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오전
전환하고 있는 세계
평가하기: 전환의 기회들
라슬로: 붕괴와 위기를 촉발하거나 지금까지 유지해온 평화 상태를 깨뜨리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오늘의 세계를 유지할 것인가? 이것이 진짜 질문입니다. 이런 고민이 점차 커지는 와중에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지속 가능성에 대해 말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인간이라는 종의 역사에서 새롭고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에도 우리는 계속 추구할 수 없는 삶의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변해야 하빈다. 변화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직 얼마나 빨리, 어떻게 잘 변하는가, 이 문제가 중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모든 싱크탱크가 항상 이야기하는 뻔한 내용, 가령 나무를 얼마나 베어내고 얼마나 심어야 하는지 같은 전략적 질문과 함의 대신 우리는 근본적인 쟁점을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어디에 있고, 우리가 무엇이고, 그래서 이 세계와 우리 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이런 질문을 우리는 먼저 던져야 합니다.
가장 거대한 역사의 분수령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지도 모릅니다. 거대한 역사의 분수령은 나타난 뒤에 분석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그렇게 하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남아 있는지 생각하고 기회를 개선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도전에 직면해서 우리는 지금 현시대의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하나의 논제에서 시작합시다. 우리가 생존해서 계속 발전하고 그래서 별종하지 않으려면 우주와 인류에 대한 개념과 진보와 발전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러셀: 당신은 멸종에 대해 말했습니다만 멸종의 위협을 받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지그 상의 생명을 파괴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생명은 정말 원기 왕성합니다. 과거에 몇몇 종들이 사라지긴 했지만 생명 자체는 곧 원상 복귀했습니다. 만일 6,500만 년 전에 공룡을 비롯해서 당시 생존했던 종의 85%를 사라지게 만든 재난 상황이 없었다면, 인류는 결코 진화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인류는 다른 종을 절멸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지구 상에 나타난 하나의 종이 다른 종을 사라지게 만드는 첫 번째 사례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분명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것이지만 생명은 다시 원상 복귀할 것입니다. 이렇게 대다수의 종들이 사라진다면 우리 역사 자신을 파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구 상에서 생명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존층 파괴입니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땅 위의 생명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자외선은 곤충이나 꽃식물 그리고 미생물에게 위험을 초래합니다. 인간에게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바다에 사는 생명은 살아남을 것입니다. 오존층이 다시 생성될 때까지 수십억 년이 걸리더라도 말입니다. 오존층이 저절로 재형성되면 생명은 다시 육지를 점령할지도 모릅니다.
제 생각대로 될지는 장담 못 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서구 문명을 무너지게 만들 일련의 경제적이고 환경적인 파국에 우리가 처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파국이 인류의 종언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도 고립된 원주민 일부 집단은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들이 다른 문명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바라건대 이 문명이 우리 문명보다 더 현명하면 좋겠습니다. 서구 문명의 전락이 곧 우리의 몰락을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소비에트 체제에 무너지는 것을 봤습니다. 거기에 살던 모든 사람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분명 많은 것이 변하고 많은 이들에게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비에트 체제를 살았던 사람들 대부분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염세주의적으로 들렸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류에게 아직 미래가 있고, 역경을 이기고 개인으로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심각한 시기에 처해 있지만 의식의 영역에서 위대한 변화로 나아갈 문턱에 놓여 있다고 봅니다.
라슬로: 불행한 일이지만 멸종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습니다. 서구 문명의 문제는 다른 세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서구는 너무나 많은 무기와 파괴의 능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지구 상 모든 생명은 아닐지라도 모든 고등 생물은 끝장내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생명을 복원하려면 수천 년, 아니 최악의 경우에는 수백만 년이 걸릴 것입니다. 우주가 끝나지 않는 한, 지구 상에서 생명이 온존된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지구라는 행성이 실제로 수십억 년 이상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봅시다. 미국은 지금 40일 정도의 여유식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만일 가난한 나라에서 작황이 좋지 않다면 돈이 없어 식량을 수입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만일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대기근이 일어난다면 미국의 여유분은 곧 소진되어버릴 것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지구의 수용력이 60억에서 50억이나 40억으로 감소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지구의 수용력이 60억에서 50억이나 40억으로 감소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여분’의 인구가 최저 생활 이하로 전락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엄청난 분쟁이 발생하고 질병이 창궐하고 대규모 이주가 일어날 것입니다. 전체 체제가 한꺼번에 흔들립니다. 종말을 상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확실하게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협이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사물을 바라보는 서구적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근 저는 아시아에 다녀왔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벗어날 기회가 가난한 이들에게 얼마나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지 그곳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가난한 이들은 근근이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인류의 대다수가 최저 생활에 가까운 수준으로 겨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삶의 방식이 생명을 유지하는 체제를 파괴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모든 측면에서 하나의 문제로 인해 우리는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측면에서 우리는 지배적인 의식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문제의 뿌리입니다.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기 시작해야 합니다. 인간 개개인과 자연을 연결하는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당면해야 할 위험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변화할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십니까? 의식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기회가 있을까요?
그로프: 40년 넘게 저는 환각과 심리 치료의 경험적 형식을 통해 유도되거나 저절로 나타나는 의식의 비범한 상태에 대한 연구와 관련을 맺어왔습니다. 이런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개인들은 중대한 전환을 경험하곤 했습니다. 공격성이 감소하고 공감력과 포용력이 증가했습니다. 삶을 즐기는 능력도 강화됐기 때문에 서구 산업 세계와 우리 사회 전체가 걸어놓은 수미일관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주문에 사로잡히는 강박도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주문은 성과주의와 성장주의로, 무한한 국민총생산의 배가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게 만듭니다. 주문으로부터 벗어나는 개인의 전환은 보편적이면서 특정 종교를 초월한 영성을 보여줍니다. 이 영성은 모든 창조물에 내재되어 있는 통합성과 타인들과 다른 종들 그리고 자연과 우주 전체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관계성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대적으로 일어나는 개인의 의식 전환이야말로 우리에게 살아남을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이런 종류의 전환이 과연 그토록 짧은 시간에 파편화된 인구라는 조건에서 일어날 수 있을지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이런 변화가 어떻게 가능한지, 이런 전력과 연계된 문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질적인 질문들이 남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인격성 자체는 심오하고 바람직한 전환을 매개하는 메커니즘이기도 합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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