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적놈들에게 잡혀가다가 고래의 도움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살아남은 해치는 자기가 살던 무지개문을 찾아 세상을 떠돈다. 광화문은 아치형으로 되어 있다. 해치는 아치형 문을 마치 무지개가 둥그렇게 뜬 모습으로 여겨 무지개문으로 부른다. 그래서 해치는 조선의 광화문을 찾다 보니, 세계 여러 나라의 아치형 무지개문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무지개문은 자유와 평화, 희망과 꿈을 상징한다.
해치가 세상을 떠돌 때는 히틀러 나치 독일과 일본 제국주의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유럽과 아시아를 전쟁 지옥으로 만들던 때이다. 광화문 해치가 미국 워싱턴 아치, 영국 웰링턴 아치, 독일 츠빙거 궁전 문, 파리 개선문, 이탈리아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이라크 이슈타르 문, 인도 마이소르 궁전 남문, 중국 천안문을 거쳐 마침내 광화문에 다시 돌아오는 여정은 자유와 평화, 희망과 꿈을 찾아 세상을 모험하는 과정이지만, 이 모험 속에 우리나라의 독립과 광복, 그리고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아 와야 한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 마지막 중국 천안문에서 조선의 해치와 중국의 해치가 같이 입으로 물을 뿜어내 불을 끄는 장면은 인상 깊다.
우리 조상은 해치 석상을 만들어 궁전, 절 같은 중요한 건축물 좌, 우에 세워 건물의 안전을 빌었다. 조선 시대에는 관리들이 법을 어기는 것을 바로잡고 백성의 어려움을 살피는 사헌부의 관복에 해치 모습이 그려져 있고, 민가에서는 화를 면해주고 복을 가져다주는 부적으로 쓰였다. 해치는 우리 겨레의 빛나는 역사 속에서 백성의 지킴이 구실을 하며 겨레의 대문인 광화문과 함께 고난과 영광을 같이 해왔음을 《광화문 해치의 모험》은 보여 준다. - 편집자
(본문 중 일부)
★ 저작권법에 의해 한국 내에서 보호를 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