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도서관문화전시회를 더 큰 도서관 산업전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저자소개

이용훈
한국도서관사연구회 회장. 도서관문화비평가.


한국도서관협회 등,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 개최


한국도서관협회와 산하 13개 지구별와 관종별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경기도가 후원한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가 지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일정으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 알림 포스터와 일정


전국도서관대회는 1962년 제1회 대회를 개최한 이후 오늘날까지 매년(1974년과 2006년은 협회 사정으로 개최하지 않았고, 2020년제56회과 2021년제57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 전국의 도서관 사서와 관계자, 연구자 등이 참가해 국내외 도서관 관련 현안이나 정책 이슈, 학술적 내용 등을 공유하는 학술행사와 함께 도서관 분야 관련 산업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함께 진행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서관 분야 행사로 성장해 왔다. [전국도서관대회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대회 홈페이지 참고]


도서관 산업전으로 확장 가능성을 모색할 때


전국도서관대회는 우리나라 도서관계를 대표하는 종합적인 학술과 전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행사로서, 2025년 올해 대회에는 무려 4,000명이 넘는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한다. 학술 부문에서는 다양한 현안이나 이슈, 미래 기술 등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도서관문화전시회를 더 주목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시회에서는 도서관 관련 최신 기술과 제품, 트렌드를 홍보하고 체험할 수 있어 참석하는 도서관 관계자들은 물론 참가하는 산업체 관계자들 모두 중요한 부분이다. 올해 전시회에도 도서관 운영 관련 각종 도구나 비품, 기기 등과 관련한 기업은 물론, 전자콘텐츠나 출판 등 도서관자료 부문 기업 등 모두 90개 기업이 193개 부스로 참여하여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런 전시를 통해 도서관계의 기술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전국도서관대회 전시회 소개 참고]


제62회 전국도서관대회 기간 중 열린 도서관문화전시회 부스 도면과 참가업체 명단


그런데 이런 도서관 문화 발전에 중요한 관련 학술 내용이나 전시회는 대회에 참가신청을 한 도서관 또는 기업 관계자에게만 공개되고 있다. 그리고 전시회 기간도 2일에 그치고 있어 전시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도서관과 기업 관계자가 깊이있는 대화나 소통, 논의를 할 수 있기에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참가한 기업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술과 역량, 강점 등을 펼쳐 보이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도서관 관련 산업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도서관 업무가 국제적으로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의 국제화도 적극 시도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 또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문화와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도서관계도 K-Library의 세계적 확장을 모색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도서관협회는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나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관련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해서 도서관문화전시회를 본격적으로 국제적 수준의 산업전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 또한 시민들에게도 전시회를 개방해 도서관 문화와 기술 발전 상황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필요할 것이다. 시민들이 자기가 주로 이용하는 도서관의 서비스나 기술 수준을 넘어 더 나은, 더 발전한 내용과 기술을 확인해 보고, 이를 도서관에 도입하도록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책무를 발현하도록 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미 출판계에서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있고, 다양한 부문의 산업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니, 도서관 부문이라고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이제 전국도서관대회를 성공적으로 성장시켜 온 한국도서관협회와 도서관단체들이 주도하고 정부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 관련 부처 등와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등이 협력해서 현재의 전국도서관대회를 명실상부 도서관 관련 대표적이고 공개적이며, 국제적인 도서관 산업전시회로 발전시키면 좋겠다. 개최 시기도 현재와 같은 10월에서 연초로 변경해서 산업적 성과를 보다 빠르게 도서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도 있다. 마침 올해 한국도서관협회가 전시회 참가 기업 관계자들과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니, 좋은 제안은 적극 반영해 수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현재의 도서관문화전시회를 도서관 산업전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검토와 논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1962년부터 꾸준히 전국도서관대회를 발전시켜 온 한국도서관협회 등 도서관계의 입장 정리가 중요하겠다. 비영리 민간단체로서 안정적 재원 확보가 중요하고 전국도서관대회와의 관계 설정 등을 잘 검토해서 도서관 산업전으로 확장했을 때라도 그것이 한국도서관협회나 도서관 관련 단체나 산업체 활동에 분명하게 긍정적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도서관협회가 도서관문화전시회를 도서관 산업전으로 확장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면 이후에는 정부와 국가도서관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 대법원도서관 등 국가도서관, 주요 도서관 관련 단체나 학회, 산업체 등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방향과 내용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내년2026년 8월 부산시에서 열릴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개최 관련 소식은 한국도서관협회 보도자료 참고] WLIC도 학술 행사와 전시회가 함께 진행된다. 내년 부산에서 WLIC가 열리면 세계적인 도서관 관련 기업이나 단체 등이 전시회에 참여할 것이다. 그때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 국제적 도서관 산업전의 가능성을 모색하거나 타진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를 통해 2026년 부산시 WLIC의 성공적 개최 이후 지속적으로 세계 도서관계 안에서 우리나라 도서관계의 주도적 역량 표출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도서관 산업계도 국제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이번 2025년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 도서관계와 산업계가 함께 세계를 향해, 그리고 시민들과의 직접적 만남을 시도해 볼 때라고 믿는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1999년부터 일본도서관협회 주최 전국도서관대회(올해가 제111회 대회 http://111th-library.com/)와 별도로 도서관총합전Library Fair & Forym을 개최하고 있다. 총합전은 도서관 부문 기업들이 모여 최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지하고 시연하고 논의하는 장이자 도서관 관련 교류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매년 1회 가을 개최. 그 외 1-2일 이벤트를 각지에서 개최하기도 한다. 공공기관이나 여러 관련 단체, 연구자, 비영리법인NPO, 학생 등이 참여해서 제품을 선보이거나 관련 발표를 한다. 그리고 인접 분야인 출판이나 정보, 교육 분야에서의 참여도 계속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관종도서관 종류과 입장을 초월한 도서관계 최대의 정보 교환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취지와 성격을 확보하기 위해, 사서와 연구자, 출가 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전시 운영위원회가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다. 운영 경비는 전액 참가하는 단체나 기업이 내는 비용으로 충당하고, 참가자로부터는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일부 기획참가 경우에는 비용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고, 도서관 관련 여러 관청이나 단체로부터의 후원도 받고 있다. 2025년에는 10월 22일, 23일, 24일3일간 요코하마시에서 열리고, 6월 21일~7월 4일 및 11월 10일~23일2회 각 14일간에는 온라인으로도 진행한다. 올해는 총무성과 문부과학성, 경제산업성 등 정부기관과 국립국회도서관, 국립공문서관, 요코하마시교육위원회와 함께 각 관종별, 지역별 도서관협회 등 도서관 단체 등 40여 개 이상 기관이 후원하였다. 종종 우리나라 기업이나 도서관 관계자가 참여하거나 참석하기도 했다.


새로운 상상으로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 보자


1945년 8월 30일, 해방되자마자 일본으로부터 기존 운영되어 오던 도서관을 접수하고 곧바로 우리들의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모여 도서관단체인 조선도서관협회현 한국도서관협회를 결성하고 도서관 문화 발전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온 지 80년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전국도서관대회·전시회에서 한국도서관협회 창립 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지난 80년 역사를 돌아보면 결국 늘 현재의 어려움이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상상을 펼치고 그것을 실현해 온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 도서관 문화 수준을 높여온 것이 한국도서관협회와 회원 도서관/사서들이 걸어온 역사였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는 또다른, 새로운 상상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로 도서관문화전시회를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도서관 산업전으로 키워보자는 상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상상해야 생각하고 방법을 찾고 실행을 통해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지 않을까? 한국도서관협회와 우리나라 도서관계와 산업계 모두의 용기있는 상상과 노력을 기대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디지털 시대, 인공지능 시대, 도서관과 사서가 필요한지에 대한 사회적 회의를 극복하고 멀어져 가는 시민들을 다시 도서관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계기와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기사 이후 추가할 이야기]


1. 이제, 국회도서관 관장도 도서관 전문가로!2024.7.4.


국회 내 국회사무총장과 국회입법조사처장, 국회예산정책처장은 모두 다수당이 임명하는 반면 국회도서관장은 소수당제2당이 임명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고, 현재 그 중에서 국회예산정책처장과 국회입법조사처장은 다수당에서 그 장을 임명하더라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찾아 조직의 운영을 맡기고 있다. 그래서 국회도서관장도 추천위원회를 거쳐 도서관 전문가로 선임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최근 국회에서는 국회도서관 국장급 소속이었던 국회기록보존소를 차관급 독립기관인 국회기록원으로 승격시키는 내용의 「국회기록원법」이 10월 26일 본회의를 통과해 곧 국회도서관 내 조직을 이관하고 인력 등을 확대해 국회기록원을 조직할 것으로 보인다. 기록관리 측면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고 생각한다. 물론 기존 조직에서 일부를 떼어주어야 하는 국회도서관 입장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국회도서관도 더 확실하게 국회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핵심 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역할 강화를 함께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가 주목한 것은 “의장이 국회기록원장의 임명동의를 요청할 때에는 미리 국회기록원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도록 함안 제5조.”이다.


국회에서 10월 26일 통과한 「국회기록원법」 내용 중 일부



새로 조직될 국회기록원도 국회도서관과 그 위상과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기록원 원장을 임명할 때 국회의장은 국회기록원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도록 한 것처럼, 국회도서관장도 국회도서관장추천위원회가칭 추천을 받아 도서관 전문가를 우선 임명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국회가 이 점을 다시 한 번 검토해서 「국회도서관법」 “제4조(관장) ① 관장은 의장이 국회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임면한다.”를 삭제하고 대신 별도로 ‘국회도서관장추천위원회’ 조항을 추가할 것을 요청한다.


  

★ 2025년 10월 29일자 「한국독서교육신문」에 기고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