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거기에 들어온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마도 무한이라는 개념일 겁니다. 거기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인생의 유한성’과 ‘앎의 유한성’을 자각하죠. 이 이상 교육적인 일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얼마큼 자신이 세상을 모르는가, 세상을 모르는 채로 일생을 마치는가. 앞으로 평생을 바쳐서 아무리 똑똑해지려고 노력한들 이 거대한 앎의 저장소 가운데 끄트머리 한구석밖에 닿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죠. 다만 끄트머리 한구석이라고 해도 ‘내가 이 무한한 장소의 일부만큼은 닿을 수 있었고 잘하면 그 일부가 될 수도 있겠구나’ ‘이 무한한 장소에 내가 만들어 낸 것을 보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지적’ 상태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을 한마디로 하면 ‘조심스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한한 앎에 대한 ‘예의 바름’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내가 얼마나 세상을 모르는지, 내 앎이 닿을 수 있는 범위가 얼마나 좁은지에 관한 ‘유한성의 자각’이 지적 상태입니다. 자신의 유한성을 자각할 수 있는 것은 눈앞에 이렇게 ‘무한한 앎을 향해 열린 도서관’이 있기 때문이고요. 저는 도서관에게서 제대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저와 도서관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 거죠.
― 우치다 타츠루,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박동섭 옮김, 유유2024, 64~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