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동안 고등학생 과외를 하면서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 몇 명을 가르쳤었다. 정시를 준비하는 아이들과 달리 그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수능·내신공부 뿐만 아니라 교내·교외활동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열심히 준비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 중 대부분은 떨어졌었다. 그들이 떨어진 직접적인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입시컨설팅회사나 학교에 따르면 다들 교내활동이나 대외실적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떨어진 이유를 듣고 참 어이가 없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입학사정관제도일까?
입학사정관전형은 점수 중심의 이전의 평가방식이 아닌 학생의 다각적인 평가로 잠재력 있는 아이를 뽑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겉보기에는 입시제도의 발전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평가방식은 너무 애매하다. 자기소개서, 학생부자료, 대외성과물 이 세 자료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알 수 없고 각 전형마다 입학사정관이 정확히 어떤 학생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이러한 모호함 때문에 학생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교내활동·교외활동 기회가 되는 한 최대한 많이 참여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에게 한 개라도 더 보여주기 위함이다.
또한 입학사정관전형은 경쟁률은 평균적으로 10:1 정도로 높기 때문에 떨어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내신공부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만약 떨어지게 된다면 정시에서도 실패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보다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대부분 정시를 준비하는 아이들보다 공부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즉, 남들보다 입시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입학사정관전형을 위해 2~3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수험생이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다 이유도 모른 채 떨어지는 경우를 보았다. 심지어 입시를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다. 2~3년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현재까지 입학사정관전형이 실시된 지 6년 동안 실질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들이 해야 할 변화는 먼저 누구를 위한 입학사정관전형인지 밝히는 것이다. 어떤 평가방식으로 어떤 인재를 뽑기 위한 것인지 객관적이고 공정한 지표를 밝혀 2~3년 동안의 그들의 노력이 이유 없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