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 회원 가입의 효용
천안시 도서관들이 시민들의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회원가입 절차 간소화, 회원증 리미티드 에디션 발급, 회원가입 추천인 인센티브 제공, 공직자 회원가입 등 4가지 사업을 운영한다는 소식이다. [「중부매일」 2025.5.7. 기사 참고] 공공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이므로 언제든 가서 책도 찾아 읽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을 도서관 바깥으로 가져나가려고 하면 대출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통상 도서관을 설립한 지방자치단체에 주소를 둔 주민이거나 다른 지역에 살지만 해당 지역 내 학교에 다니거나 회사 등에 재직 중인 사람은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는 상위 광역 단위나 아니면 아예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회원 가입을 받기도 하고, 외국인으로서 해당 지역에 체류자로 등록한 사람들에게도 가입의 문호를 확대하고 있다. 천안시는 여기에 세종시, 아산, 평택, 안성, 청주, 진천 등 인접한 지역의 시민들도 회원이 될 수 있다. [천안시도서관 회원가입 안내 참조] 회원으로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도서관을 방문해 신분증이나 서류를 제시하고 본인임을 증명하면 어렵지 않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일부 도서관 경우에는 도서관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도 있다. 어린이와 같이 별도 신분증이 없는 경우에는 보호자의 동의와 신분 확인으로도 가입할 수 있고, 아예 가족 단위로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도서관마다 회원 가입 대상이나 조건, 방식 등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직접 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안내를 확인하고 찾아가 가입하면 될 것이다. 아직 공공도서관 회원이 아니시라면 꼭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도서관을 더 잘 이용하시길 바란다. 이미 회원이거나 처음으로 회원으로 가입할 때에는 꼭 책이음 회원으로도 전환하거나 가입하면 좋다. 책이음 서비스는 하나의 도서관 회원증이용증으로 전국 어디서든 참여한 도서관의 도서를 대출할 수 있는 국가 단위 도서관서비스 체계/시스템이다. 지금 우리는 한 도서관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렇게 전국 거의 모든 공공도서관의 책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회원에 대한 분석을 더 세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요즘 시대는 연령에 따라 추구하는 가치나 삶의 방식 등이 매우 세분화되고 있다. 또한 개개인의 생각이나 취향에 따른 세밀하고 개인적인 서비스 제공도 일반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는 과연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에 대해서 얼마나 세밀하게, 또 자세하게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개별 도서관에서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자를 분석하겠지만, 국가적인 공식적인 도서관 통계인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서는 대체로 회원동록자수나 이용자수, 봉사대상지역과 봉사대상자수 정도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천안시 경우 도서관 회원등록자수는 모두 279,367명2023년 말 기준이다. 천안시 총 인구는 655,959명이니 약 42.1% 시민이 도서관 회원이라고 할 수 있다. 도서관 회원을 연령으로 구분한 통계를 보면 어린이0~13세는 31,040명, 청소년14~19세은 18,902명, 성인20세 이상은 229,425명이다. 이런 구분에 따른 천안시 인구는 각각 77,643명, 39,765명, 538,551명이다. 이들 중 도서관 회원으로 등록한 비율을 살펴보면 각각 40.0%, 47.5%, 42.6%라고 할 수 있다. 보통 도서관은 어린이가 청소년보다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천안시 경우 회원등록 비율로만 보면 어린이보다는 청소년이 조금 더 많이 회원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만 볼 수도 없다. 통계에서 천안시도서관은 스스로 봉사대상지역을 천안시로 적고, 봉사대상자수를 위의 인구통계에 따른 수를 적고 있다. 천안시도서관은 천안시민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시민이나, 타 지역 주민이지만 천안시에서 직장이나 학교를 다니는 사람, 체류 외국인까지도 회원으로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혹시 회원등록자수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정말 그렇다면 그 비중이 얼마나 될까? 물론 천안시도서관에서는 그런 것까지도 자세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라 이번 회원가입을 독려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을 통해 회원등록자수와 봉사대상지역의 대상자수를 조사할 때 더 세분해서 해당 지자체/지역 내 회원등록자수와 관외 등록자수를 구분해서 조사할 수는 없을까? 통계의 목적이 정확한 현황 파악이고, 그 후의 적절한 정책 대안이나 방법을 만들어 내는 데 필요한 근거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회원 등록이라는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한 통계 산출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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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 통계 조사 시 회원등록자수 및 이용자수, 봉사대상지역 및 봉사대상자수 데이터 입력 양식 |
특별하고 효용성 높은 도서관 회원증을 기대
천안시도서관의 회원 가입 확대 사업 추진 내용 중에서 눈에 띈 것은 6월과 9월에 가입하는 회원에게는 천안프렌즈 캐릭터가 그려진 ‘리미티드 에디션 회원증’을 발급한다는 것과 신규회원을 추천한 기존 회원에게는 ‘5권 추가 대출과 독립서점 쿠폰 등 혜택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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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도서관 회원가입 리미티드 에디션 홍보문./천안시 |
찾아보니 천안시가 만든 캐릭터는 모두 6가지다. 그중 호두과장과 배사원 등 2종이 회원증에 쓰였다. 나름 귀엽고 흥미롭다. 이렇게 특별한 한정판 회원증이라면 시민을 더 도서관으로 이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다른 도서관들의 회원증은 어떤 모양일까? 예전에는 아주 단순한 모양이었는데, 요즘 멋진 회원증이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인터넷으로 ‘도서관 회원증’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도서관의 회원증 사진을 볼 수 있다. 참 다채롭고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발전해서 상업적 영역에서의 신용카드 등과도 멋과 효용을 겨루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필자가 처음 서울도서관 개관을 하면서는 회원증을 4종인가를 만들어 각자 원하는 디자인의 회원증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초기 원하는 디자인의 회원증별로 줄을 서서 회원을 가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원증의 효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10만 번째 회원 가입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아주 소수의 한정판 검은색의 회원증을 만들고, 일반 회원보다 2배의 대출권수 등의 혜택을 담았다. 상업적인 각종 신용카드 등에서 최 회원에게 발급하는 그런 카드와 같은 효용을 담고 싶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회원증도 몇 번 변경이 있어 지금은 또다른 디자인의 회원증일 것이다. 변화한 회원증을 모아본다면 그 하나로도 도서관의 성장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종종 전국 모든 도서관 회원증을 다 모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구라도 한 번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서로 어느 지역, 어느 도서관의 회원증이 가장 멋지고 예쁜지 비교해 보고 자랑도 하면서 도서관 회원으로서의 자긍심을 키워도 좋지 않을까?
참고로 미국에서는 미국도서관협회를 중심으로 어린이 교육과 문맹 퇴치를 위해 도서관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목적으로 1987년부터 ‘도서관 카드를 만드는 달Library Card Sign-up Month’이라는 이벤트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25년은 ‘한 장의 카드, 무한한 가능성One Card, Endless Possibilities’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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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서관협회 ‘도서관 카드를 만드는 달(Library Card Sign-up Month)’ 홈페이지 갈무리 |
뉴욕공공도서관은 2022년 마블 캐릭터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 만화책 출간 60주년을 기념해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스파이더맨이 등장하는 한정판 회원증도서관카드을 만든 적도 있다. 또한 일부 도서관에서는 아예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회원 카드 공모전을 전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용산구립도서관 회원카드 디자인 공모전을 한 바도 있었다.
우리도 보통은 매년 4월 도서관주간에 집중적으로 회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데, 미국의 사례처럼 아예 전국 모든 도서관들이 각자 독창적인 회원증을 만들어 회원 가입을 독려하면 좋겠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갖고 싶은 회원증을 매개로 도서관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도서관 이용 실적에 따라 혜택을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의 한정판 회원증도 만들어 보는 등 재미있는 실천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참, 당신은 공공도서관 회원증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지난 기사 이후 추가할 이야기]
1. 제21대 대통령선거와 도서관
경기도 동두천시 오르빛도서관이 5월 17일 지역 내 12세부터 19세까지의 청소년 20명을 대상으로 민주시민 교육 프로그램인 '대통령 선거 특강'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강은 보드게임과 퀴즈 활동을 통해 대통령제와 선거 제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도일보」 2025.5.4. 기사 참고]
특히 18세부터 투표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이같은 프로그램은 민주주의 주권자의 바르고 정확한 주권 행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관내 학교 또는 학교도서관과 협력해서 더 많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또한 동두천시 도서관 뿐 아니라 전국 각지 모든 공공도서관이나 학교도서관에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나아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도 선거와 투표 관련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 진행을 하면 좋겠다. 도서관계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도서관들의 적극적 실천을 기대한다.
★ 2025년 5월 12일자 「한국독서교육신문」에 기고된 칼럼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