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시가 늘지 않는다
꽃은 저 혼자서도 피었다 지고
송아지도 어미 말을 알아듣는데
시가 늘지 않는다
살다보면 사랑도 늘고 술도 늘고
이별도 늘어가는데
나의 시는 늘지 않는다
인생이 늘지 않는다
핑계
어떤 사람이
눈이나 꽃처럼
거저 오는 걸 좋아하면 가난하다는 것이고
가난하면 세상에 미안한 일이 적다
어떤 이는
사람이 살려고
너무 애쓰는 일을 재앙이라고도 했는데
가난하면 사랑하는 자식들이 다툴 일이 없고
세상 떠날 때도 소풍 가듯 가벼워서 좋다
가난은 언제 어디서나 혼자가 아니다
그래서 힘이 세고
가난은 비싸다
사랑과 가난은 감출 수도 없지만
사람들이 대부분 가난하게 사는 데는
다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희망에 대하여
어려서부터 나의 희망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인이 되는 것이었고
여태껏 그걸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인이 되지는 못하였으나
희망과 불화한 적은 없습니다
많은 세월이 지나
희망에 지치기도 하였지만
희망은 남에게 줄 수도 없고
버려도 누가 가져가지도 않습니다
희망이 혼자인 것처럼
시도 늘 혼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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