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먼 곳에서 온 새를 만난 적이 있어.
이곳이 바다를 닮았다고 하더라.
나는 동쪽 언덕 너머 깊은 숲에서 왔어.
무리에서 떨어진 사슴을 쫓아왔지.
혼자 다니는 짐승을 잡는 건 아주 쉬워!
이렇게 몰래 다가가서…….
앗, 차가워!
사실 단단한 발굽에 뺨을 맞거나 쫄딱 젓은 날에는
늑대답지 못하게 눈물이 세 방울 정도 났어.
배를 곯은 지 하루, 이틀, 그리고 닷새. 사슴은 점점 멀어지고…….
그날 밤에 나는 보고 싶은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렸어.
우리가 다 같이 사냥을 한다면 참 좋을 텐데.
한 녀석이 망을 보고 한 녀석은 사슴을 몰고
나는 그저 노래나 부르면 좋을 텐데.
가장 용감한 늑대는 가장 배고픈 늑대라고
친구들이 말했었지. 목소리는 달빛 사이로 들려왔어.
텅 빈 내 배 속과 날카로운 송곳니 사이에서 들려왔어.
사슴 발굽 소리 사이로.
밝아지는 그림자 속에서.
지금이야.
목소리는 쏜살같이 사라져 버렸어.
나는 배를 불리고 말없이 자리를 내어 주었지.
사슴은 먼 바다처럼 고요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