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오늘도 새로 태어나고 있다. 새로운 도서관 개관 소식은 늘 기쁘고 마음을 설레게 한다. 혹시 당신이 사는 곳에서도 도서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을까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올해 9월과 10월 중 개관한 공공도서관은 대략 다음과 같다.
○ 2024년 9월 12일 경기도 용인특례시 동천도서관(시의 20번째 공공도서관)
○ 2024년 9월 27일 경상북도 구미시 구미시립산동도서관
○ 2024년 9월 24일 경기도 아산시 음봉어울샘도서관(시범운영)
○ 2024년 9월 29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수성못그림책도서관(그림책 특화)
○ 2024년 10월 4일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열린도서관(복합시설)
○ 2024년 10월 8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용마루어린이도서관
○ 2024년 10월 16일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도서관
이외에도 현재 다수의 공공도서관이 건립 중에 있을 것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광역시 경우는 서구도서관 등 9개관을 건립 중에 있으며 2025년 덕천도서관을 비롯해서 5개관, 2026년 정관에듀파크공공도서관 등 4개관을 개관 예정이라고 한다. [부산광역시 10월 4일 보도자료 참고]
한국도서관사연구회의 도서관 개관일
찾기 프로젝트
우리의 오늘, 오늘의 도서관 현실은 지난날 도서관 역사에서 출발했다, 즉, 모든 도서관의 오늘은 도서관 개관과 함께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 생각으로 도서관 생일을 챙겨보기로 했다. 도서관 역사에 대한 연구실행을 목적으로 모인 한국도서관사연구회는 2023년 도서관과 사회에 대해도서관과 사서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로부터 도서관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면서 구체적으로 7가지 사항을 제안한 바 있다. [“2024년은 도서관 역사를 쓰고 밝히는 한 해가 되길”] 그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제안은 ‘창립기념연도를 로고나 표지석 등에 표시하여 도서관이 축적해 온 힘찬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합시다’와 ‘내외부와 홈페이지 등에 자기 도서관 역사나 연표를 적극적으로 표현해서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도서관임을 널리 알립시다’라는 것이었다.
이에 한국도서관사연구회는 2024년 초 전국 도서관 중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의 개관일과 자관의 연혁 알림 등의 상황을 직접 확인해 보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모두 9명의 회원이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등재된 2023년 말 기준 공공도서관사립 공공도서관 포함 1,236개관, 대학도서관 457개관을 대상으로 직접 개관일자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진행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개관한 도서관 등이 있어 2024년 9월 말 현재까지 확인한 도서관은 모두 공공 1,288개관, 대학 458개관이었다. 현재 도서관 통계에서는 도서관 개관연도만 표기되어 있고, 홈페이지 등에서도 구체적인 개관일자가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보통은 개관년도와 월까지 정도를 표기하고 있었다. 홈페이지에서 개관일자를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는 언론 보도나 설립기관 소식 등을 확인했다. 일부 도서관 경우에는 직접 해당 도서관에 연락해서 개관일자를 확인하기도 했다. 경기도 경우에는 경기메모리에 있는 「경기도민 이야기; 도서관과 나」에 있는 ‘한눈에 보는 경기도 도서관 역사’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까지 개관일자를 확인하지 못한 곳도 있다. 대학도서관 경우에는 도서관이 독립적인 기관이 아니다 보니 별도로 개관일자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또한 분관도 다수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중간에 명칭 변경이나 통합 등의 이유 등으로 실제 개관한 날짜까지 확인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결국 일단 공공도서관만 작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대학도서관 경우에는 일단 확인 작업을 중단하고 다시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공공도서관 경우 개관일자를 아직도 확인하지 못한 곳은 세종시 1개관, 강원도 2개관, 충북특별자치도 1개관사립 등 5개관이다. 도서관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하지 못해 추가적인 작업언론 보도나 전화 확인 등을 통해 확인한 도서관도 전체의 13.7%에 이르는 177개관이었다. 무엇보다도 주목하게 된 것은 도서관통계에 기재된 개관연도와 연구회가 확인한 개관연도일자가 다른 경우도 84개관6.5%이라는 점이었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곳은 무려 39년의 간극이 있었다. 1968년 개관한 도서관에서 2007년 새 도서관을 건립해 이전 개관하면서 그해를 개관연도를 채택하고, 이전 도서관도 그대로 운영하다가 이전 도서관은 이후 폐관한 경우도 있었다. 과연 이럴 때 현 도서관의 개관연도를 분리 이전 도서관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인지 여부도 고민을 해 보게 된다. 앞으로 이러한 차이가 있는 경우 어떤 개관일자를 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개별 도서관별로 신중한 논의를 한 후 공식적인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관일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모든 도서관의 홈페이지를 방문, 연혁 내용을 확인해야 했다. 이에 과연 도서관들이 자기 도서관 역사를 얼마나 잘 정리해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는지를 나름 평가해 보고자 했다. 연구회 회원들은 각자가 방문한 도서관 홈페이지의 연혁 내용을 확인하면서 기재 수준을 근거로 5가지 단계로 평가를 시도했다. 최우수는 도서관 개관일까지 포함해서 중요한 행사나 상황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재한 경우, 우수는 도서관 개관이나 관련 사항을 대략 연원일까지 기재한 경우, 보통은 개관일 포함 대략의 상황을 간단하게 기재한 경우, 미흡은 개관일 정도도 표기하지 않는 등 연혁 사항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 경우로 구분했다. 그리고 아예 연혁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도서관도 있었다. 이렇게 확인한 결과 연혁 기재 수준 평가에서 최우수 수준의 도서관은 191개관15%, 우수 285개관22%, 보통 412개관32%, 미흡 275개관21%이였고, 연혁을 전해 밝히지 않은 도서관도 125개관10% 이르렀다. 이러한 평가는 프로젝트 참여자 개개인의 평가에 따른 주관성이 너무 컸다는 논의가 있어서, 일단 참고사항으로 하기로 하고, 이후 추가적으로 재평가의 과정을 거쳐 공개하거나 관련 후속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아예 연혁에 관한 사항을 홈페이지에 기재해 두지 않은 도서관들은 빠른 시일 안에 자기 도서관의 연혁을 상세하게 공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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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서관사연구회의 도서관 개관일 찾기 프로젝트 추진 결과 중 추가작업 등을 통해 개관일을 확인한 도서관 수 등 관련 통계(왼쪽)와 홈페이지 내 연혁 기재 수준 평가(5단계) 결과 해당 도서관 비중(오른쪽) |
이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한 한국도서관사연구회는 일단 그동안의 작업결과를 한국도서관협회 주최 제61회 전국도서관대회2024.10.16.~18.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소재 하이원리조트 기간 중 도서관과 사서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10춸 16일 오후 「당신의 도서관, 생일은 언제인가요?: 도서관 역사 기록의 첫걸음」이라는 세미나를 열고 그동안의 작업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몇 가지 제안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로 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도서관 통계 조사 때 개관일자를 정확하게 조사해 줄 것은 제안했다. 2000년대 초반 통계 조사 때에는 도서관 개관연월일까지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 때 자료를 통해 개관일자를 확인한 경우도 있었다. 나아가 공공도서관 등록제를 활용해서 ‘공공도서관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때 개관연월일을 필수로 등록하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사인쇄사 등록현황 홈페이지나 비영리법인현황에서도 등록일자나 법인설립허가일자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것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홈페이지에 연혁 게시판을 상세하게 관리할 것을 제안한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은 도서관 개관 상황과 주요 추진 사항 등을 구분해서 충실하게 게시하고 있다. 120여 년 역사를 가진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은 홈페이지에 도서관연혁뿐 아니라 「도서관백년사」게시판에 역대도서관장과 백년사화보집 등을 게시함으로써 도서관 역사를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다. 광역대표도서관인 인천광역시 미추홀도서관은 자관은 물론 시 소재 도서관 연혁을 통합적으로 소개하면서 개별도서관 단위로도 자세한 연혁을 소개하고 있다. 아산시립도서관은 ‘도서관 건립 현황’까지도 게시하고 있다. 부천시립도서관은 연혁 소개 과정에서 대학도서관과의 자료공유협약 체결 사항 등 일부 연혁 관련해서는 협약서 등까지도 공개하고 있다. 세 번째 제안은 도서관 내에 자관 역사를 담아 기록 보존하면서 도서관 벽 등에 연혁을 게지하거나 기록관을 설치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부산시민도서관은 별도의 역사관을 두고 있고, 인천광역시교육청 주안도서관은 입구 기둥에 주요 연혁을 게시해 두었다. 전주시립도서관이나 증평군립도서관은 내부 벽면에 도서관 역사를 잘 알 수 있도록 게시해 두었다. 100년 역사를 가진 서울특별시교육청 종로도서관도 내부 계단 벽에 자관 역사를 설명하는 게시물과 전시물을 설치했다. 다른 도서관들도 이러한 사례들을 참조해 자관 역사를 더 적극 알리기를 기대한다.
추기로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긱 시·도 광역대표도서관은 「경기도메모리; 경기도민 이야기 – 도서관과 나」와 같이 당해 지역 도서관 역사 정리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기록물로 살펴본 경기도 공공도서관 설치와 발전; 1950년대부터 1980년대 까지강석주 경기도사이버도서관 기록연구사’와 같은 결과물은 도서관 역사 정리와 기록에 있어 중요한 성과물이라 생각한다.
한성대학교와의 산학 공동연구 프로젝트 추진
이번 한국도서관사연구회의 도서관 개관일 확인 프로젝트는 한성대학교 우리도서관사연구회인문대학 문헌정보전공 지식정보문화트랙 학생 소모임와 산학공동연구 프로젝트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특별함을 가진다. 당초 개관일을 확인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에 한성대학교 박지영 교수의 제안이 있어 추진하게 되었다. 도서관 현장과 사서를 양성하는 과정을 담당한 대학과의 협업은 현장의 현재와 교육기관의 미래가 만나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계기가 되었다.
한성대학교는 이 산학 프로젝트 명칭은 ‘도서관 디지털 역사 지도 제작 및 도서관사 스토리텔링 데이터 연계 프로젝트’로 정하고, 목표로는 최초의 공공도서관에서부터 첨단 현 도서관까지의 역사를 정리하고 구현하는 것, 도서관 역사 정리를 위한 기본 데이터 구축하고 관련 이야기/스토리 연계를 통해 정상저인 도서관사를 즐기는 것, 프로젝트 과정에서 관련 분야 연구자들과 만나는 기회를 통해 경험을 쌓는 것으로 설정했다. 한국도서관사연구회와 공동으로 전국 도서관 개관일과 연혁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도서관 역사를 사건별로 추출하여 도서관 디지털 지도와 연계된 스토리텔링 지도를 제작하는 도서관사 스토리텔링 콘텐츠 구축의 내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중에는 한국도서관사연구회 회장의 특강과 연구회 회원, 성북문화재단 소속 도서관 전문가와의 멘토링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프로젝트를 수행한 결과로 ‘도서관사 디지털 지도’ 제작과 ‘도서관사 스토리텔링 위키페이지’를 구축했다. 참여한 학생들은 매주 2회 이상의 모임을 갖고 노션과 구글맵스를 이용해서 도서관 명칭과 개관연월일, 연혁 URL을 구글맵스에 입력해 디지털 지도를 구축했다. 이 지도에는 공공도서관뿐 아니라 대학도서관까지도 포함한다. 작업자는 구글지도에서 해당 도서관을 검색하여 맵핑하고 관련 연혁 정보를 추가했다. 구글지도에서 특정 도서관이 누락된 경우에는 누락장소 추가 신청을 한 후 작업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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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과 개별 도서관을 클릭했을 경우 보여지는 화면 예시(오른쪽) |
도서관사 스토리텔링 위키페이지는 일단 한성대학교가 있는 성북구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구축했다. 디지털지도에 표시된 사항보다는 상세한 연혁이나 해당 도서관 관련한 내용을 기재함으로써 향후 온라인상에서 도서관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는 시범으로 구축 중인데, 조속한 시일 안에 유용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이를 전체 도서관들과 공유하고 향후 도서관 현장에서 이 성과를 활용해 자관의 스토리텔링을 전개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모든 도서관들에서 이러한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다면 개별 도서관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도서관의 풍부한 역사 자료를 구축하고 이를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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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대학교 우리도서관사연구회가 시범으로 성북구 도서관을 대상으로 작성한 ‘도서관사 스토리텔링 위키페이지’ |
도서관 생일 찾기, 도서관 역사 기록의 첫걸음
도서관 생일은 언제인가요? 이를 묻는 것에서부터 개별 도서관의 역사 찾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한국도서관사연구회와 한성대학교 우리도서관사연구회인문대학 문헌정보전공 지식정보문화트랙 학생 소모임 작업을 통해 아직은 개관일 기록 작업부터 확실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과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초 예정했던 추후 작업대한민국 도서관 개관일 기준 연표 작업이나 도서관 달력 제작 등은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일단 산학협력 작업을 통해 디지털 지도를 제작했다는 점, 프로젝트가 디지털 스토리텔링 지도 제작 작업으로 확장되었다는 점 등은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연구회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개관일을 확인하고 관련한 추가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도서관은 오늘도 새로 건립되어 개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랑가나단 도서관 5법칙 중 다섯 번째 법칙이기에 오늘도 성장하고 있고, 그 내용은 도서관 연혁에 자세하게 기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민들에게 도서관 개관일 찾기 프로젝트를 자세하게 소개하는 이유는 이 프로젝트에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민 각자가 자주 이용하는 도서관그곳이 공공도서관이든 대학도서관이든 학교도서관이든 전문이나 특수도서관이든에 ‘도서관 생일/기관일은 언제인가요?’라고 물어주시길. 도서관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오늘은 또 어떤 성장의 성과를 만들어 냈는지, 그것을 제대로 기록하고 있는지를 살펴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용하는 시민들의 관심이 도서관 활동을 단단하게 만들고, 그것이 도서관과 이용하는 시민 모두의 성장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는 성장의 기억들이 도서관 안팎으로 기록되어 늘 기억되길 바란다. 그렇게 성장하는 도서관이 시민과 공동체 모두의 자긍심이 되리라 믿는다.
★「한국독서교육신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