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본연의 목적처럼 우리 사회는 그들이 행동을 교정하고 좋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이 더 이상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정도의 인간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일까.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실현하지 않아도 좋으니, 좋은 삶을 살지 못해도 좋으니, 사회의 저 아래에서 우리에게 무해한 투명인간으로 살아가기만을 바라는 것은 혹시 아닐까.
그가 지은 죄는 누군가를 괴롭히고,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가해자인 소년을 영원히 가둘 수 있다면 그저 가두면 된다. 가두는 것만으로 죗값을 치르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는 곧 우리의 이웃으로, 사회의 구성원으로, 무엇보다 영혼을 지닌 하나의 존재로, 우리 곁에 서게 될 것이다. 이것이 죗값을 치르는 그 ‘너머’를 생각해야 하는 까닭이다.(214~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