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행동하는 사랑의 위대함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의 작가 이루리와 『눈 오는 날–장서리 내린 날』의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만나 아름다운 그림책 『북극곰 코다 두 번째 이야기, 호』를 만들었습니다.
첫 창작동화였던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에서 작가 이루리는 위기에 처한 엄마 곰과 아기 곰이 사랑과 지혜로 서로의 생명을 구하는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선물했습니다. 아마도 아기 곰이 엄마 곰의 까만 코를 가려 주는 장면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 속에 오래오래 남아 있을 겁니다.
두 번째 창작동화인 『북극곰 코다 두 번째 이야기, 호』에서는 북극곰이 아닌 사냥꾼 보바가 위기에 처합니다. 그런데 위기에 처한 보바를 구해 주는 건 다름 아닌 아기 곰 코다입니다. 아기 곰이 무슨 힘으로 사냥꾼을 구해 주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엄마 곰한테 배운 따뜻한 입김이었습니다. 아기 곰 코다가 사냥꾼 보바의 얼굴에 따뜻한 입김을 ‘호’ 하고 불어 주는 장면은 참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인간이라는 사실 때문에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사냥꾼 보바는 북극곰을 해치려고 했는데 아기 곰 코다는 오히려 보바를 구해 주었으니 말입니다.
작가 이루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아주 분명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엄마의 까만 코를 가려 주는 아기 곰 코다’이며 두 번째 이야기는 ‘사냥꾼의 얼굴에 입김을 불어 주는 아기 곰 코다’입니다. 그런데 엄마의 까만 코를 가려주는 아기 곰 코다의 행동과 사냥꾼 보바의 얼굴에 입김을 불어 주는 아기 곰 코다의 행동에는 ‘사랑’이라는 분명하고도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작가 이루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은 바로 행동하는 사랑의 위대함을 극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북극곰 코다』 연작을 보는 어른들의 마음은 꽤나 복잡합니다. 환경문제도 생각해야 하고 북극곰도 걱정이 됩니다. 무엇보다 어린 자녀들의 마음에 자칫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진 않을까 염려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북극곰 코다 이야기가 참 쉽습니다. 아마도 아이들은 엄마의 코를 가려 주며 사랑한다고 말할 겁니다. 또한 엄마의 얼굴에 입김을 ‘호’ 불어 주며 사랑한다고 말할 겁니다.
『눈 오는 날–장서리 내린 날』의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도 작가 이루리가 전하려는 사랑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였기에 국경과 대륙을 넘어 아름다운 작업을 함께 진행했을 겁니다. 베르토시는 『북극곰 코다 두 번째 이야기, 호』에서도 여전히 자연과 호흡하는 표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눈 덮인 북극이라는 배경의 한계를 놀라운 색채감으로 자연스럽게 뛰어넘었습니다. 또한 사실적 묘사와 동화적 묘사를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이야기가 지닌 극적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이루리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함께 만들어 가는 『북극곰 코다』 연작 그림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들이 함께 만드는 그림책은 자연을 살리는 일이 사람을 살리는 일이며, 그 방법은 사랑의 실천뿐임을 감동으로 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작업이 더 행복한 지구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소설가 이순원
(추천사 전문, 본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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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글 · 이루리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한 뒤 논술강의와 번역 및 창작활동을 했습니다. 1998년 한 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강의하면서 동화의 매력에 빠져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2010년에는 첫 창작동화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를 발표하였습니다.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는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이스라엘과 터키로 수출되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번역서로는 『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 『마법사의 제자』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Emanuele Bertossi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는 1970년 이탈리아 북동쪽 끝에 있는 프리울리 주 트리비냐노 우디네제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2011년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세계민속축제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대상, 2009년 파도바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2003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2000년 보르다노 내셔널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심사위원 대상, 1999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1998년 보르다노 내셔널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프리울리 언어 부문 대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국내에는 2011년 10월, 『눈 오는 날』이 출간되어 독특한 그림과 아름다운 이야기로 많은 언론사와 비평가로부터 호평과 찬사를 받았으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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