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평은 오늘의 세상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목소리입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글쓰기 강의시간(지도강사 : 차익종)에 쓴 시평을 <나비>에 게재합니다. 최근 청년들의 책읽기나 비판적 사고가 종말을 고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데, 이 시평들을 통해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현실을 살피는 청년들의 참신한 시선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 주)
현재 국내 포털사이트의 검색 환경은 검색이라는 목적에 잘 맞지 않는다. 하지만 검색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검색에 방해가 되는 링크광고는 눈에 잘 띄지만, 검색에 도움이 되는 상세검색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서는 불편을 느끼기 힘들다. 그렇지만 상세검색에의 접근성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링크광고가 광고임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는 것 또한 문제다.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면 ‘파워링크’ 혹은 ‘프리미엄링크’가 검색창 상단에 놓이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OO 링크’는 특정 검색어를 검색하면 상품에 대한 설명과 링크가 뜨도록 하는 링크광고이다.
하지만 ‘OO 광고’ 옆의 작은 물음표 버튼을 눌러야만 광고임을 알 수 있지, 검색 결과와 생김새는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검색 결과의 탈을 쓴 광고인 셈이다. 보통 검색결과는 검색 빈도에 따라 노출 순서를 결정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보이는 검색 결과는 많은 검색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링크광고는 검색자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닌 단순히 광고주의 입찰가 지불에 의해 노출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검색자는 링크광고가 광고인지 모른 채, 상단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신뢰할 수도 있다.
검색창에도 검색자를 위한 시스템은 갖춰져 있다. 상세검색은 그 이름이 보여주듯이 상세한 조건을 설정하여 검색 결과를 걸러주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김밥을 검색하더라도 참치김밥은 먹고 싶고, 불고기 김밥은 먹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럴 때 참치는 꼭 포함하고, 불고기는 포함하지 않는 검색을 하도록 돕는 것이 상세검색의 한 기능이다. 원하는 기간, 장소를 선택해서 검색할 수도 있게 설정해주는 것도 그 기능 중 하나다. 서비스 자체는 검색에 도움이 되도록 잘 설계되어 있다.
그렇지만 상세 검색은 검색창에서 다른 서비스에 비해 꼭꼭 숨어 있다. 버튼을 하나 클릭해야 상세검색창이 나타나는 사이트도, 로그인을 해야 접근이 가능한 사이트도 있다. 화면이 몇 초만 늦게 떠도 불편해하는 네티즌에게 이처럼 접근성이 좋지 못한 서비스는 외면받기 십상이다. 심지어 링크 ‘광고’보다 찾기 힘든 상세검색이라니,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숨어있다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콘텐츠도 많고, 그만큼 광고도 많은 광고판 세상이다. 하지만 검색창은 ‘검색’창이다. 검색을 하려는 검색창에서 단순한 검색 결과인 척하는 광고는 검색창을 광고창으로 만들 뿐이다. 게다가 이미 존재하는 상세검색을 홀대하고 있는 상황은 검색창이 검색에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방증한다. 검색창의 목적이 검색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