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두 가지 희망이 존재한다. 하나는 이 세상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희망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의 개인적인 공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된다는 희망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세상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이 세상도 우리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 자체가 사람들이 관대함으로 세상과 연대를 맺을 수 있는 최고의 토대가 된다. 사람들의 연대는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미완의 사실Unvollendetheit der Tatsachen'에 기인하여 발전한다.
우리가 삶의 사실들에 응답하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미완의 사실들 앞에 서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발견하는 모든 미완의 것들은 아직 절충 가능한 것이며,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즉, '존재하는 것das Seiende'에서 '존재 가능한 것das Sein-Könnende'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우리는 이 사명 속에서 '마땅히 존재해야 하는 것Sein-Sollende', 다시 말해 우리의 조력을 통해 의미 실현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가능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무와 책임이라는 당위성도 존재한다. 오직 인간만이 이것을 인지할 수 있다. 가능성과 당위성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은 오로지 인간에게만 주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인간 특유의 보편적 관계로서가 아니라, 그때그때 일회적 상황에서 독자적 인간을 향한 지극히 개인적이고 구체적인 요구로서 주어진다. 이에 대해 빅터 플랭클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사명은 (그 사람의 독자성에 의해) 사람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상황의 독자성에 따라 시간마다 바뀌기도 한다.
이 관점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상황, 능력, 결점, 인지 능력 등에 따라) 유일무이한 존재이기 때문에 삶 속에서 실현할 수 있는 것 또한 지극히 개인적이다. 어느 누구도 우리의 삶을 위해 이렇게 구체적인 방식으로 기여할 수 없다. 삶과의 동맹에는 다른 모든 연대가 그렇듯이 대행자가 없다. 반면에 삶은 언제나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모든 사람이 다르듯이 모든 상황도 똑같이 반복되는 법이 없다. 오늘은 어제나 내일이 될 수 없다. 우리는 하루 하루를 새롭게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