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하거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은 아주 강하거나 아니면 정말 외로운 사람이라고 쓴 적이 있다졸시 「농담」.
삶은 양극단 사이를 오간다. 높음과 낮음, 많음과 적음, 옳음과 그름, 강함과 약함…. 이런 양극 사이에서 균형을 잡거나 두 극단을 넘어서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강한 것을 장점으로, 약한 것을 단점으로 이해하곤 한다. 그런데 강점보다는 약점을 우선한다. 자기 자신한테는 더욱 그렇다. 여러 단점이 곧 ‘나’라고 인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더 큰 문제는 장점을 단점으로, 약한 것이 강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이다. 이럴 때 자신을 속이거나 자신에게 속게 된다.
일찍이 간디가 말했다. ‘누군가를 속이는 사람은 두 번 속인다.’ 자신을 속인 다음에 남을 속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직한 사람은 두 번 정직한 것이다. ‘나’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누가 정직한 사람인가. 약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정직한 사람은 무엇이 왜 부족한 것인지 성찰한다.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은 강화하면서 둘의 조화를 추구한다.
멋진 풍경이나 맛난 음식 앞에서 누군가를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강자가 아니다. 외로운 사람이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도 다르지 않다. 기도란 절대자 앞에 자신의 약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약점에서 한 걸음씩 벗어나는 일이다. 매번 우리를 주저앉히는 약한 것들이 우리로 하여금 살아가도록 하는 강한 힘이 되는 것이다. 기도하자, 아침저녁으로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자. 기도하는 자가 강자다.
★ 이 글은 농민신문에 연재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하에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