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소개
유은진(서울대학교 의류학과 06)
관심 가는 것들에 뛰어들어서 직접 온몸으로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자신만의 시각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유은진은 대학생의 본업인 학업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찾는 데 더 정신이 팔려 있다. 서로 전혀 무관해 보이는 점 같은 경험들이 언젠가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이런 그녀에게 책 《고래의 노래》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고래는 또 하나의 인연이다. 지금은 하나의 작은 점 수준에 불과한 관심이지만 앞으로 고래와 관련된 경험들을 통해 쭈욱 발전시켜 긴 연장선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
장애리(서울대학교 생물교육과 07)
북극곰과 펭귄 그리고 고래를 좋아하는 학생 장애리는 대학에 들어와 환경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산이 좋고 강이 좋아 여행을 즐기며 그런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앉아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최고의 여흥으로 꼽는다. 앞으로 알고 있는 것을 탄탄히 다지고 부족한 것은 적극적으로 알아나가 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환경에 대해 배우고 싶은 꿈 많은 졸업반 대학생.
하지현(서울대학교 경영학과 07)
‘내가 스스로의 기준이 되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자’라는 목표 아래 살아가고 있는 하지현은 세상을 바삐 살아가면서 놓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이런저런 것들에 관심을 두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는 고래의 노래를 통해서 고래, 나아가 환경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경험이 ‘하지현’이라는 그 스스로의 기준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래를 볼 일이 얼마나 있을까. 수족관이나 돌고래 쇼가 아닌 광활한 바다를 헤엄치는 야생의 고래를.
세상을 떠돌다 고래를 만나 매료된 한 남자는 고래와 찰나의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추운 극지방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고래가 너무 좋아 자료를 찾고, 고래를 쫓아다니다 보니 어느샌가 고래 전문가가 되어있었다는 남종영 기자, 그를 만나고 돌아왔다.
5월 28일 석가 탄신일, 휴일임에도 쉬지도 못하고 신문사에 출근해 있는 남종영 기자는 이틀 전에 스코틀랜드에 다녀와 여독도 채 풀리지 않았을 터인데 반갑고 열정적으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생명에 매료된 한 남자
유은진
먼저 남 기자님 개인적인 여행담과 더불어 좀 개인적인 이야기에 대해 여쭤보려 합니다. 저희가 《고래의 노래》뿐만이 아니라 남 기자님이 참여하신 <어디에도 없는 그곳Nowhere>와 같은 책을 보니까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하셨다고 그러더군요. 여행을 좋아하는 점이 환경기자가 되기로 결심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궁금합니다.
남종영
어렸을 적부터 어디 다니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고향이 전주였는데 혼자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을 가본다든지 완행열차 비둘기 호를 타고 어딜 가본다든지 버스터미널에 가서 시간표를 한 번 스윽 바라본다든지 혼자 그런 걸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회사(한겨레 신문) 들어와서 여름휴가 때마다 여행을 다니게 됐는데 환경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2년쯤에 핀란드에 있는 로바니에미라는 산타클로스 마을에 찾아갔던 일이었어요. 마을 이름이 재미있어서 막연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원래 러시아의 상뜨뻬테르부르크를 갈 예정이었는데 거기서 핀란드로 넘어가는 국제열차가 있더군요. 한 번 타보자, 하는 마음에 그 열차를 타고 헬싱키까지 갔는데 이번에는 또 보니까 로바니에미로 가는 기차가 있었어요. 그래서 거기까지 또 갔지요. 산타클로스 마을을 따라서 아크틱 서클이라고 긴 선을 하나 그려놓았어요. 소위 말하는 ‘북극권 한계선’인데 북위 66.3도 위로는 북극이라고 표시해 둔 거에요. 매년 여름휴가 때 어차피 여행을 갈 텐데 이 선을 따라서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에도 그 쪽 지방을 찾게 됐어요. 그렇게 북극 쪽을 다니면서 기후변화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좀 더 환경 전반에 관심이 생겼고 환경 문제를 많이 쓰는 기자가 됐죠.
하지현
책을 읽다 보면 아내분에 대한 이야기가 간간이 나오던데 여행을 같이 다니시면서 고래도 함께 보신 건가요? 두 분 다 고래를 굉장히 좋아하시는 걸로 보였거든요.
남종영
아내랑 결혼 전부터 여름마다 같이 여행을 다녔고, 결혼 뒤에도 같이 다니고 있어요. 지금 아내가 영국에서 공부를 하는데 이번에도(본 인터뷰가 있기 전 외국에 잠시 다녀오신 남종영 기자) 같이 일주일 정도 스코틀랜드에 올라갔다 왔어요. 스코틀랜드도 북부 지방은 북극 지역에 속하거든요. 고래도 좀 보고 오고 그랬죠. 재작년에 제가 교통사고가 나서 못 간 것 빼고는 거의 매년이죠. 매년 여행을 같이 했어요.
유은진 그렇게 아내분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환경 문제를 접하실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하필 자연 그 자체보다는 북극곰이나 고래와 같은 생명체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남종영
예전부터 캐나다 처칠이라는 곳에 가고 싶었는데 너무 멀어서 도저히 갈 수 없었어요. 2005년에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으로 여름휴가와 결혼휴가를 같이 쓰면 보름 정도 쉴 수 있더군요. 그래서 ‘이 참에 북극곰을 한 번 보러 가 보자’ 해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 정도까지 북극곰들이 처칠에 찾아오는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극곰 관광이 가능한 곳이에요. 그렇게 북극곰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북극곰이 예전보다 훨씬 적어졌다고 하더군요. 북극곰 관광으로 수입을 기대하는 그 사람들에게는 기후변화, 지구 온난화라는 게 매우 중요한 문제에요. 또 북극 쪽은 기후변화 양상이 크거든요. 그러다 보니 기후변화 이야기를 아주 일상적으로 하는 거에요. 기후변화에 의해서 이 사람들의 삶이 변화하고 있고, 북극곰 같은 종은 직접 피해를 입고 있고, 그러면서 동물과 사람과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게 돼요.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빙하가 녹아서 처칠에서 유럽이나 러시아 쪽으로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가 열리는데 그 때가 처칠 사람들에게는 경제 부흥의 기회입니다. 북서항로가 더 오래 열리면 더 큰 이익이 될 수도 있겠죠. 반면 북극곰에게는 발 디딜 곳이 없어 더 위험한 상황일 것입니다. 이렇게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단순히 지구 모든 생명체가 피해를 입는다는 게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양한 변수를 통해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는 거에요. 물론 인간도 전체적으로는 피해를 입겠지만 이익을 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런 점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보게 된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취재를 하는 동안 그쪽에 방점을 찍게 됐죠. 그 후에 투발루나 남극 등에 다녀오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현
저희는 아무래도 학생이기에 남 기자님과 달리 북극곰이나 고래를 직접 보는 경험을 쉽게 할 수 없는데요. 북극곰이나 고래에 대한 이야기를 책이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주로 보게 되는 것이 전부라서 실제로 그들과 마주하면 어떤 느낌이 들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직접 보면 어떤 경외감이나 특별함이 느껴지나요? 직접 만나보신 입장에서 좀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남종영
동물도 하나의 생명체잖아요. 서로 눈과 눈을 마주치고 있으면, 나도 이 지구 상에서 보잘것없는 하나의 생명체뿐이라는 그런 동질감을 느끼게 됩니다. 캐나다 벤쿠버 아쿠아리움이 해양포유류 쪽으로 전시가 잘 되어 있어서 바다사자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꽤 가까운 거리에서 봤는데 제가 장난치면서 골똘히 쳐다보았더니 바다사자도 절 마주 쳐다보더군요. 그래서 한 번 입김을 세게 불어봤어요, 호- 하면서. 그러니까 얘도 가만히 있다가 저한테 호- 불더라고요. 그런 걸 몇 번 했어요. 우리가 서로 어떤 메시지를 서로 전달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에 통했다고 저는 느꼈거든요. 이 바다사자가 나라는 존재를 의식하고 있고, 나도 그 동물을 의식하고 있고. 생명이란 태어나서 죽는 존재잖아요. 같은 생명체로서 그런 동질감을 느낀다고 봐요. 동물이란 존재가 멍청한 애들이 아니에요. 우리는 인간의 기준에서 동물들의 지능이 어쩌네 하지만 동물들도 인간이란 존재를 알고 있고 우리들이 어떻게 행동한다는 걸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어떤 하나의 진리나 진실을 획득하는 것이 아닐까요?
나도 지구의 하나의 생명체이고, 동물도 지구의 하나의 생명체라는. 그런 느낌을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농장동물이라든지 반려동물의 복지에 대해서도 좀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번에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얘기 들으셨죠? 그 기사도 그런 고민에서 나왔습니다. 수족관 돌고래에 대해 과연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가, 그런 것도 하나의 동물복지 측면에서, 하나의 생명체로서 다른 생명체를 대하는 관점에서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라는 고민에서 그 기사를 쓰게 됐죠. 명확한 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화두를 던질 수 있다고 보죠. 답이 제대로 됐는지 모르겠네요(웃음).
우리 인류는 지금까지 마치 인간만이 지구 상에서 귀중한 존재인 양 살아왔다. 남종영 기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생명체와 자연 그 자체를 하나의 소중하고 존귀한 생명체로 인지하고 인간과 대등한 관계에서 바라보기 위해서는 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그들과 진심으로 마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던 남종영 기자는 세상 곳곳을 떠돌며 다른 생명체들과 교감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다른 생명들과 인간과의 공존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쓴 책 《고래의 노래》는 그럼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자.
《고래의 노래》
장애리
저는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그 중 특히 고래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고래에 대한 책을 읽어보려 했는데 고래와 관련된 책은 전문적인 포경역사 책 외에 우리나라에 출판된 책이 없어서 항상 외국 서적을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남 기자님의 《고래의 노래》 가 나온 것을 보고 우리나라 저자가 쓴, 한국어로 된 고래 책이 나와서 기뻤어요. 이 책에 담긴 자료를 모아서 점점 축적하고 정리하고 검토하고, 집필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합니다.
남종영
처음부터 고래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저 2002년부터 북극권을 여행하면서 고래 유적을 많이 보게 됐는데 가면 책자 같은 것들을 챙겼죠. 직업이 기자다 보니까 자료가 있으면 무조건 챙기는 버릇이 있거든요. 그러면서 고래 자료가 저도 모르게 많이 쌓였던 것이죠. 귀국해서 관심 있게 찾아보니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한국에는 자료가 없었습니다. 한국어 도서가 없었어요. 그래서 고래에 대한 한국어 개론서가 없다면 직접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죠. 그러면서 기존의 여행에서 수집했던 자료들과 외국의 헌책방 같은 곳에서 많은 책을 사서 읽었어요. 특히 소설 ‘모비딕’의 배경인 미국 낸터킷의 서점엔 고래에 관한 책만 가득 차 있는데 그곳에서 구입한 책들이 많았죠. 자료를 모으다 보면 여러 가지 책이나 문서 중에서 가장 키워드가 되는, 기준이 되는 책이나 문서가 있어요. 그것들을 중심으로 인용하고, 다시 나오고, 인용하고 다시 나오고 하면서 커다란 나무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 줄기가 되는 기준 서적을 잘 잡으면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그래서 그런 자료들을 제 체계 내에서 정리를 하고, 그 동안 가 보았던 곳들의 경험을 섞으면서 정리를 해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좀 부족했던 점은 제가 다녔던 곳들을 모두 완전히 녹여내지 못했다는 거에요. 다닐 때에는 이렇게 책을 쓰리라고 생각을 못해서 꼼꼼히 정리를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2차 자료로만 구성된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그보다는 경험을 좀 많이 녹였어야 했는데, 제가 갔던 만큼 온전히 경험을 녹이지 못해 아쉽네요.
유은진
저희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책의 앞부분에서는 고래의 종과 특징과 같이 총체적인 지식을 다루고 있고, 그 후 스트랜딩과포경문제를제시하면서하나의흐름을통해서독자들에게고래라는한종에대한깊은이해를전달하고싶으시지는않았나하고생각해보았었는데, 전체적으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으셨는지요?
남종영
음, 기본적으로 고래나 야생동물이나 그런 동물에 대한 고민의 현재상, 현재 지점 등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앞에 고래에 대한 일반적인 생태 종을 분류해서 넣은 것은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알고 가면 좋기 때문에 넣었습니다. 적어도 이빨고래랑 수염고래는 구분을 할 줄 알아야 전체적으로 이해가 되니까요. 그 뒤 이야기가 제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고래의 습성, 특히 문화에 대한 이야기 말이지요. 고래도 문화를 이루고 살고, 그 문화를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하고, 집단간에 전파가 일어나고, 우리는 인간만이 사고능력을 지니고 문화를 이루며 사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종적 자만에 빠져 있는데 사실 그게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 드렸다시피 생명체 대 생명체 라는 관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지금의 과학은 항상 동물을 우리가 관리하고 규율 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여겨서 생물학도 그런 견지에서 발전을 해왔어요. 우리가 동물에 대해 아는 것도 이미 알려진 과학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죠. 하지만 그 과학이라는 것이 아주 제한적이고 초라하다는 것, 그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겸손하게 자연과 동물에 대해서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싶었습니다.
고래는 어떤 동물인가?
장애리
책에서도 언급하셨고 또 방금 고래가 참 문화적인 존재라고 말씀하셨는데 고래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화와 그들만의 습성 중에서도 특히 어떤 점에 대해서 인간이 친밀감,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걸까요?
남종영
모든 동물들이 그렇듯이 고래도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브라질 라구나 마을에서는 고래가 인간과 공동어업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고래들을 보면 항상 하는 개체들만 해요. 안 하는 애들은 또 안 해요. 안 하는 애들이 할 수도 있지만 안 하죠. 자유의지가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이런 자유의지를 어미가 새끼한테 가르치고 그 새끼는 다시 그 새끼한테 가르치고 계속 학습으로 전승됩니다. 한 집단 내에서도 어떤 개체는 하고 어떤 개체는 안 하고 그렇게 되는 거죠.
다른 예로 호주의 리조트 멍키 미아에는 돌고래들이 스스로 찾아옵니다. 맨 처음 돌고래들이 찾아오면서 그곳에 리조트를 만들고 관광사업을 시작했는데 돌고래의 야생성을 해친다고 정부에서 규제를 가했어요. 얼마 이상의 먹이는 주지 말라고 제재를 가해서 지금은 간식 수준으로만 주고 있어요. 하지만 돌고래들은 그래도 찾아옵니다. 여기에 찾아오는 것이 재미가 있고 그들의 인생에 있어서 뭔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오는 거지요. 그리고 그렇게 간식을 받아 먹는다고 해서 그 돌고래들이 바다에서 스스로 다른 생선을 못 잡아먹는 건 아니거든요. 한마디로 자유의지로 온다는 거에요. 놀러 온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인간과 참 비슷합니다.
기본적으로 고래뿐만 아니라 동물들은 자유의지가 있을 거에요. 그런데 그런 자유의지를 박탈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죠. 서울대공원의 제돌이처럼요. 그리고 우리가 아는 한도에서 포유류, 특히 지능이 높은 고래나 영장류 같은 경우에는, 지능이 높을수록 복잡한 동물일수록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크다고 보고 있어요. 그게 동물 복지의 기본 전제에요. 쉽게 말해서 과학에서는 벌레가 고통을 느끼는 정도와 오랑우탄이 고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영장류나 고래를 좀 더 보호를 하는 거거든요. 물론 벌레나 영장류나 똑같은 하나의 생명체기 때문에 존중을 해줘야겠지만요.
무슨 얘기를 하다 이렇게 됐죠? (웃음) 아, 멕시코에 바하르 캘리포니아에는 겨울마다 귀신고래가 찾아와서 그곳은 고래 관광이 활성화 되어있어요. 조그만 보트를 타고 나가면 귀신고래가 다가와요. 직접 손으로 만질 수도 있는데 만지면 그곳에서 애들이 계속 놀아요, 사람하고. 물론 그게 야생성을 해치기 때문에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요지는 얘네도 하나의 생명체고 인간과 만나는 것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는 거에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