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동안 월요일마다 누이는 비스킷과 차, 책들을 가지고 그를 찾아왔다. 누이는 그를 위해 책을 읽어 주었다. 낭독해 주었던 것이다.
책 한 권을 다 읽으면 그에게 그 책을 선물했다.
누이가 죽자, 알바르는 이제 자신에게 글을 읽어 줄 사람은 없을 테니 이 모든 책을 간직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군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에, 자신이 아는 유일한 장소인 숲에 책을 갖다 놓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우편함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소장한 책들을 보여 주었다. 이제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남자가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아주 뜻밖의 장소와 사람에게서 천재성을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글을 읽지 못하면서도 독서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체험했고, 숲 도서관이라는 믿어지지 않는 구상을 해냄으로써 자기 체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려 했던 것이다.
나는 묻고 싶은 게 수백만 가지나 되었다.
얼마나 많은 우편함을 만들었습니까? 얼마나 많은 책을 나누었습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갖다 놓은 책들을 읽었을 것 같습니까? 우편함을 갖다 놓은 곳들을 표시한 지도 같은 것이 있습니까?
하지만 이 모든 질문이 무의미함을 깨달았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것을 다 조직하고 정돈하고 분류할 수 있겠는가.
남자의 도서관에는 목록 카드도, 서고도, 개관 시간도 없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도서관일 수도 있다.(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