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RED
빨강
赤
가법혼색RGB의 삼원색 중 하나로 비緋, 홍紅, 주朱 등의 색을 총칭하는 말이다. 어원은 ‘불赤’, ‘밝음明’에서 왔으며 모든 문화권에서 빛과 어둠을 가리키는 흰색과 검은색 다음으로 빛깔을 가진 색 중에 가장 먼저 생겨난 색이름이다. 안료로서도 그 역사가 깊어 4만 년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를 통해 선사시대에 철이 함유된 붉은 흙이 안료로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주목성注目性이 뛰어나 경고, 금지, 강조 등의 의미로 표지판에 쓰이며 높은 호소력으로 마케팅적으로도 가장 많이 활용되는 색이다. ‘양陽’, ‘열량’, ‘힘’, ‘전투’, ‘혁명’, ‘피’, ‘사랑’, ‘정열’, ‘육체적 욕망’ 등의 의미를 지녔고, 모든 색 중에 가장 기본이며 많은 상징적인 의의가 있는 색이다.
홍색
국화과의 일년생 또는 이년생 초본식물인 잇꽃홍화紅花의 꽃잎에서 채취한 색소로 만든, 보라색을 띠는 선명한 빨간색이다. 홍색이라는 색이름도 이 홍화로 물들인 색이라는 의미이다. 잇꽃은 에디오피아나 아프가니스탄 등이 산지로 오래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었다. 잇꽃의 꽃잎에는 붉은색 색소와 노란색 색소가 있어, 우선 황색소를 알칼리로 추출해낸 다음 홍색소에 산을 넣어 붉은색으로 염색한다.
다홍색
다홍색은 잇꽃으로 염색한 빨간색이다. 노란색을 먼저 염색하고 그 위에 빨간색을 염색하므로 약간 노란색을 띤 차분한 빨간색이 된다. 고가의 잇꽃으로 복잡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기에 다홍색 의복은 궁중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입는 귀한 옷이었다. 일반인은 혼인할 때나 입어볼 수 있었다.
적색
적색赤色은 가장 붉은색다운 붉은색을 가리키는 색이름으로 오정색五正色에서 남쪽, 불, 주작의 상징이다. ‘적赤’이라는 글자도 ‘불 화火’에서 유래되어 예로부터 잡귀나 부정한 것을 제거하는 벽사僻邪와 양의 기운으로 몸을 보호하는 호신護身의 의미로 우리 생활의 다양한 곳에 쓰였다.
연홍색
연한 홍색. 일반적으로 지치로 염색한 연한 보라색을 가리키는 색이름이지만, 잇꽃만으로 염색한 연한 홍색에 한하여 연홍색軟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랜 홍색
바랜 홍색退紅·褪紅은 잇꽃으로 연하게 물들인 홍색으로 일반적으로 연홍색보다 더 탁한 색을 가리킨다. ‘퇴退·褪’는 ‘줄이다, 덜어내다’라는 의미로 빨아서 퇴색된 듯한 색을 말한다. 참고로 8~12세기 일본에서도 잇꽃은 상당히 고가에다 귀해서 일반인들에게 다홍색은 금지색이었다. 다만 바랜 홍색 정도는 허락되어 사용할 수 있었다.
주홍색
짙게 물들인 붉은색으로 매우 선명한 빨간색이다. 빨간색의 원료가 된 잇꽃이 고가였기에 매우 고귀한 색으로 취급되었다. 우리나라의 홍색 염색기술이 뛰어나 일본의 9~12세기 법령집 『엔기시키延喜式』에도 그 훌륭함과 염색기술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코스모스색
보라색을 띤 밝고 매우 선명한 분홍색으로 코스모스의 꽃 색을 가리킨다.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인 코스모스는 가을의 상징으로 들판에 짙은 붉은 보라부터 연분홍, 하양까지 다양한 색의 꽃을 피우는데, 분홍빛 하면 연상되는 대표적 꽃이다.
벚꽃색
벚나무 꽃잎의 색. 약간 보라색을 띤 엷은 홍색으로 잇꽃으로 연하게 염색한 색을 가리킨다. 살짝 홍조를 띤 얼굴이나 피부색 등을 표현할 때에도 사용된다. 영어 색이름인 체리Cherry 혹은 체리 핑크Cherry Pink는 벚꽃의 색이 아닌 열매의 껍질 색을 일컫는다.
꽃분홍색
살짝 보라색을 띤 선명한 분홍색. 잇꽃으로 화사하고 진하게 염색한 짙은 분홍색으로, 조선시대에 어린아이의 색동한복 안감 색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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