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가끔 기도하십니까? 어떤 신에게?
A 모든 신에게 매일 기도한다. 내 안의 신에게도, 모든 생명 있는 것들과 모든 사물 안에 있는 신에게도, 꽃 신, 선인장 신, 돌 신, 안경 신, 캔버스 신, 물감 신, 종이 신, 컴퓨터 신, 포도주 신, 나비 신에게도… 굳이 종교적 관점에서 말하라면, 개인적으로 부처님 말씀이 제일 귀에 잘 들어온다.
Q 소원을 말해 주세요, 나비들이 들어드립니다.
A 나이 들수록 마음의 눈이 열려, 말년의 마티스처럼, 제대로 늙어서야 최고의 걸작을 만들어내는 화가가 되는 것, 쉽게 말하면, 그리고 싶은 그림 다 그리고, 구경하고 싶은 세상 다 구경하고, 늙어서 자연사 하는 것.
Q 황주리의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A 표현의 자유, 여행의 자유
Q 황주리에게 행복이란 ㅇㅇㅇ 이다.
A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아무 욕심 없어지는 것.
Q 요즘 품고 있는 고민거리나 ‘불편한 진실’은 무엇입니까?
A 영양탕 집에 끌려가는 백구 두 마리를 사서 기르다가, 한 마리는 죽고 한 마리가 남았는데, 옆집 개가 놀러 와서는 가지 않아 도로 두 마리가 되었음. 작업실이 있는 땅 자리가 시에 수용되어 헐리게 되므로 2년 뒤에는 개들의 거처가 불분명함. 개들을 사랑하는 인자한 마음씨의 주인과 안전하고 배부르고 자유로운 서식처를 구하는 중.
ㅣ복면 인터뷰이 황주리는…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