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머리말 l 쓰레기 또 쓰레기
소비를 조장함으로써 생산을 이어가는 사회는 쓰레기 위에
세워진 사회이며, 그런 사회는 모래밭에 지은 집과 같다.
도로시 세이어스(Dorothy L. Sayers)
『왜 일하는가?』(Why Work?), 1942
우주에서 지구를 볼 때 눈에 띄는 문명의 흔적이 몇 가지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 피라미드, 그리고 뉴욕 시 남서부 끝에 있는 또 다른 문명의 유적인 프레시킬스(Fresh Kills) 매립지다. 9·11의 피 묻은 잔해가 묻힌 이 거대한 쓰레기 더미는 마치 엉뚱한 곳에 서 있는 서부의 산 같다. 53년간 묻혀온 쓰레기들은 대부분 흙과 풀로 뒤덮인 비탈을 이루고, 멀지 않은 곳에 강어귀처럼 생긴 곳이 눈에 띈다. 날이 흐릴 때면 과거의 소비가 뿜어내는 메탄 악취가 언덕의 좁은 도랑마다 피어오른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는 독성을 띤 침출수가 주변의 땅과 지하수로 흘러든다. 쓰레기가 한 나라라면, 이곳은 그 나라의 수도다. 이곳은 몹시 놀라운 곳이지만, 그 어마어마한 규모 말고는 그리 특별할 것도 없다.
2003년에 미국인들은 종이, 유리, 플라스틱, 목재, 음식물, 금속, 의류, 폐가전제품과 그 밖의 쓰레기를 무려 2억 2650만 톤 가까이 버렸다. 쓸모가 다했거나 중고가 되었거나 고장 난 물건들이 날마다 집, 회사, 자동차에서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태워지고 바다에 버려지고, 아니면 보통 흙과 풀씨로 이루어진 문명의 덮개 아래에 묻힌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쓰레기 생산자로, 지구 자원의 30퍼센트를 소비하며 전체 쓰레기의 30퍼센트를 생산한다. 하지만 미국에는 전체 지구인의 4퍼센트만이 살고 있을 뿐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1인당 한 해에 쓰레기를 725킬로그램이 넘게 버린다. 날마다 2킬로그램 넘게 버리는 것이다. 미국이 만들어낸 쓰레기 산은 지난 세대에만 두 곱으로 늘어났다.
테이크아웃 음식을 먹고, 구두를 한 켤레 사고, 신문을 읽자마자 골치 아픈 쓰레기가 눈앞에 생긴다. 고장 난 토스터, 말썽을 부리는 휴대폰, 먹통이 돼버린 VCR을 구태여 고칠 필요가 없다. 요즘에는 낡은 물건은 버리고 신제품을 사는 것이 훨씬 돈이 덜 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겨나는 쓰레기 앞에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쓰레기를 줄일 방법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우리가 버린 폐기물이 곧바로 다른 데로 치워지지 않는다면 이런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2003년 쓰레기 파업 때 시카고의 어느 저널리스트가 쓴 글에서 그 괴로움을 읽을 수 있다.
“나는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 정말로. 하지만 더 큰 마시멜로가 들어 있는 대용량 럭키참스 시리얼 상자들과 콘에어(소형 전기용품 브랜드―옮긴이) 포장상자, 빈 물병들과 찢어진 『인스타일(Instyle)』 잡지들, 굳어버린 빨간 버스 스톱 크림슨 매니큐어, 갭(의류 브랜드―옮긴이) 쇼핑백을 보면… 내가 과연 내 몫을 다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진다. 쌓여만 가는 쓰레기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이 소비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소비하고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많이 낭비하고 있는가. 누군가 와서 이걸 치워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요새 쓰레기 수거가 중단되는 일은 드물다. 대부분의 경우 쓰레기는 정해진 시간에 치워진다. 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더라도 한 가지 의문은 떠나지 않는다. 쓰레기는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인가? 1989년의 인기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Sex, Lies, and Videotape)의 처음에 나오는 대사는 이렇듯 감춰져 있는 의문을 표면으로 끄집어낸다. 앤디 맥도웰이 연기한 인물은 의사에게 이렇게 털어놓는다. “쓰레기만 생각했어요. 일주일 내내 생각한 게 쓰레기예요. … 궁금해요. 쓰레기가 엄청 많잖아요. 가장 걱정스러운 건 언젠가 이 쓰레기를 쌓아둘 곳이 없어질 게 분명하다는 거예요.”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만들어내는 어마어마한 쓰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적어도 걱정스러워하고 불편해한다.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는 건지 잘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쓰레기는 일상생활의 괴로운 요소이며, 결코 사라지지 않는 더 큰 문제들과 연결된다.
쓰레기란 잉여 위에 부패와 오물이 덧씌워진 교과서다. 버려진 플라스틱 포장재의 아름다운 이미지 옆에서 천연물질이 썩고 있다. 디자인이 화려한 물건들―다 쓴 전구나 배터리―이 위생 냅킨과 썩어가는 고기 조각 틈에 놓여 있다. 쓰레기는 깨끗하고 이로운 것과 더럽고 해로운 것을 가르는 경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상생활과, 생태적 위기라는 깊고도 추상적인 공포의 눈에 보이는 접점이다. 우리는 쓰레기를 통해 산업사회가 자연과 인간의 노동에 관계하는 논리를 읽을 수 있다. 여기서 갑자기 모든 게 뒤섞인다. 노동, 자연, 땅, 생산, 소비, 과거와 미래가. 쓰레기 속에서 우리는 지구를 관리할 계획이 없다는 물질적 증거를 발견한다. 자원은 보존되지 않고 있으며, 쓰레기와 파괴는 필연적으로 소비사회의 닮은꼴이라는 증거를 찾게 된다.
이 책은 가정용 쓰레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정용 쓰레기는 ‘자치단체 고형폐기물’이라 불리는 것으로, 부엌, 욕실, 호텔, 학교, 상점 및 사무실,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포함한다. 광업, 농업, 제조업, 석유화학 분야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가정용 폐기물의 70배가 넘긴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상생활의 쓰레기다. 우리가 그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쓰레기 생태학
쓰레기가 환경에 직접 미치는 영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쓰레기가 많아진다는 건 디젤 배기가스를 내뿜는 수거차량이 더 많이 돌아다닌다는 걸 뜻한다. 소각장은 공기 중에 유독물질을 배출하며 쓰레기를 태운 재 찌꺼기는 흙과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 매립지는 암처럼 전국으로 전이되어 지하수에 해로운 성분을 녹아들게 하고, 알려지지 않은 환경 문제를 미래 세대에 넘겨준다.
쓰레기 무덤은 지난 스무 해 동안 더욱 엄격한 환경 대책에 맞닥뜨렸다. 국가 기준들이 마련된 것은 겨우 10여 년 전의 일이다. 다시 말해 전국의 수많은 쓰레기 매립지들이 아직도 더 새롭고 더 강화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지역의 대수층, 흙, 그리고 공기를 더럽히고 있다.
매립지는 오수뿐 아니라 썩어가는 쓰레기가 내뿜는 ‘매립가스’도 방출한다. 이 불쾌한 운무는 대개 고인화성 물질인 메탄을 함유하고 있는데, 메탄은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에 따르면, “메탄이 특히 걱정스러운 이유는 대기 중에 열을 가두는 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스물한 곱절이 크기 때문이다.” 접착제, 가정용 세제, 플라스틱과 페인트에서 나오는 해로운 기체도 매립가스를 만든다. 여기에는 이산화탄소, 유해 대기오염물질(HAP)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포함된다. 또 다른 EPA 자료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VOC의 배출은 지상에서 오존의 형성(스모그)에 기여한다. 오존은 식물의 성장을 감소시키거나 성장에 해를 입힐 뿐 아니라 사람에게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 HAP에 노출되면 암, 호흡기 장애, 중추신경계 손상 같은 갖가지 건강상의 문제가 생긴다.”
소각장도 골칫거리다. UN 환경프로그램(United Environment Programme)의 2000년 조사에 따르면, 자치도시의 쓰레기 소각장은 전 세계 다이옥신 가운데 69퍼센트를 배출하는 주범이었다. 다이옥신은 현존하는 유독물질 가운데 가장 맹독성의 물질로 분류된다. 최신의 여과장치를 갖춘 소각장에서도 다이옥신이 소멸되거나 중화될 수 없는 이유는 다이옥신이 소각 과정 자체에서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종이나 플라스틱 같은 일상생활의 물자들이 뒤섞인 채 소각되면서 다이옥신을 만들어내고, 다이옥신은 공기 중으로 배출되거나 재 찌꺼기에 남는다. 소각장은 산성가스(산성비의 원인), 분진, 일산화탄소와 수은도 배출한다. 매립되는 남은 재에도 납, 수은, 카드뮴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유독물질이 들어 있다.
포장재는 가장 많고,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폐기물 종류다. 지역 폐기물의 30퍼센트를 넘게 차지하며 그 가운데 40퍼센트가 플라스틱이다. 오늘날 폴리머(polymer)는 미국의 소각장과 매립지 어디에나 있다. 소각장과 매립지에 텔레비전, 컴퓨터, 핸드폰, 의료 폐기물, 탄산음료수병, 셀로판 포장지가 넘쳐흐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폴리머는 회복력이 뛰어나고 유독하기 때문에 환경에 안전하게 머물 수 없다. 평균적으로 플라스틱은 200년, 400년, 아니 1천 년 동안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고 하는데, 이는 모두 추측일 뿐이다. 지표에 놓인 플라스틱은 끊임없이 닳아가며 해로운 물질을 대기로 ‘내뿜는다.’ 땅속에 묻힌 플라스틱 수지는 물과 흙에 유독물질을 방출한다. 폴리머는 생산 공정에서 노동자들과 환경에 매우 위해한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지난 50년간 미국 플라스틱 업계는 전성기를 이루며 다른 모든 제조업 연간 성장률의 두 배 속도로 성장했다. 이것이 오늘날 태평양 한가운데 동물성 플랑크톤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여섯 곱절이 더 많은 이유일 것이다.
재활용이 쓰레기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되었지만 압도적인 쓰레기 양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미국 제품의 약 80퍼센트가 딱 한 번 사용되고 버려진다. 미국 전역에 9천 개가 넘는 길거리 재활용 프로그램이 있지만 많은 도시에서는 재활용 품목을 모으지 않는다. 금속류와 유리를 착실히 분리하고 나서도 이를 구매하는 곳이 없어 아직까지 상당부분이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실려 간다. 재생 센터로 보내진 재료는 저가의 ‘새’ 원료와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면 폐기처분된다. 게다가 재활용을 확대하는 데 따르는 제약 때문에 미국의 생산자들은 구태여 재가공된 재료를 쓸 필요가 없다. 그래도 대부분의 제조업자들은 자사의 컨테이너에 환경친화적인 재활용 마크를 그려 넣고 다닌다.
놀랍겠지만 전체 종이의 50퍼센트가 쓰레기로 버려진다.(사실 종이는 미국 매립지에 버려지는 폐기물 가운데 반을 차지한다.) 오늘날 전체 플라스틱의 5퍼센트만이 재활용되며, 전체 유리그릇의 3분의 2와 알루미늄 음료수 캔의 반이 버려진다. 내용물이 비워지자마자, 그리고 때로는 구입하고 나서 몇 분도 안 되어 포장재는 쓰레기 신세로 전락한다.
환경적 재앙이라 할 만한 대량소비 사회의 결과는 또 있다. 겉으로는 쓰레기와 관련된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도 이는 엄청난 쓰레기를 생산하는 시스템과 분명히 연관되어 있다. 제조업이 어마어마한 폐기물을 만들어낼 때, 우리가 내버리는 캔, 병, 전자제품을 수도 없이 만들어내는 대량생산은 원료에 대한 탐욕스러운 욕구 때문에 자연을 파괴한다. 목재, 천연가스, 원유와 석탄의 채취, 그리고 어마어마한 물과 전력의 사용, 이 모든 것이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가속화한다.
기상예보: 극단적 기후 변화
기후 변화 속도는 환경의 건강함을 판단하는 가장 넓은 지표이고 쓰레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쓰레기가 많아질수록 쓰레기 양을 줄이는 대체상품을 만들어내고자 오염을 유발하는 가공 공정에 더 의존하게 된다. 최근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는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교토의정서를 위반하면서(미국은 교토의정서 합의를 거부한다), 화석연료 사용―열을 가두는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에서 비롯되는 미국의 탄소 배출은 1990~ 2000년에 무려 20퍼센트가 증가했다.
극단적 기후 변화로 이미 종말론적 시나리오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이러한 탄소 배출의 결과일 것이다. 2003년 프랑스를 덮친 폭염으로 1만 5천 명이 사망했다. 2004년에는 네 번의 허리케인이 카리브 제도와 플로리다를 강타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집을 잃었다. 플로리다에서 입은 손해만 250억 달러로 추산된다. 지구 반대편의 방글라데시는 2004년 여름에 반세기 중 최악의 홍수를 겪었다. 800명가량이 홍수에 휩쓸려 죽었고 3천만 인구가 집을 잃었으며 수많은 농작물이 못 쓰게 되었다. 비바람이 도로, 농업, 산업에 입힌 피해는 60억 달러가 넘었다.
선진국에서 지구 남반구 국가로 수출되는 것은 연쇄적인 환경적 재앙만이 아니다. 대량생산, 소비, 그리고 낭비 유형까지 수출된다. 공장은 더욱 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나가면서 생산 환경까지 이전한다. 지구 북반구의 강력한 환경 규제를 벗어나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와 오염을 퍼뜨리는 것이다.
인도 같은 나라에서 소비가 바뀌고 있다. 사람들은 도기 찻잔 대신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병을 쓰고 버린다. 땅에 해롭지 않은 도기가 아니라 환경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이 묻히거나 태워진다. 개발도상국에서 비닐 쇼핑백이 넘쳐난다. 중국에서는 이를 ‘백색오염(white pollution)’이라 하고 남아프리카에서는 버려지는 폴리머 봉지를 ‘국화(national flower)’라 부른다. 인도에는 어딜 가나 비닐봉지가 널려 있다. 나무에 걸려 있고, 길바닥을 굴러다니고, 강물에 떠다니고, 풀을 뜯어먹던 신성한 암소가 비닐을 삼켜 질식하기도 한다. 비닐봉지가 하수관을 막아 물이 범람하는 일이 잦아지자 방글라데시 정부는 2002년에 일회용 비닐봉지 제조를 금지했다.
날이 갈수록 새로운 쓰레기가 생겨나고 그 양도 불어나면서 미국 폐기물의 상당량이 해외로 수출되어 재활용되거나 폐기된다. 중고 플라스틱 병, 금속 조각, 쓰다 남은 화학약품, 그리고 버려진 텔레비전, 컴퓨터, 휴대폰 등등 ‘전자폐기물(e-waste)’이라 불리는 여러 전자제품 쓰레기를 아우르는 새로운 범주의 쓰레기들이 모두 해외로 나간다. 외국의 쓰레기 처리 회사가 미국―세계 최대 소비자―에서 폐기물을 구매하는 비율이 무척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쓰레기 수출 산업은 1997년에는 그 수익이 2억 달러를 밑돌았으나, 2002년에는 10억 달러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신제품 운동화, 테플론 식기, CD 플레이어를 미국에 싣고 온 컨테이너 선박들은 자국으로 돌아갈 때는 미국의 쓰레기를 싣고 간다.
어떻게 이 지경이 되었을까? 소비는 미국적 삶과 경제적 번영의 중심부에 놓여 있으며 쓰레기는 소비에 내재해 있다. 쓰레기의 양산은 자연법칙이나 알 수 없는 근본적인 흐름의 산물이 아니라, 역사의 산물이며 사회적 힘의 산물이다.
세계의 쓰레기가 언제나 오늘날과 같았던 건 아니다. 19세기에 쓰레기는 분류되었고, 자치지역의 쓰레기는 퇴비가 되었다. 폐기물 신세로 가정을 벗어난 모든 종류의 물자는 대부분 재사용되었다. 하지만 산업화와 함께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생산 체제는 급속하게 변화했고 쓰레기도 변했다. 버려지는 것들마저 점점 더 독점기업의 힘으로 정해진다. 한편으로는 제조업자?마케팅 담당자 광고업자의 힘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사(Waste Management Inc., WMI) 같은 거대기업의 힘으로. 미국의 연간 소비가 11조 달러 규모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폐기물 관리와 처리 비용이 500억 달러에 이르는 오늘날, 쓰레기가 너무나 많다는 것은, 그리고 쓰레기가 좋은 사업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l 제1장 l 쓰레기의 흐름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쓰레기를 거둬 가는 밤에 쓰레기통을 내놓았다가 이튿날 아침 비워진 통을 들여간다. 수거차량이 집 앞을 스쳐 지나가는 걸 언뜻 보는 일 말고는, 자기들이 버린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쓰레기가 ‘적당한’ 곳에 깔끔하게 버려진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쓰레기 폐기장은 더럽고 은밀하며 단기적인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베일에 가려진 폐기물 처리 과정의 더러운 이야기는 우리가 내놓은 쓰레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뿐 아니라, 우리가 쓰고 버린 물건들을 없애는 데 어마어마한 자원이 소비된다는 것도 알려준다.
어떤 이들은 길가에 내놓은 가득 찬 쓰레기통이 쓰레기의 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는 사실 자치단체 위생국이 ‘쓰레기의 흐름’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하는 과정의 시작일 뿐이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과정은 길고도 복잡한 시스템을 거친다. 이 시스템은 불쾌하면서도 이상하게 흥미롭고, 우리 일상생활의 흐름과 시장의 신진대사에 꼭 필요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수거
이른 새벽 어둑어둑하고 쌀쌀한 공기 속에 커다란 쓰레기 수거트럭이 쓰레기를 거두며 동네 길거리를 지나간다. 집집마다 내놓은 쓰레기통의 내용물을 한 사람이 트럭 뒤편의 압축기에 쏟아놓는다. 곧바로 유압식 압축기가 불순물을 빨아들이며 차체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수거가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부분이기 때문에 쓰레기를 압축시킨다는 것은 수거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쓸 수 있는 물건들도 곧바로 폐기되어 재활용할 수 없게 된다. 트럭이 가득 차면 수거트럭은 쓰레기를 임시로 모아두는 적환장으로 가서 쓰레기를 부린다. 쓰레기를 내려놓은 트럭들은 다음 수거지로 이동해 다시 쓰레기를 거둔다. 이렇게 수거지와 적환장을 돌면서 하루 일을 마친다.
적환장 이용 방식은 초기 쓰레기 수거 방식이 형성된 19세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똑같다. 수거꾼 한 사람이 날라 올 수 있는 쓰레기 양은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쓰레기를 임시로 쌓아둘, 전략적으로 위치한 쓰레기 적환장은 필수적이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적환장은 엄청나게 큰 저장소이거나 창고이거나 땅인 경우가 많다. 그래야 어마어마하게 많은 쓰레기를 부려놓고 분류하고 모아서, 대형 트레일러트럭이나 철도 차량, 짐배 등에 실을 수 있다. 적환장은 고속도로나 운하, 철도 부근에 있는 가난한 노동계급의 주거지역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은데, 악취를 풍기며 땅을 오염시킨다. 트럭이 쉴 새 없이 배기가스를 내뿜고 쥐와 해충들이 득실댄다.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쓰레기 처리장은 그 규모의 도시에 매우 전형적이다. 주 규모의 민간 쓰레기업체인 노컬(Norcal)이 운영하는 처리장은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다. 주요 고속도로와 몇 군데의 공공주택 단지, 노동계급 이민자 거주지 사이에 위치한 곳이다. 시에서 나오는 가정용 쓰레기의 대부분과 일부 상업용 폐기물이 5만 평이 넘는 이 거대한 처리장에서 처리된다.
처리장에는 비포장도로로 연결되는 낮은 산업용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동굴처럼 지붕이 둥근 커다란 창고에 쓰레기 압축 트럭이 줄지어 들어가고 줄지어 나온다. 노컬 직원들은 이 창고를 ‘갱도(The Pit)’라 부르는데, 유압식 수거트럭들이 여기에 찢어지고 터진 비닐 쓰레기 봉지들을 수도 없이 게워낸다. 썩어가는 쓰레기로 가득 찬 미식축구장 크기의 콘크리트 협곡에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가 쏟아져 내린다. 끼룩끼룩 갈매기가 울며 그 위를 맴돈다.
이 소름 끼치는 풍경 속에서, 끈적거리는 오물 속에 반쯤 빠져 움직이는 불도저가 보인다. 오물이 튀어 앞 유리에 덕지덕지 붙은 채 운전자의 시야를 막고 있다. 불도저는 쓰레기 속에서 흔들흔들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트럭이 쓰레기를 쏟아놓은 곳에서 쓰레기를 누른 다음 다른 곳으로 나른다. 갱도의 높디높은 금속 지붕에서 물안개를 뿜어내려 먼지와 종이를 가라앉힌다. 악취는 참을 수가 없다. 구리고 비릿하고 끔찍한 냄새가 옷과 피부에 스며들고 코와 입 속에서 맴돈다. 쓰레기 노동자들은 아무리 씻어도 그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 일이 끝나갈 즈음 불도저의 2미터짜리 강철 삽날이 이 뭉개진 쓰레기를 화물 컨테이너에 퍼 넣고, 이 컨테이너는 트럭에 실려 동쪽으로 80킬로미터 떨어진 노컬의 앨터몬트(Altamont) 매립지로 간다.(다른 적환장에서는 쓰레기를 소각장으로 보내기도 한다.)
이 부지의 서쪽에 자리 잡은 주름 모양의 또 다른 거대한 강철 구조물 안에는 물자재생시설(Materials Recovery Facility, MRF)이 있다. 여기서 쓰레기의 긍정적 부분인 재활용을 알게 된다. 수거트럭이 싣고 온 유리, 플라스틱, 금속은 넓은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가 기계적인 분류 과정을 거친다. 먼저 압축 공기가 뿜어지며 벨트에서 가벼운 플라스틱을 날려 무거운 금속과 유리만 남긴다. 플라스틱은 위쪽의 큰 관으로 빨려들어 창고의 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 동굴처럼 내부가 뻥 뚫린 방에는 다 쓴 우유병, 물병, 요구르트병 등이 6미터 높이로 쌓여 있다.
그리고 구멍 난 컨베이어 벨트에 재활용품을 올리면 벨트가 흔들리고 덜컹거리며 깨진 유리를 걸러낸다. 유리 조각은 구멍을 통해 아래쪽의 용기에 떨어진다.(깨진 유리는 온전한 유리병보다 낮은 가격에 따로 팔린다.) 그 다음 강력한 자석들을 거치면서 철금속이 분류되면, 남는 것은 대부분 값나가고 팔기도 쉬운 알루미늄이다.(알루미늄은 현대 쓰레기의 물결 속에서 수익을 남기면서 제대로 재활용되는 유일한 품목이다.) 노동자들이 전체 과정을 감독하며 오염 상태를 점검하거나 기계가 할 수 없는 분류 작업, 이를테면 초록색 병과 투명한 병, 노란색 병을 분류하는 일을 한다. 이 복잡한 컨베이어 시스템의 마지막 단계에서 각각의 벨트는 분류된 물자를 해당 용기에 떨어뜨린다.
노컬의 갱도와 물자재생시설 중간에는 콘크리트 판과 금속으로 이루어진 창고가 또 있다. 여기서 종이를 분류하고 묶음으로 만든다. 종이를 산더미처럼 실은 트럭이 신문, 폐기된 우편물, 서류, 갈색 식료품 종이봉투에 들어 있는 잡지 등을 부린다. 길쭉하고 일부가 열리며 수거 공간이 나뉘어 있는 이 트럭은 쓰레기 수거차량처럼 종이를 압축하지는 않고 그대로 미끄러뜨려 떨어뜨린다. 흙먼지와는 다른 종이 먼지가 뿌옇게 일어난다. 트랙터가 이 종이를 모아 압축처리기(baler)에 넣으면, 시끄러운 소리가 나며 단단히 눌린 커다란 종이 덩어리들이 배출된다. 지게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이 덩어리들을 순서대로 늘어놓아 쉽게 옮겨 나를 수 있는 모양으로 만들면 또 다른 트럭들이 이들을 싣고 간다. 다른 재활용품과 마찬가지로 재활용센터로 가기도 하고, 대개의 경우는 중개인에게 팔고 중개인들이 다시 다른 곳에 판다.
무질서한 노컬 적환장 너머로 풀이 돋은 완만한 언덕이 보인다. 그 남쪽 면은 노동자들이 망각 속에서 구출해 낸 쓰레기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모자이크 같다. 지저분한 솜인형들이 빛바랜 플라스틱 도깨비들과 놀고 있다. 장난감, 낡은 크리스마스 장식품, 카우보이모자나 고풍스러운 램프 같은 특이한 물건들, 또 반쯤 묻힌 디스코 조명들이 점점 늘어가는 쓰레기 더미를 채우고 있다. 버려진 잡동사니들이 언제나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그곳은 울타리로 구획을 지은 이 처리장에서 눈에 확 띈다. 버려지면서 사라지는 모든 물건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듯한 모습이다. 자동차 사망사고가 일어난 거리 모퉁이에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게 생겨난 제단을 닮았다. 그토록 많은 쓰레기를 목격하고 난 마음을 표현한 일종의 민속예술 같다고나 할까.
사라짐
적환장을 떠난 쓰레기는 소각장으로 가거나, 더 흔하게는 ‘위생매립지(sanitary landfill)’로 간다. 땅속에 밀봉된 플라스틱 ‘세포(cell)’에 쓰레기를 집어넣는 최신 매립지는 최대한 압축시킨 쓰레기를 영원히 보관하리라 기대된다. 앞선 방식들과는 달리, 오늘날 가장 진보된 매립지는 정확하고 철저하게 운영되며 폐수와 유독가스 배출 감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 문화의 다른 많은 분야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매립지는 놀라운 규모를 자랑한다. 이 새로운 시설의 이름은 ‘초대형 매립지(mega-fill)’다. 초대형 매립지를 구성하고 있는 지하 세포들은 만여 평에서 10만여 평, 깊이는 몇 십 미터에 이른다. 버지니아의 어느 초대형 매립지 용적은 미식축구장 천 개 길이에 그 깊이가 워싱턴기념탑 높이와 맞먹는다(100여 킬로미터 길이에 170미터 깊이다.―옮긴이). 연구, 개발, 그리고 건설에 천여 평당 평균 50만 달러가 투입된 이 새로운 쓰레기 무덤은 무시무시하고 오싹한 광경이다.
매립지가 도시 외곽이나 교통망이 끊긴 지역으로 밀려난 뒤, 풀로 덮인 층층의 경사면으로 위장되는 이유가 있다. 쓰레기가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고, 악취 속에 살면서 파괴의 규모를 목격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어려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쓰레기로만 이루어진 90미터 높이의 언덕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사(WMI)의 ‘매립공사 및 쓰레기 시스템(Geological Reclamation Operations and Waste Systems, GROWS)’ 매립지 꼭대기에 올라보면 그 엄청난 소비와 낭비의 논리가 드러난다. 쓰레기를 쏟아 버리는 매립지의 ‘작업 현장’은 4만 평에서 벌어지는 악몽이다. 기괴하고 지저분한 이 현장에는 트레일러트럭, 노란 불도저, 압축기, 증기롤러와 방수차들이 득실거린다. 그들은 슬로모션으로 움직이며 이 초현실적인 장면을 통해 지구를 쓰레기 이미지로 재생산한다. 바다갈매기 떼는 하늘을 떠돌다가 썩어가는 쓰레기 더미로 곤두박질한다. 걷는 걸음마다 발이 푹푹 빠진다. 포테이토칩 봉지와 스페어타이어는 마치 지표로 떠오르려는 듯 검은 흙을 뚫고 나와 있다. 냄새는 고약하고 시큼하다.
GROWS(grow는 커진다, 성장한다는 뜻―옮긴이)라는 맞춤한 이름의 매립지는 펜실베이니아 주 모리스빌 외곽에 있는 700만여 평 규모의 초대형 WMI 쓰레기 처리시설의 일부다. 2002년 현재, GROWS는 뉴욕 시 쓰레기를 반입하는 유일 최대의 매립지이며, 펜실베이니아에서 가장 큰 매립지 가운데 하나다. 뉴욕과 다른 대도시 중심지에서 수거한 쓰레기들은 버지니아, 오하이오를 비롯한 여러 주로 수송되는데, 펜실베이니아는 미국의 대표적인 쓰레기 반입지다. WMI의 처리시설에는 쓰레기 소각로, 신형 매립지, 재활용센터, 낙엽퇴비소, 채토장 두 군데를 비롯해 회사에서 끊임없이 광고하는, 재건된 야생동물 서식지가 포함되어 있다.
델라웨어 강둑에 자리한 이 땅은 오래전부터 기업의 땅으로 이용되어 왔다. 넓게 퍼져 있지만 지금은 거의 휴업 중인 US스틸(United States Steel) 공장을 내려다보는 세계 최대 쓰레기 기업 WMI는 지난날 워너 사(Warner Company)의 부지에 들어서 있다. 지난 세기에 워너는 자갈과 모래를 채취해 상당량을 필라델피아의 시멘트 공장으로 수송했는데, 이러던 곳이 이제 거꾸로 된 광산으로 변해 왔다. 무언가를 캐내는 곳이 아니라, 수많은 일꾼들이 날마다 1800만 킬로그램의 도시 쓰레기를 부려놓고 다져넣고 땅에 묻는 광산이 된 것이다.
다시 GROWS 매립지 꼭대기로 돌아가 보자. 작업 현장의 가장 아랫줄에 모여 있는 20톤짜리 덤프트럭들이 악취를 풍기는 화물을 부린다. 몇 미터 위 흙비탈에서는 더 큰 트레일러들이 세미트럭에서 줄지어 분리된다. 거대한 유압식 리프트가 번개 같은 속도로 컨테이너를 차례차례 거의 수직으로 기울이면 24톤의 썩어가는 쓰레기 폭포가 그날의 추악한 쓰레기 골짜기로 쏟아져 내린다. 바퀴에 거대한 금속 스파이크가 달린 불도저처럼 생긴 ‘매립지 다짐기’는 흔들흔들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50톤 무게로 쓰레기를 땅속으로 짓이겨 넣는다. 이것보다 작은 ‘굴착기’는 탱크 바퀴로 굴러다니면서 부엌과 사무실에서 나온 폐기물들을 다짐기가 이동하는 길에 밀어 넣는다. 단 몇 사람이 매립 과정을 지휘하는 이곳은 기름칠이 잘된 기계처럼 매끄럽게 돌아간다.
매립지의 작업 현장에서 몇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썩은 냄새를 맡거나 쓰레기를 보기 힘들다. 현장의 매립지 두 곳을 에워싼 10미터 높이의 ‘쓰레기 차단용’ 울타리 덕택이다. 예비수단으로, ‘종이 수거인’들이 지속적으로 순찰하며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거둬 간다. 울타리 위, 길, 언덕에 점점이 자리 잡은 분무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약품과 물의 혼합액을 공기 중에 분사한다. 이것이 냄새 분자와 결합해 분자를 땅으로 떨어뜨린다.
새로운 최신형 매립지에서는 쓰레기를 담는 세포들이 ‘라이너(liner)’라는 것의 위에 놓인다. 라이너는 땅속의 거대한 주머니로, 침출수―오염된 물과 땅에 묻힌 쓰레기에 스미는 빗물―를 모아 근처의 침출수 처리시설로 보내서 지하수의 오염을 방지한다. WMI의 모리스빌 매립지 두 곳에서는 날마다 평균 40만 리터를 걸러낸다. 유독성 물이 주변의 지하수를 오염시키면 그 결과는 매우 끔찍할 것이다.
라이너는 지형과 기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만든다. 흙을 몇 미터 깊이로 단단히 다져 넣고 벤토나이트 점토(‘클레이맥스[Claymax]’)를 1센티미터 조금 더 되는 두께로 깐다. 그 다음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우유나 세제 병에 쓰이는 물질을 더 두껍게 만든 것) 소재로 된 60밀리미터 규격의 검정 플라스틱 널을 얹는다. 그 위에 1인치 두께의 플라스틱 배수망을 올리고, 다시 벤토나이트 패딩을 얹고 60밀리미터의 HDPE를 깐다. 그리고 1센티미터가 조금 넘는 두께의 합성 펠트 섬유를 얹어 그 밑의 층들을 보호한다. 제일 위에는 45센티미터 높이로 자갈을 깔아 배수가 잘되게 한다.
쓰레기가 세포에 가득 차려면 몇 해가 걸릴 수도 있다. 쓰레기로 채워진 세포는 밀봉되거나, ‘뚜껑이 덮인다.’ 쓰레기를 몇 십 센티미터 높이의 흙으로 덮고 그 위에 다시 쓰레기를 쌓고 또 흙으로 덮은 뒤 증기롤러로 다지는 것이 밀봉 과정이다. 그런 다음 플라스틱 널, 망, 클레이맥스를 세포 위에 덮고 아래쪽 라이너와 연결하면 다 닳은 구두, 지저분한 기저귀, 낡은 TV, 못 쓰게 된 포장지들이 모두 완벽하게 포장되는 것이다.
뚜껑이 덮인 매립지는 다양한 주 법규와 연방법에 합치되는지 지속적으로 감독된다. 이들 법규의 상당수는 1970년의 청정대기법(Clean Air Act)과 1972년의 청정수질법(Clean Water Act)을 바탕으로 생겨났다. 최신 공법의 매립지 운영자들은 침출수와 지하수의 유독성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한다. 그리고 ‘매립지 가스’―썩어가는 쓰레기가 방출하는 메탄, 이산화탄소, 휘발성 유기화합물, 유해 대기오염물질, 악취가 나는 화합물―를 추출한다. 밀봉된 매립지에 정(井)을 박아 썩어가는 쓰레기에서 진공 방식으로 증기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적절하게 처리하면, 이들 가스는 소각(‘소멸’)되거나 전기로 바뀔 수 있다.
아무런 탈이 없을 때 매립지는 이렇게 돌아간다. 놀라울 것도 없지만, 이런 발전된 매립지에도 결함이 있다. 버지니아의 초대형 매립지에서 근무자들과 감시위원들이 오염물질을 발견했는데, 이는 금지된 유해유독 폐기물을 허용된 폐기물과 불법적으로 섞어 처리하는 ‘칵테일링(cocktailing)’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혈액, 화학요법 폐기물, 생물학적 위험물 폐기물, 인간의 신체 일부, 방사성 폐기물을 비롯한 의료 폐기물, 석면이나 납 페인트 같은 산업 폐기물이 발견되곤 했다. 버지니아의 초대형 매립지 두 군데에서는 지하수가 중금속에 오염되어 이들 시설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쓰레기 처리의 새로운 방법은 산업의 주도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급스러운 매립지 건설에는 비용이 매우 많이 들기 때문에 쓰레기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소규모 기업과 자치단체는 점점 줄어들고, WMI같이 자본 규모가 큰 공룡기업이나 이 사업을 할 수 있다. 처리업체 수가 줄어들면서 가격 결정이나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칠 권력을 가진 회사도 점점 적어진다.
거대 쓰레기 기업의 이해관계가 모두 소규모 기업의 이익과 상충되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가 많아질수록 양자의 이익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둘의 차이는 규모에 있다. 지난 10년 동안 펜실베이니아에서 쓰레기 처리장은 700곳에서 약 50곳으로 줄어들었지만 처리 용량은 늘어났다. 다시 말해서 가면 갈수록 소수의 기업들이 더욱 큰 처리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더 많은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할 권한이 주어진다면 그렇게 한다. 이전에 소규모 기업에는 물류상의 제약이 있었다. 자본이 적은 그들은 급성장할 수는 있었지만, 그 결과는 그저 수많은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에 비해 오늘날 거대 쓰레기 기업은 권한이 매우 많다.
공룡 같은 거대 쓰레기 기업들은 정치적 의사 결정을 하는 데도 그 선임자들보다 더욱 큰 지배력을 갖고 있다. 최근의 정치 전선에서 친기업적인 조지 부시 정권의 EPA는 전국적인 매립지 규제 철폐를 제안하면서, 기존의 환경보호 정책들이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환경보호 정책의 부식 말고는, 오늘날의 법조항들은 매립지 라이너 건설에서부터 밀봉 후 감독까지 규정해 놓았다. 다시 말해 WMI의 GROWS 같은 처리 방식은 이전 세대 매립지보다는 덜 위험하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 역시 쓰레기 문제의 단기적 해결책일 뿐이라는 사실은 남는다. 지금은 유독하지 않아 보일지 몰라도, 플라스틱, 솔벤트, 페인트, 배터리, 그 밖의 유해물질을 담은 채 포장된 모든 지하 세포는 시한폭탄과 같다. 라이너가 영구히 제 기능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 폭탄을 처리해야 한다. 라이너는 대부분 기껏해야 50년을 견딜 수 있다. 이는 매립지 경영자들에게 부여된 폐쇄 후 책임 기간과 일치한다. 매립지 한 군데가 폐쇄되고 30년이 지나면 그 소유자는 더 이상 오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며 그 책임은 사회에 돌아온다.
소각
소각은 아직도 가장 문제가 많고 낭비가 심한 처리 방법이다. 소각로는 오늘날 미국에서 가정용 쓰레기의 15퍼센트만 처리할 수 있다. 19세기에는 그 외형 때문에 인기를 얻지 못했던 소각장은 지금도 여전히 대중에게 거부당하고 있다. 악취를 내뿜고, 유해한 연기와 가스, 먼지를 대기에 방출하기 때문이다. 소각로는 예나 지금이나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처리 방법이다. 소각장은 자본집중적인 시설로 매립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며, 꾸준한 유지비와 더 많은 숙련노동자가 필요하다. 게다가 쓰레기 소각은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
커다란 상자 같은 중성적인 외관으로 위장한 뉴저지 주 뉴어크의 아메리칸 레프퓨얼(American Ref-Fuel) 소각로 건물 안에서는 소름 끼치도록 끊임없이 파괴가 일어난다. 이 건물 내부에는 10층 높이의 거대한 콜로세움이 있다. 길이 60미터, 폭 15미터가 넘는 이 콜로세움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어마어마한 규모 때문에 집집마다 버린 쓰레기 봉지에 담긴 쓰레기 하나하나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한곳에 쌓인 어마어마한 쓰레기는 감각을 마비시킨다. 모든 쓰레기는 이 공간에 모였다가 소각된다. 바로 옆의 창고에서 수거차량, 트레일러, 덤프트럭이 쏟아낸 쓰레기는 열여섯 개의 통로를 통해 거대한 통으로 실려 온다. 전등 빛은 누르스름하고 희미하며 공기는 뿌옇다. 불꽃은 보이지 않고 거대한 콘크리트 사면로(斜面路)만 보인다. 쓰레기는 그 사면로를 통해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간다. 천장에는 한 번에 10톤을 매달 수 있는 거대한 쇠갈퀴가 매달려 있다. 쇠갈퀴는 아래로 내려가서 쓰레기 바다에 잠기고,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면 쓰레기와 종이가 꼬리를 늘어뜨리며 딸려 올라간다. 이 거대한 물체는 콘크리트 깔때기 세 곳 가운데 하나로 다가가 자신이 잡은 먹이를 천천히 흔들며 쏟아놓는다.
쇠갈퀴를 움직이는 사람은 딱 한 명이다. 그는 천장 바로 아래 구덩이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통제실에서 갈퀴를 작동한다. 커다란 유리벽 뒤쪽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앉아 있는 그는 마치 계시적인 공상과학 영화에서 우주선을 조종하는 우주인 같다. 찌그러진, 그러나 전위적인 의자는 비좁은 공간을 거의 꽉 채우고 있고, 제어 스위치가 달린 넓적한 금속 팔걸이 옆으로 높고 까만 등받이가 보인다. 그의 두 손은 조작용 손잡이를 잡고 있다. 그의 손이 움직이는 대로 쇠갈퀴가 이동한다. 그는 정신을 집중하고 곧은 자세로 앉아 쇠갈퀴의 아귀를 벌리고 갈퀴를 내려서 찢어진 쓰레기 봉지들을 집는다. 고장 난 전기제품, 찢어진 옷, 썩은 음식을 조심스럽지만 순식간에 집어서 화덕으로 연결된 통로로 집어넣는다. 그의 오른쪽 어깨 바로 위에는 폐쇄회로 TV 두 대가 있다. 콘크리트 사면로 입구에 위치한 카메라가 보내주는 흑백의 영상이 살짝 찌그러져 희미하게 나타난다. 쇠갈퀴 운전자는 이 영상을 보면서 쓰레기가 잘 흘러내리는지 관찰한다. 쓰레기 더미가 불꽃 속으로 천천히 사라져갈 때 화덕 속에서 종잇조각들이나 가벼운 폐기물들이 튀어오르는지도 화면으로 알 수 있다.
뉴욕 시에서 서쪽으로 5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에식스 카운티 처리장은 하루에 쓰레기 2800톤을 소각한다. 그 ‘연료’는 뉴욕 시를 비롯한 주변 도시의 쓰레기들이다. 때로는 여분의 약품, 라텍스 페인트, 유통기한이 지난 폴라로이드 필름 같은 산업 폐기물들도 있다. 소각로는 일주일에 7일, 하루 24시간 내내 가동되며 90미터에 이르는 굴뚝으로 가스와 연기를 배출한다. 소각장에서 만들어내는 재는 가까운 매립지에 묻거나, 더 멀리 펜실베이니아의 폐광으로 보낸다. 오랜 세월 석탄을 캐내 비어 있는 갱도에 재를 채우는 것이다. 용광로의 열은 전기 생산에 이용된다.
쓰레기를 소각할 때 나오는 부산물은 복잡한 처리 시스템으로 보낸다. 먼저 가장 무거운 재는 찬물통(cold-water trough)에 모은다.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가스, 연기, 그리고 가볍게 ‘부유’하는 나머지 재는 냉각 시스템을 거쳐 ‘세척기’라는 첨단 필터링 과정을 지난다. 세척이란 유독한 일산화탄소나 다이옥신, 이산화황과 염산(둘 다 산성비의 원인 물질), 산화질소(호흡기를 손상시키고 지상에 오존을 발생시키며 산성비의 원인이다) 같은 오염물질을 걸러냄을 뜻한다. 그 뒤로 배기가스와 재는 탄소 분자와 석회 현탁액, 그리고 암모니아를 분사하는 방으로 보낸다. 이론적으로는 이 방에서 유해한 물질의 분자들이 중성으로 변한다. 마지막으로 공기에 배출되는 폐기물은 두 개의 거대한 금속판을 거치는데, 이 금속판에는 전류가 흘러 미세한 물질 입자를 끌어당긴다. 남은 물질은 그대로 두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처리장의 유독물질 배출을 컴퓨터가 1분마다 기록해 데이터로 저장하며, 해마다 제삼자의 감사를 받는다. 이를 근거로 레프퓨얼의 엔지니어는 처리장을 벗어나는 가스와 연기, 재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쓰레기가 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은 환경적으로 가장 건강한 쓰레기 처리 방식입니다.” 소각장 직원다운 말이다.
‘쓰레기의 물결’을 이루는 어떤 시설에라도 발을 들여놓으면, 오늘날의 방식이 얼마나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광고를 잇달아 듣게 된다. “우리는 오염을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우리는 오염을 막으려 노력하지요.” 펜실베이니아 북동쪽에 있는 중간 규모의 위생매립지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한 사람은 이렇게 열변을 토한다.
GROWS 매립지가 있는 WMI 시설의 직원 두 사람은 자연을 사랑한다고 더욱 힘주어 말한다. 우리는 하얀 대형 픽업트럭을 타고 시설을 돌아보면서 작은 밭을 지났다. 해바라기를 심어 지나가는 새들의 먹이로 삼은 땅이었는데, 두 직원은 서로 설명해 주려고 안달이었다. 이 대변인들은 그 시설에 있는 펜 워너 클럽(Penn Warner Club)도 자랑스러워했다. 이곳에서는 캠핑, 사냥, 낚시를 할 수 있는데, 믿지 못하겠지만 작동 중인 소각로와 두 곳의 매립지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있다.
WMI의 직원들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지역사회의 교육 활동에 참여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이튿날 이웃 도시에서 열리는 전자제품 재활용 행사를 주최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실 WMI 시설은 전자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대신 소각하거나 매립한다. WMI는 또한 벅스 카운티의 지역 공립학교와 연계해 아이들에게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기’를 가르친다. 2004년에는 지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날마다 지구의 날 … 언제나 깨끗하게!”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한 그럴듯한 달력을 만들어냈다. 4월―지구의 날이 들어 있는 달―은 요일마다 정돈해야 할 곳을 정해 놓은 그림으로 꾸며져 있다. 일요일은 ‘우리집 뜰’을 청소하는 날이다. 크레용으로 직접 쓴 듯한 글귀들은 한결같이 ‘쓰레기 문제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거듭 말한다.
이런 노력들이 어느 것 하나 나쁘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실제로 이로운 것들이 많다. 이를테면 멸종 위기에 놓인 거북이가 펜 워너 클럽의 인공호수에 서식하게 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이런 ‘환경적’ 행위들이 말 그대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는 분명하지 않다. 더 중요한 점은 WMI 같은 기업이 그러한 행위를 PR에 이용해 기업의 어둡고 파괴적인 측면을 은폐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태적인 노력들이 왜 중요한가 물었더니, 처리장의 총책임자는 GROWS의 언덕이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곳에서 트럭을 몰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야 우리가 만들고 건설하고 설계한 것들이 자연의 일부임을 나타낼 수 있으니까요. 매립지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여기엔 셀 수 없이 많은 거위가 살지요. 보세요, 저기 우리 거위들이 있죠. 운전하고 가면서 빨간꼬리매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서 사냥도 하고 낚시도 할 수 있죠. 우리는 좋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친환경 방식들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쓰레기 시설에는 분명히 긴장이 흐른다. 언제든 방문자가 불법적인 행위를 목격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놀라운 것은 그들이 감추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보이는 그대로의 광경이다. 중고상품을 파괴하고, 그 파괴를 용인할 수 있는 것으로, 더 나아가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데 엄청난 자원이 소모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쓰레기 수거 시스템, 적환장, 재활용센터, 매립지와 소각로, 이 모든 것은 전 세계의 실험실과 대학, 그리고 기업에서 개발되고 완성된 최신의 기술을 이용하는 값비싸고 복잡한 과정이다. 기술 혁신, 과학적 조사, 지질 및 대기 연구의 축적, 그리고 꾸준하고도 계획적인 홍보, 사회 활동과 교육의 축적을 살펴보면 이 사회의 특권 세력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예전보다 더욱 정교한 방법으로 버려진 상품을 소멸시키고자 하는 사회·정치·금융 세력은 매우 강력하다. 경영이 더욱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일수록, 억눌려 있는 의문은 더 한층 표면으로 떠오른다. 우리에게 없애버려야 할 쓰레기가 많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쓰레기 처리장의 처리 방식이 현재 생태적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모든 홍보 담당자들의 말이 맞다 하더라도, 처리장의 현재를 보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상상할 수 있다. 현재의 놀라운 쓰레기 처리시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소각로의 재에 남는 유독물질은 분자 수준에서 중성화시키는 물질과 결합시키고, 폐쇄된 지하 쓰레기 세포를 건설해 이론적으로 유독한 가스와 액체의 방출을 감독할 수 있다면―분명 쓰레기가 생기기 전에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 생산 구조를 재편할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 이야기에는 두 가지 면이 담겨 있다.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쓰레기는 어디서 오는가. 궁극적으로 쓰레기는 인류가 생존하는 한 당연히 생겨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는 몸에서 배설물을 만들어내고, 먹는 것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행위에서부터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인이 낭비하는 방식은 단순히 유기적인 인류 발달의 정상적인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 경제 정치 투쟁으로 점철된 오랜 과정의 결과물이다.
(머리말, 제1장 전문)
★ 『사라진 내일』 서평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ㅣ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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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헤더 로저스(Heather Rogers)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이자 작가, 영화 제작자이다. 로저스는 2002년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 <사라진 내일>(Gone Tomorrow)을 만들고 난 후 못다한 말이 있음을 깨닫고 이 책을 썼다. 로저스는 <더 네이션>(The Nation), <유튼 리더>(Utne Reader), <지 매거진>(Z Magazine), <브루클린 레일>(Brooklyn Rail), <펑크 플래닛>(Punk Planet), <아트 앤 디자인>(Art and Design)을 비롯한 여러 간행물에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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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소개
이수영
"한 권의 책을 옮길 때마다 첫 번째 독자라는 설렘을 느끼며, 독자로서 느낀 감동을 잘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옮긴 책으로 『헬렌 켈러』, 『조화로운 삶의 지속』, 『흡연의 문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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