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베버1864.4.21.~1920.6.14.
서거 100주년을 기리며
모든 문화과학의 선험적 전제조건은,
우리가 하나의 특정한 또는 모든 “문화”를 가치 있다고
판단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에 대하여
의식적으로 입장을 정립하고 세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지닌 문화인간이다라는 사실이다.
― 막스 베버
제1부
로셔와 크니스 그리고 역사학파 경제학의
논리적 문제들
서론
이 단편적인 글의 목적은 우리의 노대가들의 문학적 초상화를 그리는 데에 있지 않다. 오히려 다음의 두 가지를 보여 주는 것에 한정된다. 즉 지난 세대에 역사과학과 우리의 전문적 과학 분야에서 논의된 일정한 기본적인 논리적·방법론적 문제들이 어떻게 초기 역사학파 경제학에서 관철되었는가, 그리고 역사적 방법이 초기에 이룩한 위대한 업적이 어떻게 이 문제들과 타협하려고 했는가를 보여 주는 것에 한정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 업적들의 결점도 대폭 드러나게 될 텐데,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바로 이러한 결점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가 과학적 작업을 할 때 필요로 하는 일반적인 전제조건들에 대해 거듭 숙고할 수 있으며, 또한 이것이야말로 사실상 또는 외견상 자명해 보이는 주제들을 폭넓게 분석하기 위해 “예술적” 전체상을 완전히 고의적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는 연구들이 갖는 유일한 의미가 될 수 있다. ―
오늘날 “역사학파”의 창립자로서 빌헬름 로셔, 카를 크니스와 브루노 힐데브란트를 함께 거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힐데브란트가 갖는 큰 의미를 어떻게든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우리의 목적상 여기서는 그를 논의에서 제외해도 좋을 것이다. 비록 그야말로, 심지어 어떤 의미에서는 오직 그만이 오늘날 “역사적”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실제로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현재와 미래의 경제학』에 담겨 있는 그의 상대주의는 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측면에서 보면 이미 그보다 앞서, 부분적으로는 로셔에 의해, 부분적으로는 다른 학자들에 의해 발전된 사상을 적용한 것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크니스의 방법론적 견해를 서술하기 위해서는 먼저 로셔의 방법론적 관점을 기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크니스의 방법론적 주저 ― 이것은 로셔에게 헌정되었다 ― 는 고전경제학의 대표자들에 대한 논의이면서(고전경제학은 로셔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대학들을 지배하고 있었으며 크니스의 하이델베르크 대학 교수직의 전임자인 라우가 당시에 공인된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었다), 동시에 적어도 그와 똑같은 정도로 그때까지 출간된 로셔의 저작들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로셔의 방법론적 기본 견해의 서술부터 시작할 것인데, 이 기본 견해는 그의 저서 『투키디데스의 삶과 저작 그리고 시대』1842, 그의 강령이 제시된 『역사적 방법에 입각한 국가경제 강의 개요』1843 및 1840년대에 나온 그의 논문들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크니스의 저서가 나오고 난 다음에야 나온 『민족경제의 체계』의 제1권의 초기 판들초판 1854년, 제2판 1857년을 고려하고 거기에 더해 그의 후기 저작들을 고려할 것인데, 구체적으로 이 저작들에서 크니스가 비판적으로 논의하고자 의도한 관점에 대한 논리적 정교화가 이루어진 한에서 그리할 것이다.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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