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

독서동아리 10년의 깊이를 알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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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동아리 10년의 깊이를 알고 싶나요 

독서동아리 ‘DIVA 독서 포럼’


모이는 곳              
카이스트 이만섭 교수 연구실

모이는 사람들        
기업인, 대학교수, 창업가 등

추천도서        
· 조선을 탐한 사무라이 (이광훈 지음, 포북 펴냄)
·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송숙희 지음, 유노북스 펴냄)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마음 한번 돌리니 극락이 예 있구나 (법성 지음, 고려원 펴냄)

푸른 잔디와 오래되어 보이지만 세련된 건물들.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열정의 흔적이 묻은 다양한 과학 기구들과 하얀 가운들을 볼 수 있는 연구실이 가득한 공간. 바로 한국의 과학 인재들을 육성해내는 카이스트다. 각자 목표를 가지고 과학 분야를 열심히 공부하는 청년들의 열기로 뜨거운 공간은 매월 화요일 아침 7시 30분부터 다른 사람들에 의해 미리 달아오른다. 카이스트 이만섭 교수 연구실로 책을 들고 와서 배움을 갈망하는 눈빛을 장착한 채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듯이 독서 활동을 하는 모임이 있다. 이들은 바로 ‘DIVA 독서 포럼’ 회원들이다.

10년의 과정을 담고 있는 독서동아리 역사책

‘DIVA 독서 포럼’의 초장기 회원은 기업인들이었다.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에서 기업인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 만들었지만, 워낙 바쁜 회원들의 스케줄 탓에 첨석률이 매우 낮았다고 한다. 그래서 독립적인 단체로 탈바꿈해 대학 교수, 창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독서동아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 모임이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다면 믿어지는가. ‘DIVA 독서 포럼’은 2019년이 지나면 11년의 역사를 가진 독서동아리가 된다. ‘DIVA 독서 포럼’의 회장은 매월 화요일 아침을 두꺼운 노트에 기록한다고 한다. 모임 활동에서 선정된 책부터 회원들의 의견, 자신의 독후감 등이 담긴 ‘DIVA 독서 포럼’의 노트는 회원들의 열정을 기록한 기나긴 역사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여러 지식의 하모니가 펼쳐지는 미래지향적 독서 방식

“‘DIVA 독서 포럼’은 샘물이에요. 왜냐하면 샘물은 새로운 것이 계속 솟아나면서 그동안에 잘못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나 지식을 옳은 방향으로 계속 정리해주니까요.”

“‘DIVA 독서 포럼’은 보약이에요. 가만 있다 보면 이곳저곳이 허약해지는데, 이곳에 다녀오면 지식 면으로 영양분이 자꾸 쌓여요.”

‘DIVA 독서 포럼’을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회원들이 답한 말들이다. 하나같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말로 귀결되었다. 회원들이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다름 아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도에 발맞춰 나가려는 미래지향적 독서 방식 때문이다. 이를 적절히 반영하는 8월의 선정 도서는 『유튜브 레볼루션』이다. 그들은 8월 선정 도서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이전에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책 읽기 활동에서 얻은 지식 ‘빅데이터’와 ‘유튜브’의 수익구조를 연결 지어 유튜브 산업을 설명했다. 그리고 각자 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기업 경영 방식까지 분석했다. 아직 8월 활동을 하기 전인데도 깊이 있는 독서 토론을 나누었다. 또한, 교수인 회원에게는 유튜브의 수익구조를 분석한 자료를 독서 활동에 가져오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동향과 간단한 지식을 파악하는 것만이 아닌, 자신들의 전문 지식을 활용하고 독서동아리 활동을 통해 배운 지식으로 토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DIVA 독서 포럼’의 토론 현장은 여러 색깔을 지닌 지식의 하모니가 잘 어우러지고 있었다.

워크숍? 독서에 대한 깊이를 더하는 또 다른 방식

“시대에서 요구하는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년 1~2회 정도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1년에 한 번 정도 회원과 가족들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열어 회원들 간의 친목을 쌓아가고 있어요.”

현재 ‘DIVA 독서 포럼’ 회장의 말이다. ‘DIVA 독서 포럼’은 단순히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더 나아가, 회원들이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실천적, 체험적으로 학습하고 체계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워크숍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제일 인상적인 워크숍은 전 해군 대령으로 예편한 회원을 통해 2015년 1박 2일로 ‘저도’를 다녀온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군함인 독도함에 승선해 해군의 역사와 역할, 독도함의 웅장함을 보고 해군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회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 워크숍으로 저도 여행을 뽑았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독서라는 공통점으로 모여 있지만, 단순히 독서 활동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각자 영역의 정보를 활용해 독서의 깊이를 더하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활동을 ‘DIVA 독서 포럼’의 회원들은 하고 있었다.

백세시대에 필요한 자극을 ‘DIVA 독서 포럼’에서 찾는다는 한 회원의 말은 퍽 인상적이었다. 혼자서 사색하며 자신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독서 활동도 좋지만, 독서동아리에 참가해 여러 사람의 삶과 지혜, 경험을 나누는 독서 활동은 더욱 의미 있을 것이다. 백세시대에 필요한 자극은 삶을 더욱더 풍요롭게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도 ‘DIVA 독서 포럼’은 서로의 삶이 상생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독서동아리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대전에는 매월 1회, 두 번째 주 화요일 아침 7시 30분, 카이스트 이만섭 교수 연구실에 모여 독서 활동을 펼치는 ‘DIVA 독서 포럼’이 있다. 

★배달의독서 김민지·박아현(청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