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동아리 '목요낭독'
모이는 곳 _ 서울 도봉구 도봉도서관
모이는 사람들 _ 직장인, 주부
추천도서
1. 담론 (신영복 지음, 돌베개 펴냄)
2.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민음사 펴냄)
3. 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문학사상사 펴냄)
4. 리스본행 야간 열차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들녘 펴냄)
5. 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창비 펴냄)
많은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습득하는지가 곧 경쟁력이 되는 현대사회에서는 독서조차 빠르고 많이 읽는 것을 좋은 것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진정한 독서의 자세일까? 끝까지 다 펼쳐지지 못하고 책장에 꽂히는 책들. 끝까지 읽기보다는 많이 읽기에 급급한 우리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는지,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독서를 해야 할지 한 번쯤 물음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여기 진정한 독서를 실현하기 위해 독특한 독서 방법으로 매주 모여 책을 읽는 한 동아리가 있다. 책을 눈으로만 읽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리를 내어 읽으며 책과 어우러지는 ‘목요낭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목요일 저녁, 도봉도서관 3층 회의실에서는 어릴 적 동화책을 읽어주시던 부모님의 목소리처럼 친근한 목소리로 책을 읽는 ‘목요낭독’ 회원들의 책 읽기가 한창이다. 이들의 낭독은 2015년에 시작해 올해로 4년째 계속되고 있다. 도봉도서관에서 기획한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서 낭독을 시작한 이들은 낭독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회원 수는 대략 12명으로, 이 중 절반 정도가 초반부터 활동했던 회원들이다. 4년 동안 꾸준히 낭독을 통해 독서를 접하고 있는 이들이 말하는 ‘낭독’의 매력은 무엇일까.
낭독의 첫 번째 매력으로 책 한 권을 꾸준히 읽으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한 사람당 4~5페이지 정도 돌아가면서 낭독하며 하루에 총 40~50페이지 분량을 함께 읽는다. 이런 방식으로 얇은 책은 한 달, 두꺼운 책은 3달에 걸쳐 1권을 마무리한다. 다소 길어 보이는 독서 시간이지만 이들에게 독서량은 중요하지 않다. 저자의 의도를 깊이 있게 고민하며 책에 스며들 수 있기를 바란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최선을 다해 끝까지 읽는 것이 이들이 추구하는 독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낭독을 하면 눈으로 읽을 때보다 훨씬 높은 집중력을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다. 대부분의 독서법은 시각에 의존하나 낭독은 시각과 더불어 청각을 이용한 방법이기 때문에 눈으로 읽는 것보다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낭독의 장점 덕분에 혼자서 읽기 어려운 책들도 함께 소리 내어 읽음으로써 완독할 수 있었다고 한다. 『총균쇠』와 같이 두껍고 깊이 있는 책들도 낭독을 통해 서로 생각을 공유하며 포기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낭독의 두 번째 매력은 감정적 교류의 역할을 통해 입체적인 독서 활동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회원은 “눈으로 빨리 책을 읽는 속독을 할 때는 단편적인 독서 활동에 불과하지만, 소리를 내면서 읽을 때는 시각과 청각이 함께 동원되면서 입체적으로 책을 읽는 것 같다”며 낭독의 장점에 관해 이야기했다. 더불어, “목소리에는 각자의 감정이 담겨있어 더 깊은 감정의 교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회원은 “다른 사람의 낭독을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적 유대감이 증대되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서로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모임을 진행하면서 주인공의 아픔이 나타나는 부분을 낭독하는 데에서 다른 분들도 함께 ‘에고’하면서 공감을 표하는 모습을 보고 낭독을 통해 더 쉽게 감정적 교류가 이루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낭독을 통해 물리적 효과를 얻은 회원도 있었다. 김선이 씨는 “꾸준하게 낭독 훈련을 하니 발음 교정도 되었고 더불어 목소리에 힘이 생겼다”며 낭독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목요낭독’의 모습을 통해 소리 내어 읽는 것이 낭독하는 사람과 또 이를 듣는 청중에게 상호보완적인 소통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낭독하는 사람은 책 내용에 더 집중하며 끝까지 완독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며, 이를 듣는 청중들은 목소리를 통해 더 깊은 감정적 교류를 느낄 수 있다고 ‘목요낭독’ 회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이 익숙한 요즘, 낭독을 통해 한층 더 풍요로운 독서 활동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작성자: 청년취재단 김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