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죽고 난 뒤, 비가 오는 버스 정류장에서 손자는 할아버지를 기다립니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들고, 할아버지의 커다란 우산도 함께 들고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모르고 보통 때처럼 할아버지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러 오고 엄마와 함께 집으로 갑니다. 항상 할아버지와 함께 걷던 길을 이제는 아이 혼자서 걸어가야 합니다.
할아버지와 손자인 남자아이는 항상 함께였습니다. 함께 강가에서 휘파람새 소리를 듣기도 하고 들판에서 고추잠자리를 잡기도 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죽었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자연스럽다고 해서 슬픔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죽음은 어른과 아이 누구에게나 엄청난 무게로 다가옵니다.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고 상처로 남는 일입니다. 게다가 가족의 죽음은 그 가족이 소중한 만큼 마음에 커다란 구멍을 남깁니다. 비록 그 죽음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더라도 말이죠.
『너무 울지 말아라』는 그런 손자를 향한 죽은 할아버지가 남긴 따뜻한 편지입니다. 죽은 할아버지의 편지에는 손자를 두고 떠난 애틋함과 애정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죽은 사람은 누구나 산 사람의 행복을 바란다는 할아버지의 말은 우리에게 죽음과 사랑,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가족을 잃은 마음과 생명의 순환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 편집자
(본문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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