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구겨진 엄마 얼굴이 우스워서, 킥 하고 웃었어.
그러곤 속으로 중얼거려 보았지.
'까불지 마……?'
나는 눈물을 닦고 입을 꾹 다물었어.
옆집 멍구가 왕 하고 짖으면,
단골 슈퍼 아줌마네 고양이가 야옹 하면,
현이가 때리려고 하면,
좋아, 눈을 크게 뜨고
'까불지 마!' 하고 소리쳐야지.
나는 굳게 마음먹고 밖으로 나갔어.
하지만 골목을 다 빠져나가기도 전에
히엑 하고 질리고 말았어.
"으르릉……!"
멍구 녀석이 눈을 부릅뜨고 앞을 딱
가로막고 있지 뭐야.
나는 덜덜 떨면서 조그만 소리로 말했어.
"까아……!"
멍구가 멀뚱하게 쳐다보았어.
나는 이때다 싶어 온 힘을 다해,
"까불지 마아!" 하고 소리쳤지.
그랬더니 멍구 녀석,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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