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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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유년기가 인생의 독립적 시기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근대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발전하던 때부터였다. 그러나 근대화 과정 자체가 뒤틀린 우리 사회에서 아이는 그저 ‘미래의 희망’일 뿐이다. 아이의 ‘현재의 행복’에는 별 관심이 없고 유년기 자체를 하나의 독립적인 인생의 단계, 시기로 간주하지 않는다.
최근 트위터에서 한 트위터리안의 촌철살인을 보았는데, “한국 사회가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경력 같은 신입’이기를 바라는 관점”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아이는 곧잘 어른의 세계에 편입되고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최대한 빨리 주입시켜 키워야 하는 존재로 인식될 뿐이다. ‘점잖은 아이’가 칭찬으로 많이 쓰이는데 ‘점잖다’의 어원은 ‘젊지 않다’다. 젊지 않고 어리지 않은 몸가짐을 칭찬하는 이면에는 젊고 어린 행동거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깔려 있다. 어려서 칭찬받는 경우란 ‘동안’ 말고는 없지 않은가?
─ 김희경, 『이상한 정상가족』, 동아시아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