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야. 우리가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지. 스스로를 속일 수도 있고 돈에 대해 웃어넘길 수도 있고 침대에 함께 있는 악마가 얼마나 신나는 녀석인지 야단법석 떨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야. 그 여자와 떠나려고 했어, 코라. 고양이를 잡으러 니카라과로 가고 있었다고. 그런데 떠나 버리지 않은 이유는 돌아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 우린 서로 사슬로 묶여 있어, 코라. 우린 산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했지. 그게 아니었어. 산이 우리 위에 있었고, 그날 밤 이래로 산은 언제나 거기 있었어.”
“그게 당신이 돌아온 유일한 이유야?”
“아니. 그건 당신과 나 때문이야. 다른 사람은 없어. 당신을 사랑해, 코라. 하지만 당신이 사랑 안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야. 그건 미움이야.”
“그러면 날 미워해?”
“모르겠어. 하지만 우린 적어도 평생에 단 한 번, 진실을 말하고 있잖아. 그게 돌아온 이유의 일부야. 당신도 그걸 알아야 돼. 그리고 내가 여기 누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그것도 이유야. 이제 당신도 알고 있지.”
─ 제임스 M. 케인,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이만식 옮김, 민음사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