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그보다 더한 문제가 있었다. GDP 증대에 중점을 두는 정책은 비록 뒤처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동반되더라도, 생산보다 소비를 강조하게끔 했다. 따라서 우리는 생산자보다 소비자로서 자기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물론 실제는 우리 정체성은 양쪽 모두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우리가 버는 돈 거의 전부로 가능한 한 싸게, 원하는 재화와 용역을 구입하길 바란다. 그런 것들이 해외의 저임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어졌든, 고임금 미국 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어졌든 말이다. 그리고 생산자로서 우리는 만족스럽고 수입이 좋은 일자리를 바란다.
우리의 소비자 정체성과 생산자 정체성 사이를 조화시키는 일은 정치의 몫이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올인하는 세계화 프로젝트는, 그리고 소비자 복지 우선주의는 아웃소싱, 이민, 생산자 복지를 금전적 의미로만 풀이하는 방식이 가져오는 악영향에 눈을 감는다. 세계화를 주도하는 엘리트는 그것이 초래한 불평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것이 일에 존엄성에 끼치는 악영향을 직시하지 못했다.(3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