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재
1959년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2년 동인지 [시운동] 4집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생태적 상상력’의 시인으로 김달진문학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산책시편』, 『마음의 오지』, 『제국호텔』, 『지금 여기가 맨 앞』 그리고 『혼자의 넓이』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는 『내가 만난 시와 시인』,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등이 있다. 등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사저널] 취재부장과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강의하는 한편 ‘전환을 위한 글쓰기’ 촉진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묶인 기도문과 시가 독자 여러분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길 희망한다. 독자가 시를 이어 쓰게 하는 시가 좋은 시다. 시를 읽고 이어 써보시라. 한 단어, 한 구절도 좋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기도문을 읽다가 자신의 기도 한 줄이 떠오른다면, 그리고 그것을 이어갈 수 있다면 내 안에 있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신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다.”
1982년 『시운동』 4집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문학동네』 편집 주간, 《시사저널》 기자,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직을 역임했으며 시집으로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 『산책시편』 『마음의 오지』 『제국호텔』 『혼자의 넓이』 『지금 여기가 맨 앞』 등과 산문집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등이 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지훈문학상, 노작문학상, 박재삼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있다.

짧은 시가 길게 읽힐 때가 있다. 독자를 놓아주지 않고 시를 이어가도록 하는 시가 있다. 라이너 쿤체의 시가 꼭 그렇다.
첫 연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뒤로 물러나는 일도 쉽지 않은데 물러나 ‘있기’라니. 돌아보니, 나는 뒤로 물러나기보다 뒤로 밀리고, 또 떠밀려 있는 적이 더 많았다.
“땅에 몸을 대고”에서는 생각이 사방으로 번졌다. 우선, 내 몸이 땅과 접촉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사실이 떠오른 것이다. 두 발은커녕 맨손으로 땅을 만져 본 것도 한참 전이다.
“땅에 몸을 대”려면 땅에 눕거나 엎드려야 하는데 그런 경험 또한 거의 없다. 땅에 눕는다면, 즉 자기 자신을 낮춘다면 그림자가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몸집이 큰 사람, 서 있는 사람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마지막 연에서는 숨이 멈췄다. “남들의 그림자 속에서 빛나기”라니. 뒤로 물러나기도 쉽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일은 더더구나 어렵다. 그런데 타인의 그늘 속에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밝히겠다고 다짐하다니.
내게 이 시는 기도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이렇게 바꿔 읽는다. ‘하느님, 저로 하여금 뒤로 물러서 있게 하여 주옵소서. 땅에 엎드려 저 스스로 낮아지게 하소서….’
좋은 시와 기도는 혈연이다. ‘남들의 그림자 안에서 제가 빛나게 하여 주소서.’ 이 기도를 놓치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간구로 이어질지 모른다. ‘제 그림자 안에서도 그가 빛나게 하소서.’
★ 이 글은 농민신문에 연재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하에 게재됨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