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1

내가 있을 곳

저자소개

김초롱·송경석
김초롱(쵸)과 송경석(모험가)


개인적으로는 행복공장과 행복공장이 운영하는 그 공간 자체가 내게 주는 어떠한 울림이 있다. 일본에는 ‘이바쇼’라는 개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그것을 정확히 대치하는 단어가 없다. 굳이 번역하자면 ‘내가 있을 곳’ 정도가 된다. 히키코모리들이 아무 때나 찾아가서 아무거도 하지 않고 쉴 수 있는 ‘이바쇼’를 일본에서는 꽤 여러 군데 운영하고 있다. 내게는 행복공장이 그런 느낌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원룸조차 내게 월세를 요구하는데, 이 행복공장은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공간이다. 굳이 바라는 게 있다면 내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정도이리라.


존재 자체를 허락받는다는 것, “내가 여기 있어도 된다”라는 감각을 어려서부터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행복공장 수련원 부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환대와 편안함 자체가 근본적인 치유로 작용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공간 자체의 따스함 속에는 알게 모르게 행복공장 이사장님과 원장님의 진심이 녹아 있기도 할 테다. 사회적인 가치 기준으로 내로라하는 스펙을 가진 엘리트들이고, 누굴 돕거나 도움받지 않아도 너무나도 잘 먹고 잘 살아갈 사람들이 자신의 일생을 걸고 가진 돈을 다 쏟아부어 나 같은 사람들을 치유하려 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나는 ‘사회’가 냉혹한 경쟁의 무대이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함께 살아가길 택할 때에야말로 진정 행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됐다. 



─ 김초롱과 송경석모험가, 『앗! 어쩌다 보니 나와버렸다』 , 119~1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