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 대한민국 / 이라영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감동이 이어지는 올림픽 경기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선수’가 이루어낸 꿈에 사회는 박수를 보내며 기업은 아름답게 아파트를 안기고 ‘너구리’ 라면을 건넨다. 비닐하우스와 쪽방촌 등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불안정한 주거에 대한 국가의 복지 부재는 이렇게 주고받는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가려진다. 그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에게 태극문양으로 옷을 입히고 어른들을 위해 열심히 춤을 추게 하던 학예회처럼, 쇼를 좋아하는 이들은 피곤한 ‘태극전사’들을 앞세워 감동적인 대한민국을 연출하려고 귀국 일정까지 통제하려 안간힘을 쓴다. 그렇게 ‘개인의 투혼’에 숟가락을 얹으며 “우리의 모든 꿈은 끝없이 세계로 뻗어가는 곳”, 아! 대한민국이라 부른다.
한겨레
2012-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