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장미 터널
눈이 먼저 웃는 그대 저만치 오시네요
그대 앞에 수줍은 나 볼우물로 웃습니다
민망한 착각입니다 꽃 터널 탓이지요
신록
산새들 사랑에는 상처 따윈 없겠다
나란히 앉았다가 나란히 날다가……
동고비 어린 사랑이 신록처럼 피고 있다
우수
인동덩굴 돌담장에 밑그림을 그리고
베갯모 원앙 한 쌍 시집가라 부추기고
봄비는 언 땅을 두드리며 온 동네 쏘다니고
수선화
연두 치마 살짝 들고
노란 모자 갸웃 쓰고
춤추는 발자국마다
카나리아 소리가 난다
수선화 헤살거리는 길
바야흐로 봄이다
꽃보라
올봄에도 산벚나무 내 시를 읽습니다
시 한 편 가슴에 품고 슬며시 기대면
연달아 손뼉을 치며 꽃잎을 뿌립니다
(본문 중 일부)
#문학나눔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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