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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 98%가 복무 갑질 피해를 겪었다고?
지난 5월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서교사위원회가 “사서교사에게 가해지는 복무 갑질을 멈춰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사서교사 98%가 갑질 피해를 겪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위원회는 3월 12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국 사서교사를 대상으로 ‘갑질 피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라고 한다. 보도자료에서는 설문에 응답한 사서교사 수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내용에서 추산해 보면 대략 600명은 넘는 것 같다. 거의 전부가 학교 내외의 관계자로부터 직무 과정에서 갑질 피해를 겪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교사와는 달리 방학 중에도 41조 연수「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에 따른 연수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학교도서관을 도서관 고유의 기능 외 돌봄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따라 사서교사들에게 또다른 부담을 주고 있다고도 한다. 그 외에도 학교도서관 업무가 아닌 교과서 업무, 학교 문집·교지 제작, 행사 사진 촬영, 법령·조례·내부규정 등을 위반하는 업무지시를 받는 등 여러 측면에서 교사의 신분임에도 적지 않은 복무 갑질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비교과 사서교사이지만 이렇게 학교 안에서 제대로 교사로서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면, 학교도서관이 제대로 운영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 이에 전교조 사서교사위원회는 교육당국에게 다음의 2가지 사항을 요구한다.
첫째, 사서교사에게 돌봄교실, 늘봄학교, 방과후 학교 대기학생의 돌봄 업무와 학생관리의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교육청 및 학교 차원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사서교사가 육아시간과 조퇴, 출장 및 방학 중 41조 연수 등 복무에서 정당한 권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례를 조사하고, 이러한 사서교사에 대한 갑질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는 사서교사 개개인의 권익을 보호함으로써 학교도서관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독서 활동이나 정보 활용 능력 향상 등에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니 교육 당국은 이러한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한국도서관협회의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배치 요구
전교조에서 사서교사 관련한 실태설문 조사 결과와 (사)한국도서관협회가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즈음해서 발표한 도서관 정책 제안에서 사서교사에 대한 내용이 포함한 것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도서관협회가 제시한 4가지 도서관 정책 제안 중 가장 앞머리에 든 것이 모든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를 배치해 학생들이 평등한 학습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왜 그런가의 근거로 현재 학교도서관에 배치된 사서교사는 13.9%뿐이라 대다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도서관을 통해 정보 활용이나 독서지도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짚었다. 사서교사 복무 갑질도 심각한 문제지만, 아예 대다수 학교에 사서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것이 더 문제다. 학교에는 교과를 담당한 교사 이외 사서교사와 전문상담교사, 실기교사, 보건교사, 영양교사 등 비교과 교사가 함께 교육 활동을 맡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 자료에 따르면 비교과 교사인 보건교사와 영양교사, 상담교사의 배치율은 각각 77.6%, 55.6%, 37.2%인데 비해 사서교사 배치율 13.9%는 너무나 격차가 크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그렇다. 일본은 60%, 미국은 61%라고 한다. 우리는 왜 이럴까?
한국도서관협회 뿐 아니라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사서교사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서교사위원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사서교사협의회,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가나다순)>이 함께 ‘마래 교육 혁신을 위한 학교도서관 혁신’을 촉구하는 정책 제안을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서명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대선 제안의 내용은 사서교사 정원 확대, 독서교육 정책 구조 개선, 사서교사의 수업 체계 개선, 학교도서관 교육전문직 배치 등 4가지다. 사서교사 배치 확대가 핵심 주장이다. 사서교사 확대 배치에 관해서는 ‘2024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국공립학교 사서교사 배치율은 15.6%입니다. 사서교사 양성 인원을 확대하고, 지역 균형에 맞춰 사서교사 정원 확보해주십시오.’라고 설명하고 있다.
도서관계는 왜 그동안 공공도서관 이슈나 사서 배치 등을 앞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왜 사서교사 배치를 가장 앞세워 요구하게 된 것일까? 짐작건대 국제적 비교[OECD, PISA 2018. 「한겨레」 2021.5.16. 기사 참고]에서 보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사실과 의견 식별 능력이나 정보의 주관성과 편향성 교육 기회 등 모든 영역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거의 최하위에 해당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국가와 사회, 개인의 미래를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평등한 배움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 평생학습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인 문해력과 디지털 역량을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충실하게 갖추는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해야 하는데, 그에 반드시 우선해서 필요한 공공재가 학교도서관이고, 도서관 활성화에는 반드시 교육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사서교사가 필요하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도서관협회는 정책 제안에서도 이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현재 우리 현실에서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 배치를 확대해서 우리 사회 핵심적인 미래 지향적이고 현재의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 생각한다.
사서교사 배치와 관련한 법적 근거
그렇다면 왜 현재 우리 학교 현장에서 사서교사 배치율이 이렇게 낮은 것일까? 그러한 현상을 이해하는 단초가 사서교사 배치와 관련한 법률에서 알아볼 수 있다. 「학교도서관진흥법」 제12조(전담부서의 설치 등) 제2항과 제3항에 학교도서관 사서교사 등을 두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2018년 2월 21일 개정하면서 이전 사서교사·실기교사나 사서를 ‘둘 수 있다’에서 ‘둔다’로 바꾸었다. 즉 배치가 의무화되었다. 다만 사서교사만이 아니라 실기교사나 사서도 나열하고 있다.
제12조(전담부서의 설치 등) ② 학교도서관에는 사서교사·실기교사나 사서(이하 “사서교사 등”이라 한다)를 둔다. 〈개정 2012. 2. 17., 2018. 2. 21.〉③ 제1항에 따른 전담부서의 구성과 제2항에 따른 사서교사 등의 정원·배치기준·업무범위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다만, 사서교사 등의 정원·배치기준·업무범위 등은 학교 규모와 사서교사 등의 자격 유형을 고려하여 정한다.
배치와 관련한 구체적 사항은 「학교도서관진흥법 시행령」 제7조(사서교사 등)에 규정되어 있다. 사서교사 등의 역할도 적시되어 있다.
제7조(사서교사 등) ① 법 제12조제2항에 따라 학교도서관에 두는 사서교사·실기교사나 사서(이하 “사서교사 등”이라 한다)의 정원은 학교당 1명 이상으로 한다. 다만, 국립 및 공립의 학교도서관에 두는 사서교사 및 실기교사의 총정원은 「국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별표 및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별표 2에 따른다. 〈개정 2012. 8. 13., 2018. 8. 21.〉
② 법 제12조제2항에 따라 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 등을 두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배치한다. 〈개정 2013. 3. 23., 2018. 8. 21.〉
1. 학교의 재학생수
2. 학교도서관의 규모·자료수 등 운영현황
3. 학교도서관의 이용자수
③ 사서교사 등의 업무범위는 다음과 같다.
1. 학교도서관 운영계획의 수립에 관한 업무
2. 자료의 수집, 정리, 이용 및 예산편성 등 학교도서관 운영에 관한 업무
3. 독서지도 및 학교도서관 이용방법 등에 대한 교육과 안내
4.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교사의 교수ㆍ학습지원
현재의 사서교사 배치 현황
교육통계서비스가 제공하는 학교도서관 통계를 보면 2024년 4월 현재 운영 중인 학교는 초등학교 6,302곳, 중학교 3,281곳, 고등학교 2,380곳 등 11,963곳이다. 이 중 학교도서관이 없는 곳은 157곳초등 70, 중 72, 고등 15, 1.3%이다. 학교도서관이 2개라고 한 곳도 36곳초등 16, 중 13, 고등 7, 0.3%이고 나머지 11,770개교초등 6,216, 중 3,196, 고등 2,358, 98.4%는 각각 1개의 도서관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교육통계서비스가 제공하는 학교도서관 통계를 활용해서 필자가 재구성 |
학교도서관에 배치할 수 있는 사서교사 정원은 현재 「학교도서관진흥법 시행령」에서 말한 「국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별표 1]과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별표 2]에 규정되어 있다. 이에 따른 국립의 각급 학교와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공무원으로서의 사서교사 정원은 각각 12명, 1,660명이다.
| (왼쪽) 「국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별표 1](오른쪽)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별표 2] |
전체 규모가 각각 26,962명과 334,746명이니까 비율로 보면 0.05%, 0.5%다. 다른 비교과 교사 정원에 비해도 그 수는 매우 적다. 법률에서 정한 사서교사 정원이 겨우 1,672명이니 정원을 모두 채운다고 해도 14.2%에 그친다. 그렇다 보니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학교 현장에서의 사서교사 배치 비율이 크게 낮을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한계는 이처럼 법적 기반이 미비한 때문이라 할 것이다. 현재 전국에 배치된 사서교사기간제 포함는 3,185명이다. 법률이 정한 정원보다는 많지만 11,770개 학교에 겨우 3,185명2명이 있는 곳도 있다만 배치되어 있고 한 명도 없는 학교에 최소 1명씩 배치한다면 8,751명이 필요하다. 과연 이 정도의 사서교사 배치는 가능할까? 새 정부는 과연 사서교사 배치에 적극 나설까? 그럼에도 학교도서관의 필요나 가능성을 인정한다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사서교사 배치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길 바란다.
| 교육통계서비스가 제공하는 학교도서관 통계를 활용해서 필자가 재구성 |
학교도서관에 배치된 사서 직원 현황
물론 학교는 교육적 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서교사 배치가 우선이다. 그러나 현행 법률은 사서교사뿐 아니라 실기교사나 사서도 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그동안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수의 사서가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학교도서관이 있는 11,770개교에서 일하고 있는 사서정규직 및 3개월 이상 계약직 포함는 4,719명이다. 사서교사보다 1,500여 명이 많다.
| 교육통계서비스가 제공하는 학교도서관 통계를 활용해서 필자가 재구성 |
사서교사와 함께 학교도서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사서들에 대해서도 충분하게 그 역할과 기여를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는 상당수의 사서가 비정규직 형태로 근무하고 있어 직업적 안정이 떨어져 도서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지속성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사서의 직업적 불안정성이 커지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이나 교사 등에게도 결코 긍정적일 수는 없다. 따라서 사서교사 문제와 함께 사서에 대해서도 적절한 정책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도서관 활성화로 학교 교육 혁신을 만들어 내길 바란다
새로운 미래는 인문적 상상력과 창의성, 단단한 문해력과 질문하는 능력 등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우리 학교 교육도 그동안 입시 위주, 경쟁에 기반한 교육 방식에서 새로운 형태의 교육으로 혁신해야 한다. 그런 혁신의 방법으로 자유롭고 풍부한 책 읽기와 토론 등이, 그런 새로운 방식의 확실한 플랫폼으로서의 학교도서관 활성화가 시급하다. 학교도서관 활성화는 사서교사 등 전문인력을 충분히 배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사실 적지 않은 기간 학교도서관 활성화와 독서 교육 강화 등에 노력했지만, 여전히 우리 교육 현장에서 충분히 미래를 대비한 혁신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건 외형적, 하드웨어 중심으로만 정책을 추진해 온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도 사서교사 등 학교도서관 활성화 핵심 정책 추진에 미온적이었던 것을 인정하고, 이제부터 더 강력하게 사서교사 등의 배치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 법률에서 사서교사와 실기교사, 사서 모두의 업무 범위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와 직원이 해야 하는 역할과 책무가 다르다. 그런데 왜 학교도서관 법률에서는 이러한 현재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일까? 과연 이래도 되는 걸까? 앞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도서관계와 교육 당국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학교도서관 활성화에 부합하는 인력 배치 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
사서교사 등의 정원을 확대해 학교마다 1명 이상씩 배치하고, 사서교사와 사서의 직무를 명확히 하는 등의 정책 제안을 곧 새로 구성될 정부나 사회가 주목해 분명한 해결 방안을 만들어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통한 교육 현장을 혁신해 주길 바란다.
★ 2025년 5월 28일자 「한국독서교육신문」에 기고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