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7

위대한 고전 100권 읽기에 도전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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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고전 100권 읽기에 

도전하시겠습니까?


세종 ‘세종이데아’



모이는 곳 

온라인 줌ZOOM


모이는 사람들 

40~60대까지 고전 읽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


추천 도서  

『일리아스』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펴냄

『펠로폰네소스전쟁사』  투퀴디데스 지음,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펴냄

『키루스의교육』  크세노폰 지음, 이동수 옮김, 정기문 감수, 한길사 펴냄

『니코마코스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펴냄

『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곽차섭 옮김, 길 펴냄


고전古典을 꾸준히 많이 읽으면 좋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유명 대학에서 추천하는 도서 목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 실제로 몇 년 동안 꾸준히 다 읽으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위대한 고전 100권 읽기를 5년째 매주 도전하는 동아리가 여기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추천 도서를 다 읽기 위해 12년 동 안 모임을 계속하자고 기약한 독서동아리 ‘세종이데아’를 만나보았다.


‘세종이데아’는 2016년 국립세종도서관 문화 행사로 진행되었던 ‘플라톤의 『국가』 읽기’ 강의에서 시작된 독서동아리이다. 강의 시간에 참여자들과 열린 토론을 하며 생각이 확장된 경험이 좋아서 후속 모임을 만들었다. 동아리를 이끌어가는 김유정 대표, 대학 강의를 하는 신교남 회원, 교직을 은퇴한 최은주 회원, 동양고전 유튜버 팡씨 등 40대부터 60대까지 10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나이, 성별, 빈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없이 어울린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구절을 인용하자면, 회원들은 ‘과거에 벌어진 일과 무릇 인간사가 그러하듯 미래에 똑같거나 비슷한 방식으로 다시 벌어질 일을 명확히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정신적으로 더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습 공동체


동아리 이름은 교육, 교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파이데이아’에서 착안했다. 세종 시민들이 서양 고전을 읽으며 스스로 지속적인 교육을 해보자는 취지로, 성숙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모색한다. “반성하지 않고 음미하지 않고 성찰하지 않는 삶은 의미 없다.”라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회원들은 자신을 돌이켜보고 생각하고 훈련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인간적인 본성을 가장 잘 발휘하고 싶다는 ‘세종이데아’ 회원들을 보며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유토피아 사람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 쾌락은 지식, 그리고 진리에 대한 관조로부터 오는 즐거움, 또는 잘 보낸 한평생을 되돌아볼 때의 만족이나 장래의 행복에 대한 의심할 바 없는 희망 등입니다. …… 유토피아 사람들은 모든 쾌락 가운데 무엇보다도 정신적 쾌락을 추구하고, 이것을 가장 높이 칩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쾌락은 덕의 실천과 올바른 삶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중에서


‘세종이데아’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까지 지역 도서관에서 지원을 받아 문화센터 교실에서 만났고, 작년 3월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매주 화요일 10시 비대면 화상 모임을 하고 있다. 책 한 권을 다 읽을 때마다 책거리하며 밥을 먹는 문화가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5인 이상 모일 수 없어 중단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활력을 불어넣고자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에 신청했고, 문화 활동으로 연극 「햄릿」을 보러 가기도 했다. 처음에는 분위기가 조금 어색했으나 5년째 매주 만나면서 이슬비에 옷 젖듯 서로에게 스며들어 편안하고 소중하고 끈끈한 커뮤니티가 되었다.



위대한 저서를 읽으며, 

축적된 자산이 주는 변화를 실감하다


‘세종이데아’는 시카고 대학에서 나온 위대한 저서 읽기 프로그램Chicago plan, the great books program을 참고하여 2016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시작으로 2021년 『유토피아』까지 30여 권의 책을 같이 읽고 토론하고 있다. 너무 힘들 때는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며 쉬어가기도 했다. 책 분량에 따라 다르지만 좀 더 깊이 읽고 자세히 토론하기 위해 보통 두 달에 한 권 정도 읽는다. 매주 100~150페이지 정도 분량을 정해서 읽어오고, 모이면 줄 치고 읽어나가며 자유 토론을 한다. 12년 동안 읽을 책 목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책 선정은 비교적 쉽다.


독서동아리를 시작한 것이 인생 후반부의 전환점이라고 표현할 만큼 회원들은 많은 변화를 느낀다. 처음엔 고전이 어렵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졌지만 분량을 쪼개서 매주 읽으니 익숙해졌고, 고대 신화부터 서양 역사의 흐름이 구슬처럼 한 줄로 꿰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일상에서 TV나 미국 드라마를 봐도 문화 예술에 대해 아는 내용이 나오니 재미가 있고, 다큐멘터리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다며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설명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팩트 체크까지 가능하다고.


인터뷰하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은 가장 애정하는 철학자를 묻자 다들 신나게 대답하는 모습이었다. 『일리아스』를 쓴 호메로스는 전쟁 서사를 썼는데도 문체가 아름다우며, 『소크라테스의 변론』에서 소크라테스의 진가를 알 수 있는데 말을 어떤 식으로 해야 명확하고 논리가 명징한지를 보여준다고. 회원들이 철학을 정말 좋아하고 즐긴다는 게 느껴져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어졌다. 혼자 읽기 어렵고 두꺼운 고전도 독서동아리에서 함께 목적의식을 갖고 읽는다면 가능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으니,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합심하여 꾸준히 고전 100권 읽기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인터뷰 및 글. 이효선 독서동아리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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