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 노점장수 참새는 하느님이 준 물건을 판다. 참새가 파는 하느님 물건은 이슬과 풀잎, 나팔꽃과 향긋한 바람, 하늘의 구름조각, 빛, 희망, 평화, 기쁨과 노래, 웃음과 아가의 마음 같은 것들이다. 한참 팔고 난 노점장수 참새들은 이제 거저 준다. 어른과 아이에게, 강아지, 송아지, 고양이에게도 마구 나누어 준다. 참새가 파는 하느님의 물건을 사기도 하고 거저 받기도 한 세상은 행복과 평화가 넘쳐난다. 이오덕 선생이 남긴 유고 시에 김용철 화가가 그림을 그렸다. 이오덕 선생은 이런 하느님의 물건을 우리가 좋아하고 가꿔야 이 세계에 희망이 있다고 시를 통해 말하는 듯하다. -나비
(본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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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시 | 이오덕
1925년 경상북도 청송에서 태어났습니다. 1943년 영덕농업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초등교원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초등학교 교사와 교감·교장을 지냈습니다. 1954년 <소년세계>에 동시 ‘진달래’를 처음 발표하였고, 이후 1966년 《별들의 합창》, 1969년 《탱자나무 울타리》 같은 동시집을 출간하였습니다. 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한국일보〉에 수필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1983년 교사들을 모아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를 만들었고, 퇴임 후에는 우리말연구소를 만들어 글쓰기 교육운동과 우리말 연구에 힘썼습니다. 지식인은 물론 일반인 사이에도 널리 퍼져 있던 번역 말투와 일본 말투의 잔재를 지적하고, 이를 걸러내기 위해 1992년 《우리글 바로쓰기》와 1995년 《우리문장 바로쓰기》를 집필하였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쓰는 ‘글짓기’라는 용어를 ‘글쓰기’로 고쳐 쓸 것을 주장하였고, 어린이들이 쓰는 말과 글 자체를 뛰어난 문학작품이라 여겨 1979년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 1978년 《일하는 아이들》 같은 10여 권에 이르는 어린 제자들의 문집을 출판했습니다. 아동문학의 진로와 관련하여 1977년 출판한 《시정신과 유희정신》에서 기존 아동문학을 ‘겨레의 운명이라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유아독존의 심리 세계만을 희롱하여 이국적인 것, 환상적인 것, 탐미적인 것, 혹은 감각적인 기교만을 존중하는 경향’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아이들의 건강한 시 정신을 옹호했습니다.
《민주교육으로 가는 길》, 《삶을 가꾸는 어린이문학》,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글》, 《교사와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 《이오덕 유고시집》, 《삶과 믿음의 교실》, 《삶을 가꾸는 글쓰기교육》,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같은 50권이 넘는 저서를 남겼습니다.
한국아동문학상(1976), 단재상(1988),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상(1999), 은관문화훈장(2002)을 받았습니다. 2003년 8월 25일 충북 충주시 무너미 마을 고든박골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림 | 김용철
1960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습니다.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양구 웅진리 고향에서 별자리 공부를 하며, 소양강 기슭의 아름다운 둘레 길을 걸어 산골에 있는 작업실을 오가며 아이들에게 재밌고 감동 있는 그림을 그릴 궁리를 하며 삽니다. 《훨훨 간다》,《낮에 나온 반달》,《길 아저씨 손 아저씨》,《흰 사슴을 타고 간 여행》 같은 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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