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4

학교

저자소개

말랄라 유사프자이 · 퍼트리샤 매코믹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열한 살 때 BBC 우르두어판에 탈레반 치하의 생활에 대해 익명으로 글을 올리며 여성 교육 운동을 시작했다. 곧 공개적으로 여성 교육을 주장하기 시작하며 세계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여러 상을 수상했다. 이런 활동을 이유로 열다섯 살 때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고, 영국에서 건강을 회복한 후 계속해서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4년 역대 최연소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말랄라 펀드를 통해 모든 이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 퍼트리샤 매코믹는 『컷Cut』 『솔드Sold』 『네버 폴 다운Never Fall Down』 등 평단의 훌륭한 평가를 받은 청소년소설들을 쓴 작가로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른 바 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어린이를 위한 나는 말랄라』를 썼다.


폭탄이 터지고 사람이 죽어 갔음에도 어떤 식으로든 일상은 계속되었다. 학교는 전쟁의 한가운데서 도시를 뒤덮은 광기를 피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폭탄과 통행금지통행금지는 낮 시간에도 불시에 시행될 수 있었다. 사이에서 학교에 가는 일이 늘 가능하지는 않았다. 학교에 가도 머리 위를 나는 헬리콥터 소음에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고 그런 날엔 결국 수업을 일찍 끝내고 집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학교가 열려 있는 한 나는 학교에 갔고,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선생님들에게서 배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친구들과 나는 이제 상급학교로 진학했고, 윌의 우정 어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우리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고 항상 일등을 하고 싶어 했다.


그저 최고가 되고 싶었던 것만은 아니다. 물론 최고가 되었을 때 기뻐하긴 했지만. 초등학교의 울파트 선생님 같은 분들이 “훌륭해!” “잘했어요!”라고 칭찬해 줄 때면 기분이 날아올랐다. 선생님의 인정을 받으면 내가 대단한 사람처럼 생각되었다! 여자는 약하고 요리와 청소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여기는 사회에서 나에게도 ‘능력’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선생님이 위대한 지도자와 과학자들도 모두 한때는 어린이였다는 이야기를 하면, 어쩌면 우리도 앞으로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여자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 낭비라고 믿는 나라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의 꿈을 믿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은 바로 선생님이었다. 


(중략)


“세상이 아주 미쳤구나. 파즐울라와 부하들이 마타에 있는 여학교를 폭파했단다.”


나는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파즐울라가 파괴한 학교는 초등학교였다. 어린아이들이 읽고 쓰고 셈하는 것을 배우겠다고 모이는 곳에 폭탄을 던진 것이다. 밤이었고, 학생들이 없을 때였지만 그래도 매한가지로 잔인한 행동이었다. 도대체 왜? 왜 학교 건물이 탈레반에게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란 말인가? 


(중략)


나는 테러리즘이란 말을 들으며 자랐지만 그것이 진짜 의미하는 바는 이해하지 못했다. 테러리즘은 전쟁과는 달랐다. 군인들끼리 전투를 벌이는 전쟁과는 달리 테러리즘은 모든 사람을 조이는 공포였다. 다음 날 또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 몰라 두려움 속에 잠드는 일이었다. 내가 사는 동네를 걸으면서도 누구를 신뢰해야 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테러리즘은 아침에 아버지가 집을 나서면 밤에 돌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해야 하는 것이었다. 



─ 말랄라 유사프자이·퍼트리샤 매코믹, 『청소년을 위한 나는 말랄라』, 문학동네 2014, 85~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