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동아리 '시바(詩bar)'
모이는 곳 _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꿈꾸는 반지하’
모이는 사람들 _ 대학생, 대학원생, 직장인
추천도서
1. 책기둥 (문보영 지음, 민음사 펴냄)
2.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 지음, 사계절 펴냄)
3.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지음, 동문선 펴냄)
4.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마음산책 펴냄)
5. 다음 인간 (이나미 지음, 시공사 펴냄)
젊음의 거리, 신촌의 일요일 밤은 비교적 한산했다. 약속 장소인 신촌의 한 카페 ‘꿈꾸는 반지하’에 도착할 즈음, ‘시바詩bar’의 운영자 김진명 씨가 근처에서 닭백숙을 같이 먹는 건 어떠냐며 연락을 주셨다. 그렇게 따뜻한 닭백숙, 그리고 소주 한잔과 함께 사전인터뷰를 진행했다. 닭백숙과 소주 한잔 덕분인지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시바’는 대학생부터 대학원생, 그리고 사회초년생까지 다양한 20대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연결고리가 지금의 ‘시바’를 탄생시켰을까. 그들이 지금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계기는 한 철학 강연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처음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모임을 형성하게 되었고, 이후 독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바’만의 독특한 부분이 있다면, 독서와 더불어 다양한 문학 활동을 진행하는 것인데 ‘시바’라는 동아리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와 관련된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팀원 중 ‘시’를 창작하고 낭독하는 활동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의 영향으로 시에 관심이 없었던 다른 팀원들도 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시의 함축적이고 비유적인 부분 때문에 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숨은 의미를 공감하고 이해하려고 시도하다 보니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며 공감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며 시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시바’ 회원들의 모임 진행 방식은 ‘키워드’를 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키워드가 그달의 주제어가 된다. 비록 주제어는 같아도 다양한 관점으로 키워드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주제어에 관해 연상되는 콘텐츠가 다르다고 한다. 이번 달, 10월 ‘시바’의 주제어는 ‘사랑’이었다. 회원들이 주로 읽고 온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사랑과 관련된 소설로, 대표적으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라는 책으로 모임이 진행되었다. 알랭 드 보통이 이야기하는 사랑의 관점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지만, 각자의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며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음 달은 ‘빈부격차’에 대한 주제어로 역시 한 달 동안 다양한 주제와 콘텐츠로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에서 동아리 이름인 ‘시바’에서 ‘시詩’가 어떤 이유로 시가 되었는지에 대해 언급했었다. 나머지 바bar는 단어 그대로 맥줏집을 이야기한다. 맥주 한 잔씩 하며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의미에서 형성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맥주 한 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책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인생이야기까지 그들이 사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풀어내는 공간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바bar는 그들만의 살롱salon의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살롱이란 18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지성인과 예술가가 모여 토론을 펼치고 지식을 나누던 사교 모임으로 ‘시바’는 청년들에게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지성을 때로는 감동을 선사해주는 대화의 장인 살롱의 역할을 하고 있다.
★ 작성자: 청년취재단 김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