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인을 유일무이한 존재로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생각을 모든 인간에게 적용한다면, 우리 모두는 특유함이라는 동일한 자질을 공유하게 됩니다. 우리가 공통으로 가진 것은 우리 모두가 비범하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사람이 특별하지요. 이 말은 곧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사실 인간은 어느 정도까지만 비범합니다. 한 인간에게만 특이한 자질은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오로지 한 개인만 성미가 급하거나 앙심이 깊고 혹은 치명적으로 공격적인 세계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서로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 사실을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엄청난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인간의 성격을 논하기 위해 사용하는 어휘들을 통해 밝혀집니다. 우리는 심지어 우리 자신을 개체화하게 되는 사회적 과정도 공유합니다.
(…)
한 개인의 “본질” ― 개인을 독특한 그 사람 자신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 을 포착하려고 애쓰다 보면 총칭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상 언어에서도 그렇고 문학에서도 그렇습니다. 때로 문학 작품은 무엇보다도 구체적이고 특정한 것과 관련된다고 여겨지지요. 작가는 파악하기 어려운 사물의 본질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수많은 구절과 수많은 형용사를 쌓아 올립니다. 그러나 그가 인물이나 상황을 묘사하는 데 언어를 많이 쏟아부을수록, 그것은 더더욱 많은 일반론 밑에 파묻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혹은 언어 그 자체 밑에 더더욱 숨기게 되지요.
― 테리 이글턴,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책읽는수요일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