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어린 날들
(1763~1774)
우리는 이제 상황을 슬슬 살필 수 있게 됐다. 먼지가 내려앉았고, 새 집 지붕 위에 마지막 붉은 벽돌을 놓았고, 결혼 서약을 한 지가 사 년으로 접어들었으니 말이다. 도시에서는 여름의 냄새가 난다. 썩 쾌적하지는 않지만 작년과 다를 바 없고,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새 집에서는 송진과 왁스 냄새가 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집안싸움으로 지독한 유황 냄새가 난다.
데물랭 변호사의 서재는 안뜰 건너편, 그러니까 길거리에 면한 옛 집에 있다. 아르메(병기) 광장의 좁은 흰색 통로에서 올려다보면 이층의 셔터 뒤에서 지켜보는 그의 모습이 종종 보인다. 거리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니콜라의 눈은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본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맞는 말이다. 데물랭이 그리워하는 곳은 언제나 그곳이다. 그의 마음은 파리로 돌아가 있다.
지금 데물랭은 몸을 움직여서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세 살 난 아들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 올라간다. 이 아이를 앞으로 이십 년 동안은 발밑에 두어야 할 상황이니 불평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다. 오후의 더위가 거리에 깔렸다. 앙리에트와 엘리자베트 두 아이는 아기 침대에서 잠들었다. 마들렌은 임신한 몸으로, 교양 없는 여자처럼 쉴 새 없이 독설을 퍼부으며 세탁부를 혼내고 있다. 데물랭은 그쪽 문을 닫는다.
책상에 앉자마자 불쑥 떠오른 파리 생각이 데물랭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는 이 생각을 잠시 즐기기로 한다. 그는 어렵게 끌어낸 무죄 판결문을 안고 샤틀레 재판소 계단 위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장면을 떠올린다. 그는 동료들의 얼굴과 이름을 하나씩 떠올려본다. “오늘 오후에는 페랭이 안 보이네? 비노는?” 이제 데물랭은 일 년에 두 번 파리에 올라가는 사람이 됐다. 그런데 학창 시절에 자기의 인생 설계를 그에게 털어놓곤 했던 비노는 언젠가 도팽(왕세자) 광장에서 전혀 몰라보고 그를 지나쳐 걸어갔다.
그것이 작년 일이었고 지금은 서기 1763년 8월이다. 이곳은 피카르디 지방의 기즈다. 장니콜라 데물랭은 서른세 살이며 남편이요 아버지요 변호사요 시의원이요 사법관구의 관리요, 새로 지붕을 올렸기에 지불해야 할 빚이 많은 남자다.
장부를 꺼낸다. 처가에서 결혼 지참금의 마지막 분할금을 가져다준 것이 겨우 두 달 전이다. 처가 식구들은, 자네처럼 지위가 있고 일이 꾸준히 들어오는 사람이라면 마지막 몇백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것이라고, 마치 사위의 능력을 믿었기에 저지른 실수인 것처럼 굴었지만, 어차피 데물랭이 꼬치꼬치 따지지 못할 것임을 잘 알고서 그랬다.
드 비프빌 집안은 늘 그런 식이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들은 집안 기둥에다가 장니콜라를 쾅쾅 박았고, 장니콜라는 어쩔 줄 모르면서 떨리는 손으로 그들에게 못을 내밀었다. 데물랭이 드 비프빌 집안의 청으로 파리에서 고향 기즈로 돌아온 것은 마들렌과 살림을 차리기 위해서였다. 아내의 나이가 서른은 넘어가야 처가에서 그의 처지를 절반이나마 만족스럽게 여기면서 사위로 맞아들일 줄은 그때는 꿈에도 몰랐다.
드 비프빌 집안은 사업을 했다. 작은 도시들을 터전 삼아 법률 사무소를 크게 꾸렸다. 라옹 군과 피카르디 지방 어디를 가도 드 비프빌 집안 사촌들이 있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비열한 사기꾼 무리다. 기즈 시장도 드 비프빌 사람이고, 파리 고등법원이라는 지엄한 사법기구에도 드 비프빌 사람이 있다. 드 비프빌 집안은 보통 고다르 집안과 사돈을 맺는다. 마들렌도 아버지 쪽은 고다르 집안이다. 고다르라는 이름에는 귀족을 나타내는 선망의 관사 ‘드(de)’가 붙지 않는다. 그래도 고다르 사람들은 잘 나가는 편이라서 기즈 근방에서 열리는 저녁 음악회나 장례식이나 변호사회 만찬 같은 데 가면 고다르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어김없이 있었고, 그 사람에게는 깍듯이 인사를 해야 했다.
고다르 집안 여자들은 아이를 연례 행사처럼 낳아야 한다고 믿는데 마들렌도 출발은 늦었지만 이제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새 집은 그래서 지었다.
맏이로 태어난 이 아이는 이제 방을 가로질러 창턱으로 기어오른다. 갓난아기를 보았을 때 데물랭의 첫 반응은 이건 내 아이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세례식 날 히히덕거리면서 외삼촌들과 마귀 할멈 같은 이모들이 던진 말을 듣고서야 납득이 갔다. “그러니까 요 녀석이 꼬마 고다르라 이거지? 손가락 끝이 영락없이 고다르 핏줄 아니야?” 데물랭은 심술궂게 세 가지 소망을 생각했다. “군수가 되고 사촌과 결혼해서 돼지처럼 잘 먹고 잘 살아라.”
대부와 대모가 의견을 통일하지 못해서 아이는 이름이 여럿이었다. 데물랭도 마음에 드는 이름을 내놓았다. 그러자 가족들은 의기투합해 말했다. “자네는 얼마든지 뤼시앵이라고 부르게. 우리는 카미유라고 부를 테니.” 첫아이가 태어나면서 데물랭은 빠져나올 가망이 조금도 없는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이 된 듯한 느낌에 빠졌다. 책임을 맡기를 꺼린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당혹스러운 삶에 짓눌렸고, 어떤 처지에서든 도무지 건설적인 일을 할 수가 없는 뻔한 현실에 질려버렸을 따름이었다. 특히 첫아이는 손쓰기 어려운 두통거리였다. 법률적인 추론으로는 도저히 접근할 수가 없는 녀석 같았다. 데물랭이 녀석을 보고 웃으면 녀석은 그를 따라 웃는 법을 배웠다. 보통 아기들한테서 볼 수 있는 해맑은 방긋 웃음이 아니라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 얼핏 들게 만드는 그런 웃음이었다. 게다가, 아기의 눈은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이 아이는, 하기야 이 모두가 다 아빠의 머릿속 상상일 테지만, 약간 싸늘하게 아빠를 바라보는 듯했다. 이 눈빛이 그는 불편했다. 그는 이 아이가 어느 날 자신과 같이 있다가 벌떡 일어나 앉아서 소리를 지를까 봐, 아빠에게 눈을 맞추고 이리저리 살피다가 “야, 이 멍청아.” 하고 말할까 봐 속으로 겁이 났다.
어느새 아들은 창턱에 올라서서 광장 쪽으로 몸을 내밀고 누가 오고 누가 가는지를 아빠에게 보고했다. “신부님이 와. 솔스 아저씨가 와. 쥐가 한 마리 와. 솔스 아저씨네 개가 와. 우아, 불쌍한 쥐.”
“카미유, 거기서 내려와라. 길바닥으로 떨어져서 머리를 다치면 군수도 못 돼. 하기야 그런다고 군수가 못 된단 법은 없겠지. 머리가 나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가 말한다.
업자들이 보낸 청구서를 정산하는 동안 아들은 창밖으로 몸을 쑥 내밀고 개 먹잇감이 또 없는지 찾는다. 신부가 다시 광장을 가로지르고 개는 햇살을 받으며 잠이 들었다. 사내아이가 목줄과 사슬을 들고 와 개를 묶어서는 집으로 끌고 간다. 마침내 장니콜라가 고개를 들었다.
“지붕 값을 다 치르고 나면 우린 망할 거다. 알겠니? 네 외삼촌들이 자투리들 말고는 일감을 계속해서 하나도 안 주면 너를 공부시키는 데 써야 할 네 엄마 결혼 지참금을 까먹지 않고는 한 달 한 달을 버틸 수가 없어. 계집애들이야 괜찮지, 바느질이라도 하면 되니까. 얼굴이 고우니까 장가오려는 놈들도 있을 테고. 그런데 너도 과연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구나.”
“이제 개가 다시 와.” 아들이 말한다.
“말을 들어야지. 창문에서 내려와라. 아이처럼 굴지 말고.”
“왜 안 돼?” 카미유가 말한다. “나 아이 맞는데?”
아이 아빠는 방을 가로질러서 아이가 찰싹 달라붙어 있던 창틀에서 아이의 손가락을 잡아떼어서 아이를 번쩍 든다. 압도적인 힘으로 들어 올리는 서슬에 아이의 눈이 동그래진다. 모든 것이 아이를 놀라게 한다. 아빠의 거친 말씨, 달걀 껍질의 반점들, 여자들 모자, 연못 위의 오리들.
데물랭은 아이를 안고 방을 가로지른다. ‘네가 서른이 되면 너는 이 책상에 앉을 것이고, 장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의뢰를 맡은 시시껄렁한 지방 사무를 처리하면서 변호사로 나선 지 한 열 번째쯤 맡은 일로 위에주에 있는 저택의 저당 증서를 작성할 것이고, 그런 일을 하다 보면 네 얼굴에서 놀란 빛도 가실 게다.’ 아빠는 속으로 생각한다. ‘네 나이가 마흔이 되어 머리가 희끗해져서 맏아들 때문에 근심이 많아지면, 나는 일흔이 된다. 나는 햇볕을 쬐면서 밖에 앉아서 담벼락의 배들이 영글어 가는 모습을 볼 것이고 솔스 씨와 신부는 지나가다가 모자를 까딱하면서 인사를 할 것이다.’
우리는 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버지는 중요한가 안 중요한가? 루소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모든 사회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유일하게 자연스러운 사회는 가정이라는 사회지만, 아이는 자기가 존속하는 데에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동안만 본능적으로 아버지에게 결속감을 느낀다. … … 가정은 어쩌면 가장 먼저 등장한 정치적 사회의 전형인지도 모른다. 국가 수반에게는 아버지의 모습이 있고 백성에게는 아이의 모습이 있다.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도 좀 들어보자.
당통 씨는 딸이 넷이었다. 딸들 밑으로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이라 다행이라는 느낌이야 들었을지 몰라도 아버지는 이 아이한테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마흔이 됐을 때 당통 씨는 죽었다. 혼자가 된 부인은 그때 임신 중이었는데 배 속 아기를 잃었다.
훗날 아들 조르주자크는 아버지를 기억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집안에서는 죽은 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는 이런 대화 내용을 빨아들여서 기억으로 둔갑시켰다. 그 기억은 나중에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죽은 아버지는 돌아와서 트집을 잡거나 사실을 바로잡는 법이 없다.
당통 씨는 지방 법원의 서기였다. 돈이 조금 있었고 집이 몇 채 있었고 땅도 좀 있었다. 부인은 자신이 짐작했던 것보다 역경을 잘 헤쳐 나갔다. 몸집은 작았지만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장부였다. 아이들의 이모부들이 일요일마다 와서 조언을 해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은 거칠어졌다. 남의 집 울타리를 망가뜨리고 양떼를 쫓아다니고 이런저런 장난을 쳐서 시골 사람들을 골탕 먹였다. 꼬박꼬박 말대답을 했다. 남의 집 아이들을 강물에 처박기 일쑤였다.
“여자애들이 저래서야!” 아이들 외삼촌 카뮈 씨가 말했다.
“여자애들이 아니라 조르주자크 짓이야. 그렇지만 쟤들도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어.”
“이건 뭐 밀림의 왕국도 아니고.” 카뮈 씨가 말했다. “여긴 파타고니아가 아니라 아르시쉬르오브라고.”
아르시는 푸르다. 일대의 땅은 평평하고 노랗다. 삶은 느리게 흘러간다. 카뮈 씨는 그 아이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아이는 창밖에서 헛간에다 돌을 던져댔다.
“저 녀석은 우악스럽고 쓸데없이 덩치만 커. 그런데 머리에는 왜 붕대를 감았지?”
“그건 알아서 뭐 하려고? 보나마나 헐뜯기나 할 거면서.”
이틀 전 누나 하나가 땅거미가 막 지던 포근한 저녁나절에 동생을 집으로 끌고 들어왔다. 수소를 놓아기르는 들판에서 초기 기독교 순교자 흉내를 내면서 놀던 중이었다고 누나는 말했다. 아마도 안 마들렌이 그럴 듯하게 둘러댄 말이리라. 물론 교회의 순교자들이 전부 뿔에 받히기로 합의한 것은 아니고 조르주자크 같은 순교자는 뾰족한 막대기로 무장했을지도 모른다. 조르주자크의 얼굴 절반이 수소의 뿔에 찢겨 나갔다. 엄마는 기겁을 해서는 아들의 머리를 두 손으로 보듬고 살을 모아서 살이 들러붙기를 빌고 또 빌었다. 붕대로 꼭 동여매고는 이마에 난 혹과 상처를 가리느라 머리를 한 번 더 붕대로 휘감았다. 이틀 동안 아이는 철모라도 쓴 듯 험상궂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집 안에서 침울하게 지냈다. 그러면서 머리가 아프다고 불평했다. 외삼촌 눈에 띈 날이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카뮈 씨가 떠나고 나서 스물네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당통 부인은 똑같은 창문 앞에 서서, 마치 끔찍한 꿈을 되풀이해서 꾸는 듯한 얼떨떨한 심정으로 들판을 가로질러서 아들의 유해가 실려 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농장 인부 하나가 육중한 주검을 두 팔로 안았는데 무릎이 구부러진 것으로 보아 얼마나 무거운지를 알 수 있었다. 개 두 마리가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고서 뒤에서 쫓아왔고, 그 뒤로는 안 마들렌이 분노와 절망으로 악을 쓰며 따르고 있었다.
가서 보니까 인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저 망할 놈의 소는 잡아야 합니다.” 그가 말했다. 그들은 부엌으로 들어갔다. 사방이 피범벅이었다. 사내의 상의도, 개들의 털도, 안 마들렌의 앞치마와 심지어 머리카락도 온통 피칠갑이었다. 바닥에도 피가 흥건했다. 그녀는 하나뿐인 아들의 주검을 눕혀놓을 담요나 깨끗한 수건 같은 것을 황급히 찾았다. 탈진한 인부가 벽에 기대자 회벽에 적갈색으로 긴 줄이 묻어났다.
“바닥에 내리세요.” 그녀가 말했다.
바닥의 차가운 타일에 볼이 닿자 아이가 끄응 신음을 토했고, 그제서야 엄마는 아이가 죽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안 마들렌은 단조로운 목소리로 죽은 이를 위해 구약 시편의 기도를 읊조렸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리기보다 내 영혼이 주님을 더 기다리네. 이스라엘아, 주님을 고대하여라.” 엄마는 따귀를 갈겨서 딸의 입을 막았다. 그때 닭 한 마리가 문으로 날아 들어와서 딸의 발 위로 올라섰다.
“때리지 마세요.” 인부가 말했다. “소 발굽 밑에서 동생을 끌어냈다고요.”
조르주자크는 눈을 뜨더니 토했다. 그들은 아이를 가만히 눕혀놓고 부러진 데가 없는지 팔다리를 살폈다. 코가 부러져 있었다. 숨을 쉬는 아이의 입에서 피 거품이 나왔다. “코는 풀지 마라.” 사내가 말했다. “그러다 뇌가 떨어져 나올라.”
“가만 누워 있어, 조르주자크.” 안 마들렌이 말했다. “네가 소한테 따끔한 맛을 보여줬어. 다음에 너를 보면 달아나서 숨을 거야.”
엄마가 말했다. “아이 아빠가 있었으면.”
사고가 있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의 코를 유심히 보지 않았으므로 코가 제대로 아물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소뿔에 찢긴 얼굴 부위에는 흉터가 심하게 남았다. 뺨 한쪽을 따라서 줄이 죽 그어졌고, 자주색 흉터가 윗입술로 밀고 들어갔다.
이듬해에는 홍역에 걸렸다. 누나들도 걸렸지만 다행히 아무도 죽지 않았다. 엄마는 흉터가 아들의 감점 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못생길 바에야 애를 써서라도 제대로 못생긴 편이 낫다. 조르주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아들이 열 살 때 엄마는 재혼을 했다. 장 르코르댕이라고 시내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이었는데 홀아비였고 (얌전한) 아들이 하나 있었다. 괴벽스러운 데가 좀 있는 남자였지만 엄마는 그와 아주 잘 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조르주의 등교는 동네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르주는 공부를 전혀 안 해도 어느 과목에서나 발군의 성적을 올린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그래서 학교가 자기 생활을 침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돼지 떼와 부딪쳤다. 몸이 긁히고 멍이 들고 철사처럼 굵은 머리카락에 가려졌지만 얼굴에 흉터가 한두 군데 더 생겼다.
“이제부터는 짐승한테 짓밟히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조르주는 말했다. “네발짐승한테든 두발짐승한테든.”
“제발 그리 되게 해주십시오, 하느님.” 새아버지는 경건하게 말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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