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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이 보이고 맑은 구파발천이 흐르는 사시사철 푸른 나무들과 꽃들이 아름답게 피는 곳. 여기는 은평뉴타운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동네에 아름다운 카페가 있습니다. 천장이 높고 조명이 설치된, 그리고 벽 한쪽으로는 어린 왕자의 그림이 있는 이곳 바로 카페 옴니버스입니다. 여기서는 삼삼오오 모여 여러 모임을 합니다. 저는 여기에서 활동한 지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더욱 활발했었는데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고 그즈음에 바로 온라인 독서 모임이 생겼습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신청하면 카카오톡으로 자신이 읽은 책의 제목과 페이지 수를 날마다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것의 목적은 꾸준히 독서 생활을 하자는 것. 그리고 서로 읽은 책을 공유하고 독서 후기를 남기는 등 여러 정보를 교환합니다. 별도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해 거기에 후기를 적고 자신이 읽은 책들을 정리합니다.
저는 21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동네에 여러 활동이 있음을 알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카페 옴니버스를 알게 되었고 꾸준히 책을 읽고 싶어 온라인 북클럽에 가입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인생 2막을 고민하던 중 작가의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매일 많이 읽어야 하는데 저의 독서 습관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간헐적이고 꾸준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의무감으로라도 책을 읽고 공유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서서히 독서 습관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일 년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책을 읽었으며, 한 해에 몇 권 밖에 책을 읽지 않았던 제가 20권 이상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또한 카페에서 독서 활동의 확장으로 구청 지원을 받아 1년에 한 번씩 낭독극과 시 낭송 행사를 합니다. 카페 주인이자 아마추어 극단 대표의 권유로 낭독극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읽은 책 중에 감명 깊은 책을 나누는 것입니다. 대본을 직접 쓰고 PPT 자료와 음악, 내래이션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마침 그즈음에 토머스 하디의 『환상을 좇는 여인』이라는 작품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던 저는 그 책으로 낭독극 대본을 썼습니다. 저는 옴니버스 카페 독서 모임뿐만 아니라 은뜨락도서관의 독서 모임도 줌으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함께 읽고 토론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서로 잘 알지 못하는 회원들이지만 함께 책을 읽고 나누고 자신의 삶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고 그것은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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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이 자신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남편 대신 다른 남성을 사모하는 이야기인데 각자의 부부관계를 점검하고 적용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거기에 깊은 감동을 받은 저는 이 작품으로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곳에서 공연을 한 것입니다. 난생 처음 하는 공연이라 떨렸지만 큰 희열을 느꼈고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단지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이를 갖고 토론하고 더 나아가 대본으로 써서 무대에 올려 공연을 하였습니다. 이 과정은 매우 놀라웠고 독서 활동의 확장이며, 책의 내용이 체화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저는 도서관에서 하는 글쓰기 수업도 듣고 여러 공모전에 참가했으며 브런치 작가에 한 번에 합격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시작은 독서 모임이었는데 여러 가지 기회가 주어지고 놀라운 기적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서 다시 오프라인 모임을 하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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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한 번씩 만나 정해진 책을 모여서 함께 낭독하고 토론하는 고전낭독 모임입니다. 얼마 전에는 조지 오엘의 『동물농장』과 『1984』를 읽고 나누었습니다. 평소 읽고 싶지만 혼자 읽기에 어렵거나 부담되는 책들을 선정합니다. 함께 읽으니 책을 읽게 되었고 무엇보다 함께 나누는 것이 매우 유익합니다. 혼자만 읽을 때와는 다른 여러 가지 시선으로 작품을 볼 수 있고 내용이 더욱 풍성해집니다. 여러 배경 지식들도 교환하게 되고 또 미처 깨닫지 못한 점이나 보지 못한 점을 볼 수 있어 매우 유익합니다. 그리고 낭독이라는 것도 매우 유익한데 내가 내 목소리로 읽고 그것을 듣고 또한 다른 사람들이 읽는 글을 듣는 활동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더욱 독서에 집중하게 되고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됩니다. 이것 또한 독서 활동의 확장입니다.
저는 독서 모임을 통해 책 읽기 습관이 잡혔으며 나아가 글쓰기와 낭독, 낭독극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생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저의 삶을 가꾸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제가 책을 읽고 아이들과 남편에게 추천해주어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가족이 함께 책 내용을 나누는 일 또한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독서 모임을 통해 저의 삶이 변화되고 풍요로워졌으며 앞으로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인생 제2막을 열어준 독서 모임 앞으로도 인생의 동반자로 늘 함께 할 것입니다.
★2022 독서동아리 수기 공모전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책이 만나다」에 선정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