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들과 보통 사람들은 때때로 지나간 시대의 수많은 위험을 되돌아보면서, 서기 1000년에서 2000년 사이 천년 동안의 격변기에 나타났던 수많은 무분별한 적대관계와 잠시도 멈추지 않았던 창조성에 대해 두려움 섞인 경이감을 갖는다.
그 밀레니엄을 아직 벗어나지 않은 우리도 이 미래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경이감을 품어야 할지 모른다. 가공할 힘과 가공할 딜레마가 오늘날만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시대는 일찍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무엇을 믿으며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다른 시대에서보다 훨씬 큰 의미를 가진다. 어떤 미래든 그 미래로 가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언제나 그렇듯이 불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명석하게 생각하고 대담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그렇게 해서 다다른 미래는 현재 우리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과거의 역사가 우리 조상들의 계획이나 바람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듯이 말이다. 그렇긴 하지만 과거에 대한 연구는 예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덜어줄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둠으로써 얻어지는 결과이다. 그리고 그 예상치 못한 일 속에는 내가 이 결론에서 제시한 미래의 패턴이 완전히 빗나가는 것도 포함된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살아가는 것이 아무리 두렵더라도, 결국 과거처럼 그 미래도 주로 집단행동의 목적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는 역량에 의해 설정되는 한계 안에서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을 만들고 또다시 만드는 인간의 증명된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다.