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시詩
니콜라 마을
니콜라이라는 고승의 이콘*을 갖고 있는 성당이 바이칼 호반에 있다고 전하는 오래된 기록이 있다. 그를 기리는 기일에는 거주 지역을 막론하고 몇 천 명이라는 남녀가 모여들었다고 한다. 나는 그 이콘을 보기 위해서 니콜라라는 마을을 찾아갔다. 앙가라 강 하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30~40호 되는 마을로 반은 강가에, 반은 호숫가에 있었다. 앙가라 강은 4미터 깊이이지만, 호수는 들어간 순간 1000미터 깊이가 된다. 각각 마을의 그림자를 비추고 있는 두 개의 수면은 미세하게 그 색이 바뀐다. 물론 니콜라이의 이콘도, 그 이콘을 갖고 있었다는 성당도 없었다. 12월 말 바이칼 호의 오리가 전부 이 물가에 모인다는 것과 여기 물만이 얼지 않는다는 것이 마을 노인들의 자랑거리였다. 그림 속 신승神僧 니콜라이 미를리키스키를 닮은 하얀 수염이 갸름한 얼굴을 덮은 노인이었다.
*성화聖畵
지중해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비가 막 갠 교정에서 한 선생님이 물웅덩이를 가리키면서, ‘이게 지중해야’라고 했다. 그 이래, 나에게 지중해란 늘 그런 것으로 생각되었다. 커서 나는 그 물웅덩이 주위에 빨간 꽃을 배치했다. 협죽도가 지중해의 상징이라는 문장을 어딘가에서 읽었기 때문이다.
지중해를 실제로 본 것은 2년 전쯤이다. 그리스의 코린트 해안과 이탈리아의 나폴리, 스페인 남단의 작은 도시에서, 각각 한 달간의 간격을 두고 기름을 부은 것처럼 번들거리는 지중해의 파란 일렁임을 보았다. 그러나 지중해는 그것을 보고 있는 동안은 큰 바다였지만, 눈길을 조금만 돌려도 언제나 작은 물웅덩이가 되었다. 나는 물웅덩이 옆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물웅덩이 곁의 호텔에서 잤다. 호텔에서는 늘 새벽에 지루하고 평온하면서 어딘가 한 점 격렬하게 서글픈 구석이 있는 꿈을 꾸었다.
미시시피 강
미시시피 강은 아이오와 주에서 일리노이 주에 걸쳐 현기증이 날 만큼 한없는 옥수수밭 가운데를 흐른다. 옥수수 지대가 끝나면 하구까지의 1000마일을 양 기슭의 깊디깊은 수림지대가 짙은 녹색 테를 두른다. 미시시피 같은 뉴올리언스에서 멕시코 만으로 들어가지만 하구는 그 양쪽 기슭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부두로 밝게 장식되어 있다.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일본, 프랑스, 인도 제각각인 모습의 만국기선이 연기를 토해내거나, 기적을 울리거나, 국기를 펄럭이고 있다.
그러나 물이 밤낮없이 흐른다는 것은 이러한 일과는 완전히 별개의 일이다. 미시시피 강은 정령 같은 것, 혹은 난쟁이 같은 것들이 북적거리면서 해면에 빨려들 듯이 확연히 알 수 없는 형태로 멕시코 만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달밤, 이 강가에 서 있으면 그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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