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7

집단 착각

저자소개

토드 로즈
교육신경과학 분야의 선도적인 사상가로서,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지성·두뇌·교육Mind, Brain, and Education 프로그램과 개개인학 연구소를 맡아 이끌고 있다. 위스 생체모방공학 연구소에서 부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중학교 때 ADHD 장애 판정을 받은 뒤 성적 미달로 고등학교를 중퇴했으나 그 이후 대학입학자격 검정시험GED을 통과해 지역대학에 입학했다. 야간 수업을 들으며 주경야독한 끝에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인간발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마쳤다. 비영리단체인 개개인의 기회연구소Center for Individual Opportunity를 공동 설립했고, 구글, 애플, TedX, SXSW(창조산업 박람회), 아스펜 아이디어 페스티벌 등 다양한 곳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포퓰리스Populace의 공동 설립자로서, 모든 사람이 충족감 있는 삶을 살아갈 기회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가 배우고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에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활동에 매진 중이다.


샹크 박사는 앞으로 우리가 ‘집단 착각collective illusions’이라 부르게 될 현상을 탐구한 최초의 학자 중 한 사람이다.* 집단 착각이란 한 마디로 사회적 거짓말이다. 어떤 집단의 구성원 중 다수가 특정한 의견을 거부하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하고 있을 것이라고 (부정확하게) 넘겨짚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가 바로 집단 착각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다들 원한다고 착각하는 답을 따르기만 할 경우, 결국 모든 이가 아무도 원치 않는 방향으로 향할 수도 있다. 집단 착각이 만들어내는 흑마술인 셈이다. 


집단 착각의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안데르센이 1837년 발표한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떠올려볼 수 있다. 독자 여러분도 아는 이야기다. 허영심이 강한 임금님에게 임금님을 위한 멋진 옷을 마련했다며 사기꾼 두 사람이 찾아왔다. 사기꾼들은 그 옷이 매우 아름답지만 오직 똑똑한 사람들의 눈에만 보인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 누구도 멍청한 사람으로 여겨지고 싶지는 않았기에 다른 모든 이들이 사기꾼의 장단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 옷은 심지어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결국 임금님은 거의 벌거벗은 채 위풍당당한 태도로 마을을 가로질러 행진하기 시작했고, 그때 한 소년이 나타나 진실을 말하면서 주문은 깨진다.


* 지금까지 학자들은 이와 비슷한 현상을 ‘다수의 무지pluralistic ignorance’로 불러왔지만 이 개념은 부정확할 뿐 아니라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집단 착각에 빠진 개인들은 집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 않는다. 알고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알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무지가 아니라 착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