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인류는 변화하는 세계에 살고 있으며 이제껏 늘 그래왔다. 그러나 인류가 우리 행성을 변형시켜 놓은 탓에 세계는 최근 수십 년 사이에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변화 속도 또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변형 덕분에 일시적으로는 적어도 10억 명 정도의 능력과 소비 방식이 대폭 나아졌고 20억 명 정도는 잘 지내지만, 다른 수십억의 인류는 빈곤 속에서 살아가거나 심지어는 절망에 빠진 채 살아가기도 한다. 변화 속도가 빨라진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타난 급속한 인구 팽창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아울러 기술과 과학의 폭발적인 발전 덕분에 자원과 자연 세계를 다루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커진 점도 들 수 있다.
현대 인류는 기술적인 발전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룩했지만, 이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불행한 결과도 초래했다. 인류가 서로를 대하거나 환경을 다루는 지혜의 측면에서 아무리 큰 성장을 했더라도 이 불행한 결과와는 비교하기 어렵다. 인류가 수적으로 엄청나게 늘어난데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술 발전까지 더해져 무거운 하중이 지구를 짓누르고 있다. 이제 지구는 전 세계의 문명이 되어 버린 현 상태를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무게에 압도되고 있다. 문명의 지속 능력이 문명 자체에 의해 위협받는 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리켜 종종 ‘인류의 곤경’이라고 일컫는다.
하나의 생물 종에 불과한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이토록 막강한 존재가 되어 많은 생명―여기에는 우리 자신도 포함된다―을 유지하는 지구 환경의 능력을 위협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 이 책의 중심 주제이다. 인류는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 덕분에 지배적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이 두 가지가 한데 결합하여 과학 발전을 이루었고, 그 덕분에 보다 강력한 기술이 탄생했다. 두 가지 형태의 진화는 주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그 결과 또 다시 급격한 환경 변화가 생겼다. 진화와 환경의 이러한 상호작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장차 호모 사피엔스 종과 이 종이 의존하는 자연 세계의 장기적인 발전에 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데 매우 중요하다.
과학과 기술은 지구의 지표면을 대부분 변화시키고 해양 생태를 붕괴시키며 지구 대기를 심각하게 바꿔 놓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 세계가 작용하는 방식에 관한 이해 능력 또한 엄청나게 향상시켰다. 컴퓨터, 인공위성, 화학 실험실, 전자현미경, 망원경, 포충망(捕蟲網), 그리고 각종 이론으로 무장한 과학자들은 지구와 그 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서식동물―우리를 포함하여―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이 모든 양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관해 상당히 포괄적인 지식을 확보했다. 이 정도 지식수준을 갖추게 된 것은 10만 년을 웃도는 우리 종의 지난 역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일이다. 이론상으로 볼 때 우리는 이 지식을 이용하여 지속 가능한 문명―인류가 먼 미래까지 행복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문명―을 창조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실제로 이러한 일을 해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사람들은 세계를 완전히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다. 17세기에 살았던 영국 지식 계층은 인류를 비롯한 많은 창조물이 거대한 ‘존재의 사슬’을 이루며 이것이 “하느님의 보좌 아래에서부터 생명이 없는 가장 열등한 것에까지 이어져 있다.”고 믿었다.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모든 존재는 변하지 않는 질서 속에 각자의 자리가 정해져 있다. 천사는 하느님과 왕 사이에서 자리가 정해져 있고, 왕은 평민 위에, 사람은 다른 동물들 위에, 사자는 생쥐 위에, 생쥐는 식물 위에, 식물은 바위 위에… 이렇게 각기 자리가 정해져 있다. 이것은 하나의 ‘사슬’이며 사다리가 아니다. 따라서 누구도 위로 올라가거나 아래로 내려올 수 없다. 인류의 기본 특성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각 개인의 사회적 지위 역시 대체로 변하지 않았다. 나비도 변하지 않고, 산도 변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숨 쉬는 공기도 변하지 않고, 가난한 여자 아이는 왕족과 결혼할 수 없었다. 1650년에 제임스 어셔(James Ussher) 아마 대주교(Archbishop of Armagh)가 계산한 바로는 BC 4004년 10월 23일에 이 세계가 창조되었다고 하는데, 그날 이후 실제로 기본적인 특성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해 왔다.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17세기 학자들은 세계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에 대해 무지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셔 대주교 시절에 변화의 바람은 이미 불고 있었다. 1649년 1월 30일 (이론상으로) 신이 왕좌에 올려놓은 영국 왕 찰스 1세를 인간이 ‘반역죄’로 처형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와 같이 국왕을 죽인 일은 1000년에 걸친 관습과 설교에 도전하는 행위였으며 거대한 사슬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했다. 실제로 이 일은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전까지는 대다수의 학자가 문헌에서 받아들인 지식에 초점을 맞추었다. 서구에서 문헌이란 성경과 학자들이 쓴 고전을 뜻했다. 특히 예수가 태어나기 350여 년 전에 물리학, 철학, 자연사, 논리학, 심리학에 걸쳐 광범위한 저술을 남긴 아리스토텔레스와, 13세기 말에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다섯 가지 증거를 내놓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저서가 주로 원전으로 이용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아퀴나스는 경험주의적 성향이 강했다. 이는 곧 두 사람이 오늘날 과학자 대다수가 그러듯이 관찰과 경험(실험은 아니다)에 의존하여 자연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음을 뜻한다. 그러나 중세에는 대다수의 사람이 자연에서 새로운 지식을 얻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들은 자기보다 높은 곳에 있다고 추정하는 존재의 말을 믿고 가르침을 받은 대로 따라야 한다고 배웠다.
어셔 시대 이후에 서구 세계에서는 이전에 받아들인 지식에 중점을 두는 성향이 점차 쇠퇴하고 독자적인 연구와 발견이라는 새로운 정신이 도래했다. 갈릴레오(1564~1642)는 중력을 연구하기 위해 경사면 아래로 구슬을 굴리면서 꼼꼼하게 측정함으로써 모든 물체가 각자의 ‘자연적인 위치’를 추구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애매한 개념을 밑바닥부터 흔들기 시작했다. 과학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적 담론에서 ‘문제 제기와 실험’ 방식이 등장하자 ‘믿고 순종하는’ 방식은 약화되었다. 뒤이은 계몽주의 시대에는 과학의 발전과 억압적 군주제에 대한 점증하는 불만에 힘입어 변화와 진보의 사상이 유럽 전역에서 나타났다. 아울러 사람들은 우주를 설명하고 사람의 운명을 개선하는 이성의 힘을 믿기 시작했다. 이러한 견해가 우위를 점하게 된 데에는 탁월한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이작 뉴턴(1643~1727)의 연구가 부분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뉴턴은 지구상의 물체 운동을 설명하는 수학적 법칙이 어떻게 천체의 운동까지도 지배하는지 보여 주었다. 뉴턴 이후 한 세기 반이 지나 위대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이 등장하여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생명체가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밝혀냈다. 다윈의 사상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정적인 세계관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다윈은 겉으로 아무런 유사성이 없는 수많은 사실이 일련의 통일된 변화 법칙으로 설명된다는 점을 보여 줌으로써 생물학을 ‘뉴턴’ 방식으로 바꾸었다.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력이 증진되어 산업혁명의 기초가 마련되었다. 이후 산업혁명은 부품을 갈아 끼울 수 있는 권총에서부터 자동차, 제트 비행기, 디지털 컴퓨터, 핵미사일 같은 온갖 신기한 물건을 대량생산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생물학이 이룩한 발견 덕분에 역병을 물리치고 건강을 증진시켜 사망률을 낮추었다. 그 결과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인구 증가가 뒤따랐다. 또한 이러한 생물학적 발견을 바탕으로 우리는 인류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어떻게 자연환경에 적응했는지, 어떻게 과학을 창조하고 적용할 만큼 똑똑한 존재가 되어 지구를 지배하는 동물로 등극하고 나아가 자기 앞에 놓인 운명에 대해서도 깊은 사고를 하게 되었는지 밝혀냈다.
산업혁명과 인구 폭발로 주변 환경을 바꾸는 인류의 능력이 급격히 커지면서 19~20세기에 인류는 여지껏 꿈도 꿔보지 못한 규모로 자연을 정복할 토대를 마련했다. 지구상의 많은 사회가 엄청난 넓이의 숲을 밀어내고 그 위에 농작물을 기르거나 도시를 건설했다. 아울러 전 세계 곳곳을 철도와 도로망으로 연결하고, 하늘을 제트 비행기로 뒤덮었으며, 자연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플라스틱과 그 밖의 화학제품을 끝없이 늘어놓았다. 이러한 광경이 처음에는 개선 행진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20세기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점차 학자와 사람들은 ‘정복’이 결국 지구 환경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으로 귀결되어 곧 인류의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물음―6000만 년 전 작고 미미한 생물체가 어떻게 지구를 지배하는 동물로 점차 발전해 왔는가 하는 물음―과 인류가 물리적·생물학적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에 영향을 받았는가 하는 물음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책에서는 과학자들이 인류의 기원에 대해 무엇을 발견했는지, 다양한 문화에 대해서 이제까지 밝혀낸 사실이 과연 무엇인지를 다루는 한편, 환경에 의해 어떻게 그러한 기원과 문화가 형성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인류의 미래가 형성될지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다. 또한 동전의 다른 중요한 측면, 즉 어떻게 지구 환경을 새롭게 고쳐서 인류가 나아갈 진행 경로의 방향을 정할지에 대해서도 논하려 한다. 이 책은 인간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과학적 발견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학자들이 인간과 주변 사물, 인간 활동의 극적인 결과에 대해 ‘무엇’을 알아냈는지, 또한 과학, 다시 말해 인류가 지구를 차지할 수 있도록 힘을 부여해 주었던 활동이 어떻게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낸 곤경을 보다 잘 이해하고 나아가 최악의 결과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해 설명한 책이다.
따라서 『진화의 종말』은 인류 상호간에, 또한 우리가 진화해 온 생물물리학적 세계와 어떠한 상호작용을 했는지, 그리고 인류가 어떻게 육지와 바다와 대기, 미생물(아마도!)과 식물과 동물을 지배하게 되는지에 대해 축약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인류가 사회적·생물물리학적 환경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기후변화, 유전자, 성, 종교, 전염병, 윤리, 교육, 정치, 핵전쟁 등 겉보기로는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주제에 관해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줄 수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인류의 지배적 지위가 지구 행성의 기능 수행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 결과 인류의 미래에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환경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는 시대여서 다소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상 이러한 논의가 전체적인 틀 속에서 이루어진 적은 거의 없다.
진화론적 시각을 따르는 전통적인 저서에서는 주로 ‘유전학적’ 진화, 즉 생물체가 후대에 물려주는 유전적 특질의 변화에 논의의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접근 방식에서는 개체가 일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물리적·생물학적 주변 상황, 한마디로 환경은 통상적으로 배경 요소로 간주된다. 환경은 기본적으로 유전적 변화의 요인―생물 개체군의 유전적 특질이 변하는 동안 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체군이 ‘적응해야’ 하는 대상―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실제로 유전자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은 양 면을 함께 고찰해야 한다. 사람들이 세균의 환경에 항생제를 첨가한 결과 세균이 유전적으로 내성이 생기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다. 아울러 세균의 환경이 정확히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했는지, 즉 세균의 환경에 어떠한 항생제를 얼마만큼 첨가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이에 대한 판단은 항생제 효능의 지속 및 건강 증진 효과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는 유전적 진화의 기본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하며 이는 생명에 대한 과학 전체에 근본적인 배경을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살충제 사용, 항생제 내성, 창발적 질병(인류가 전혀 예기치 못한 가운데 새롭게 등장하는 질병―옮긴이)의 위협과 같은 문제에 대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진화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대부분의 책에서는 ‘문화적’ 진화를 다루지 않는다. 문화적 진화란 사람들이 지니고 있지만 유전자에는 들어 있지 않은 정보의 변화를 말하며, 현재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는 데 유전적 진화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똑똑하고 행동 면에서 융통성이 있고 매우 사회적인 원숭이―우리 자신―를 형성한 원인은 유전적 진화이지만, 환경 변화와 관련된 행위의 대체적인 양상을 결정하는 원인은 유전적 진화의 업적을 토대로 이루어진 문화적 진화이다. 항생제와 이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응용하는 방법을 발견한 일은 작은 사례에 속하는 반면 과학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의 발전과 양산은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진화를 다루는 책이 환경과 문화적 진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경 과학에 관한 책은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유전적 진화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일은 전염병을 막고 적절한 어업 전략을 세우는 등의 과제와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이 큰 물고기를 잡는 데 주력한다면 작은 물고기를 낳게 하는 유전자를 지닌 물고기가 머지않아 우위를 점할 것이며, 그런 물고기는 큰 개체에 비해 수적으로 적은 새끼를 낳을 것이다. 유전적 지식을 갖추지 못한 어업 전략을 사용한다면 당신의 어망에는 점점 더 작은 물고기만 걸릴 것이며, 그나마 그 수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문화적 진화는 중요하다. 따라서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해결 방법이 명확한 유전적 진화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우리가 적절히 개입하기만 한다면 일정한 크기의 고기만 잡고 큰 고기도 더러 되돌려 보내는 고기잡이 문화를 새로이 정착시킬 수 있다. 게다가 문화적 진화와 관련된 문제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권력 관계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부족국가에서 어떻게 국가가 발전하여 그 결과 사회가 지구 환경을 위협할 정도로까지 조직화되고 전문화될 수 있었는지, 또한 파국을 막고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체제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진화와 인간의 기원을 이해하면 우리가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 가능한 운명, 다시 말해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고향 행성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운명의 선택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승리를 차지한 종이지만, 이제껏 우리에게 먹을 것과 물을 제공하고 만족스런 기후를 허락했던 체계를 위협함으로써 승리를 지속해 나갈 스스로의 능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인류의 생명 유지 체계라고 할 수 있는 자연 세계와 우리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이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은 호모 사피엔스가 처한 곤경을 심화하는 데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은 많은 사람이 의식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제기한다. 특히 인간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한 변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 여기서 지속적인 변화란, 인간 개체군이나 다른 생물체의 유전적 진화, 사회 내부 또는 사회 간의 문화적 진화, 자연적 요인과 인간이 만든 요인으로 말미암아 행성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변화하는 행성의 진화가 한데 뒤섞여 있는 모습을 말한다. 이는 놀라운 이야기이며 지금도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과거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고 오늘이라는 현재를 만들어 낸 다양한 요인을 이해할 때, 우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보다 나은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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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폴 R. 에얼릭 Paul R. Ehrlich
스탠퍼드대학 생명과학 교수이자 인구학 교수이다. 진화, 생태학, 인간생물학 분야의 전문가로 곤충 개체군 역학, 식물과 초식동물의 공진화, 인간의 문화적 진화 등을 연구했으며 『인구폭발』(The Population Bomb), 『인간의 본성들』『자연은 알고 있다』 등 40권이 넘는 책을 썼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노벨과학상에서 제외된 분야에 수여하는 크라포르드(Crafoord)상을 받았으며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연구원, 영국 생태학회 명예회원, 전미 과학아카데미와 미국 철학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맥아더 펠로십, 볼보 환경 상, 열대 생태학 국제센터의 세계 생태학 메달, 국제 생태학 연구소의 ECI 상, 환경과학 분야의 하이네켄 박사 상, 블루 플래닛 상, 미국 생태학회의 ‘뛰어난 생태학자 상’ 등을 받았다. 로저 토리 피터슨 기념훈장의 제1회 수상자이기도 하다.
앤 H. 에얼릭 Anne H. Ehrlich
스탠퍼드대학 생명과학부 선임 연구원이자 스탠퍼드 보존생물학센터 정책기획관이다. 또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와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의 연구원이다. 시에라 클럽(Sierra Club) 등 여러 환경단체와 함께 활동하고 있으며, 인구, 자원, 환경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핵무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보이지 않는 위험』(HIdden Dangers)의 공동 편집자이며 폴 에얼릭과 많은 책을 함께 썼다. 이들은 또 유엔환경계획의 사사카와 환경 상, 환경 분야 하인즈 상(Heinz Award), 미국 인도주의자 협회의 ‘우수 봉사 상’, 핵시대 평화재단의 ‘우수 평화지도자 상’, 환경 분야에 업적을 쌓은 사람에게 수여하는 타일러 상을 공동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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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하윤숙
국문학을 전공한 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폰더 씨의 실천하는 하루』『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자동차의 역사』『제인 오스틴의 미로』『수퍼히어로, 미국을 말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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