괜찮아.”
“그래, 이 그림책은 ‘마키타 신지’가 글을 쓰고 ‘하세가와 토모코’가 그림을 그렸네. 읽어본 친구들도 있을 테지만 오늘은 선생님이 읽어줄게.”
책을 소개하고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어주었다.
“어때 얘들아.”
“부러워요.”
“그래? 혹시 틀리는 게 두렵거나 부끄러워 발표를 하지 않았던 적이 있는 사람?”
1/3 정도의 아이가 손을 들었다.
“그럼 오늘은 문제의 답을 일부러 틀리는 친구가 이기는 놀이를 해볼까?”
평소 공부에 의욕이 없어 곧잘 엎드리곤 하던 우빈이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보드 마카와 생각 나눔판을 가져 가세요.”
“1번 문제입니다. 10월 9일은 무슨 날일까요?”
순진한 아이들, 아니 정답에 길들어진 까닭일까? 10월 9일이 무슨 날인지 한참을 고민한다.
“얘들아 틀린 답을 적으면 맞는 것인데…….”
그때서야 분위기를 파악한 듯 아이들이 답을 적기 시작한다.
“자, 이번엔 한글을 만든 왕은 누구일까요?”
“히히히.”
야무지지만 평소 말이 없는 유진이가 소리 내어 웃었다.
“거북선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요?”
문제를 더해갈수록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교실을 가득 메웠다.
“이번에는 수학 문제입니다.”
“아, 아!”
수학 문제라니까 싫어한다. 참 이상하다. 그냥 아무 숫자나 적으면 될 텐데……. 수학이라는 말 자체만으로 아이들은 싫은가 보다.
“5+3은 얼마입니까?”
틀린 답을 적는다고 적었는데 ‘2+6’이라고 쓴 친구가 나왔다.
“아! 틀리기도 힘들어요.”
여기저기서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10문제를 풀었다.
“좀 더해요. 선생님!” 아이들이 애교를 떤다.
다음에 다른 책놀이를 할 것을 약속하고 책놀이 소감을 적은 후 활동을 마쳤다.
아이들이 모두 가고 난 뒤 아이들 글을 읽어보았다.
· 그림책을 선생님이 직접 읽어주시니 더욱 재미있었고, 동화책의 내용과 관련이 된 놀이 체험을 해보니 더욱 재미있었다.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더 해보면 좋겠다.
· 막상 틀린 답을 적으려고 하니 뭘 적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재미있었어요. 다음에 또 해요.
· 아는 답인데 일부러 틀린 답을 적으려니 익숙하지 않았다. 이렇게 틀려 보니 틀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져서 손을 더 쉽게 들고 발표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 원래는 문제를 풀 때 정답을 적어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긴장되어 떨리는데 이번에는 틀려야 돼서 재미있고 긴장이 풀렸다. 앞으로는 틀리는 것을 두려워 말아야겠다.
· 선생님과 그림책 ‘틀려도 괜찮아’를 읽고 틀리기 놀이를 했다. 난 10문제 다 틀렸다. 근데 오늘은 틀린 답을 적는 것이 맞는 것이다. 틀리는 것도 어렵다. 오늘 과학 시간은 (책놀이를 해서) 더욱 즐거웠다.
· 틀려도 자신감 있게 틀리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진짜 시험에서도 틀린 답을 적으면 맞았으면 좋겠고, 학교 시험문제도 이렇게 나오면 좋겠다. 완전 짱이에요!
활동 후 아이들의 재미있고 즐거웠다는 소감에도 교사로서 뿌듯하지만은 않았다. 언제나 정답만 강요하는 학교와 사회, 나와 생각이 다르면 틀린 것으로 간주해버리는 어른들의 모습이 우리 아이들을 정답의 포로로 만들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이 책놀이는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새 학년 새 학기에 해도 좋을 것 같다. 새로움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때 ‘도전 빵점!’ 책놀이를 한다면 편안하고 허용적인 학급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아이들도 발표에 대한 두려움과 정답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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