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유년기

저자소개

김희경
논픽션 작가. 대학에서 인류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기자,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사업본부장,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일했다. 2023년부터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객원교수로 가족과 친족, 미디어를 강의한다. 『이상한 정상가족』, 『여성의 일, 새로 고침』(공저), 『내 인생이다』,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흥행의 재구성』을 썼고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공역), 『푸른 눈, 갈색 눈』, 『아시안 잉글리시』,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를 우리말로 옮겼다. 순차적 N잡러로 살아오면서 가장 오래 해왔고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은 글쓰기다. 삶의 사소한 조각들이 모여 사회의 패턴이 형성되는 지점을 관찰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꾸준히 몰두하는 주제는 사람의 개별적, 집단적 마음이 만들어 내는 변화와 성장의 이야기다.


서구에서 유년기가 인생의 독립적 시기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근대 시민사회가 형성되고 발전하던 때부터였다. 그러나 근대화 과정 자체가 뒤틀린 우리 사회에서 아이는 그저 ‘미래의 희망’일 뿐이다. 아이의 ‘현재의 행복’에는 별 관심이 없고 유년기 자체를 하나의 독립적인 인생의 단계, 시기로 간주하지 않는다.


최근 트위터에서 한 트위터리안의 촌철살인을 보았는데, “한국 사회가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은 ‘경력 같은 신입’이기를 바라는 관점”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아이는 곧잘 어른의 세계에 편입되고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최대한 빨리 주입시켜 키워야 하는 존재로 인식될 뿐이다. ‘점잖은 아이’가 칭찬으로 많이 쓰이는데 ‘점잖다’의 어원은 ‘젊지 않다’다. 젊지 않고 어리지 않은 몸가짐을 칭찬하는 이면에는 젊고 어린 행동거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깔려 있다. 어려서 칭찬받는 경우란 ‘동안’ 말고는 없지 않은가?



─ 김희경, 『이상한 정상가족』, 동아시아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